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아낸 사건

피고인 A는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2021년 2월부터 3월까지 성명불상의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네 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3,891만 원을 가로채고, 한 명의 피해자로부터 1,200만 원을 추가로 가로채는 등 총 5,091만 원을 편취했습니다. 피고인은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을 속여 현금을 인출하게 한 뒤, 약속된 장소에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직접 건네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위조된 금융기관 명의의 서류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범죄에 연루될 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직접 수거하고 위조 문서를 행사한 사람
•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총책, 유인책 등 성명불상으로 피고인 A에게 지시를 내리고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람들
• 피해자 D, K, N, B, C: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현금 총 5,091만 원을 피고인 A에게 전달한 사람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현금 수거책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조직원들은 여러 피해자에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여 현금을 편취했습니다.

1. 피해자 D: E은행 직원을 사칭하여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안하고, 이후 F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여 대출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현금 891만 원을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가장한 피고인 A에게 전달하도록 유도했습니다.
2. 피해자 K: 대검찰청 검사와 금융감독원 대리를 사칭하여 계좌가 사기 범죄에 연루되었다며 예금 보호를 위해 현금 1,000만 원을 외근 중인 직원을 사칭한 피고인 A에게 전달하게 했습니다.
3. 피해자 N: O은행 직원을 사칭하여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안하고, 이후 P회사 팀장을 사칭하여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 신청이 약관 위반이라며 현금 1,000만 원을 P회사 채권회수팀 직원으로 가장한 피고인 A에게 전달하게 했으며, 이때 피고인 A는 위조된 P 명의의 부분납입증명서를 제시했습니다.
4. 피해자 B: O은행 대출담당자 T 팀장과 U카드 V 대리를 사칭하여 기존 대출 대환을 제안한 뒤, 금융거래 위반을 주장하며 현금 1,000만 원을 U카드 직원으로 가장한 피고인 A에게 직접 상환하도록 요구했고, 피고인 A는 위조된 ㈜U카드 명의의 채권 회수안내서를 제시했습니다.
5. 피해자 C: AD은행 직원을 사칭하여 정부지원금으로 대환대출이 가능하다 거짓말하고, 곧이어 AF 대부업체 직원을 사칭하여 대출 규정 위반을 주장하며 현금 1,200만 원을 피고인 A에게 전달하게 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모든 과정에서 성명불상의 조직원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을 만나 현금을 수거하고, 이를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하거나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과정에서 총 5,091만 원을 편취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에게 범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위에서 언급된 정황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 A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즉 범죄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합법적인 '법률사무소 외근직'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여러 증거를 바탕으로 피고인의 범죄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합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하고, 피해자들의 배상명령신청은 모두 각하합니다. 검사가 신청한 범죄수익 70만 원에 대한 추징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아 기각합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이 합법적인 업무로 오인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는 피고인이 직업을 구할 때 이력서 제출이나 대면 면접 절차 없이 채용된 점,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메신저를 통해 구체적인 현금 수거 지시를 받은 점, 법률사무소와는 관련 없는 금융회사 명의의 위조 서류를 출력하여 피해자들에게 제시한 점, 수당을 제외한 금액을 제3자에게 전달하는 행위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거책의 행동인 점, 일에 비해 지나치게 큰 수당을 받은 점, 그리고 단 한 번의 범행이 아닌 며칠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범죄 고의를 인정하고, 보이스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하되, 피고인이 초범이고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했으며,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점 등을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피해금액이 불확실하거나 민사소송 절차가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내리지 않고 각하할 수 있다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해자들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기죄 (형법 제347조 제1항)​: 사람을 기망(속여서 착각하게 함)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법조입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를 속여 재산을 편취하는 행위이므로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피고인 A는 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현금을 교부받았으므로 이 죄가 적용됩니다.
2. 공동정범 (형법 제30조)​: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피고인 A는 비록 보이스피싱 조직의 하위 조직원이었으나, 총책, 유인책 등 성명불상의 조직원들과 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사기죄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3. 사문서위조죄 (형법 제231조)​: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사문서를 위조한 자를 처벌하는 법조입니다. 피고인 A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P 회사 명의의 부분납입증명서와 ㈜U카드 명의의 채권 회수안내서를 위조했으므로 이 죄가 적용됩니다.
4. 위조사문서행사죄 (형법 제234조)​: 위조된 사문서를 마치 진짜 문서인 것처럼 사용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피고인 A가 위조한 문서를 피해자들에게 제시하며 현금을 교부받았으므로 이 죄가 적용됩니다.
5.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제38조, 제50조)​: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거나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을 때 형을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이 여러 번의 사기 행위와 사문서위조 및 행사 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경합범으로 가중 처벌되었습니다.
6.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 제62조의2)​: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할 경우, 피고인의 나이, 환경,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형의 집행을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으며, 이때 사회봉사나 수강을 명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초범이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참작되어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7. 배상명령신청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 범죄 피해자가 형사소송 절차에서 피해배상을 신청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피해 금액이 명백하지 않거나 배상명령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원은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나머지 피해자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액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형사 절차에서 배상 여부를 판단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아 각하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8.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10조)​: 범죄로 얻은 수익을 몰수하거나 추징하는 법률입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받은 70만 원은 범죄행위로 얻은 돈이라기보다는 범죄 피해재산의 일부로 보아 추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추징이 임의적인 것이며, 범죄피해재산에 대해서는 추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참고 사항

만약 본인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거나 의심스러운 제안을 받았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정상적인 고용 과정 확인: 이력서 제출, 면접, 근로계약서 작성 등 정식적인 채용 절차 없이 메신저나 전화로만 업무 지시를 내리고 고액의 수당을 약속하는 제안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금융기관 사칭 주의: 어떠한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도 현금을 직접 찾아 특정 장소로 가져오라고 요구하거나, 현금 수거책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지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100% 사기입니다.
3. 문서 위조 여부 확인: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 명의의 서류를 전달받았을 경우, 해당 기관에 직접 연락하여 문서의 진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의심스러운 문서를 직접 출력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4. 불법성 인지 노력: 고액의 보수, 불투명한 업무 내용, 현금 전달 역할 등은 범죄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5. 즉시 신고 및 중단: 만약 자신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고 있음을 알게 되거나 의심된다면, 즉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경찰 또는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늦기 전에 신고하는 것이 본인의 피해를 줄이고 더 큰 범죄를 막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