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성희롱, 모욕, 학습권 침해 등으로 인한 해임 처분 관련 재판

한 대학교수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성희롱, 모욕적인 언행, 학습권 침해 등의 비위 행위를 했다는 익명 민원이 접수되었습니다. 학교법인은 이에 따라 해당 교수를 해임했으나, 교수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습니다. 소청심사위원회는 일부 징계 사유가 특정되지 않았거나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에 학교법인은 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여러 징계 사유 중 일부는 특정되었고 사실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내린 해임 처분 취소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위원회가 다시 이 사건을 심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관련 당사자

• 학교법인 A: D대학 E부 F과 교수를 해임한 주체
•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학교법인이 내린 교수 해임 처분을 취소했던 기관
• B (피고보조참가인): D대학 E부 F과 교수로 재직 중 해임 처분을 받고 이에 대해 소청심사를 청구한 당사자

분쟁 상황

대학교수 B에 대해 익명으로 성희롱, 교권남용, 인권침해 등의 민원이 접수되었고, 학교법인은 교원인사위원회와 교원징계위원회를 거쳐 교수를 해임했습니다. 교수는 해임 처분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으며, 위원회는 징계 사유가 특정되지 않았거나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학교법인은 이에 불복하여 위원회의 결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해임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되어 해임 처분의 효력은 유지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교수에 대한 해임 징계 사유가 충분히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해당 징계 사유들이 사실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마지막으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교수의 해임 처분을 취소한 결정이 법적으로 타당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2024년 7월 3일에 내린 '해임 처분 취소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위원회가 해당 교수의 해임 처분에 대해 다시 심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다음의 징계 사유들이 특정되었고 사실로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1. 개인 면담 중 학생에게 '옷을 왜 그렇게 입고 다니냐', '배꼽 다 보이게', '내가 쫓아갈까?'와 같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한 행위.
2. 수업 중 학생들을 지목하며 '빙신'이라는 뜻의 '펭귄 신발'이라는 별명을 지어 모욕한 행위.
3. 수시로 학생들의 얼굴이나 눈에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한 행위.
4. 3시간 수업 중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만 수업을 진행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행위.
5. 논문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의무 없는 하우스 청소나 잡초 뽑는 일을 강제하여 학습권을 침해한 행위.

결론

법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 사유의 특정성이나 인정 여부를 잘못 판단했다고 보아, 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해임 처분의 적법성과 징계 양정의 적정성 여부를 다시 심사하게 될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사립학교 교원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본 사례에서 교수의 성희롱, 모욕적인 언행, 학습권 침해 등이 이 조항에서 정하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루어졌습니다.
• 징계 사유 특정의 법리: 징계 처분은 그 비위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될 정도로 명확하게 적시해야 하며, 최소한 피징계자가 어떠한 비위 행위로 징계가 이루어지는지 인식하고 그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2005. 3. 24. 선고 2004두14380 판결 등)는 징계처분서의 내용과 관계 법령, 징계 과정 전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성희롱 판단 기준: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인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상대방의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였는지, 그리고 실제로 상대방이 그러한 감정을 느꼈는지를 판단합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옷을 왜 그렇게 입고 다니냐', '내가 쫓아갈까?'와 같은 발언은 이 기준에 따라 성희롱으로 인정되었습니다.
• 행정소송에서 위원회 결정 취소의 기속력: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청(학교법인)에 기속력을 가집니다. 법원이 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위원회는 그 판결의 취지(예: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는 판단)에 따라 해당 소청심사청구 사건을 다시 심사해야 합니다. 설령 법원이 위원회 결정의 최종 결론이 타당하다고 보더라도, 징계 사유 인정 여부 등 전제 사실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위원회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두12297 판결 등)가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서 아래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징계 사유의 구체적인 명시: 교원에 대한 징계 처분을 진행할 때는 단순히 '품위 손상'과 같이 추상적인 사유가 아닌,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언행을 했는지' 등 징계 사유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특정해야 합니다. 이는 피징계자가 방어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 증거의 확보와 신빙성 판단: 익명 민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수업 녹취록, 관련 학생들의 구체적인 진술, 학교의 직권 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여러 증거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각 증거의 신빙성을 면밀히 판단해야 합니다.
• 교원의 품위 유지 의무와 학생 인권 존중: 교원은 학생들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학습권을 침해하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되며, 신체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행동(예: 레이저 포인터 사용)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수업 시간 준수 및 교육 활동 외 부당한 강제는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성희롱의 객관적 판단 기준: 성희롱은 행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언행이었다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계관계에서는 발언의 경위, 내용, 상대방의 반응 등이 더욱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 교원의 학문의 자유와 학생 학습권의 조화: 교수의 강의 방식(예: 강의 자료 미제공)은 학문의 자유 범위 내에서 존중될 수 있으나, 학생의 기본적인 학습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러서는 안 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강의 자료 미제공이 학습권 침해로 보지 않았습니다.
• 행정 절차의 법적 효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위원회의 결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위원회는 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사건을 다시 심사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