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주식회사 A는 국방부 소속 사령부들과 총 8건의 군수품 구매계약을 체결했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국방부장관은 주식회사 A에 대해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고, 주식회사 A는 해당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계약 불이행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며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21년 3월부터 7월까지 B사령부 및 C사령부의 전원공급기 밸브 조립체 등 군수품 납품 입찰에 참가하여 총 8건의 물품구매계약을 낙찰받았습니다. 그러나 주식회사 A는 계약기간 내에 물품을 제대로 납품하지 못했고 사령부들은 계약 해제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국방부장관은 2023년 10월 12일 주식회사 A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23년 10월 30일부터 2024년 4월 29일까지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러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자신들의 계약 불이행에는 정당한 이유(원 제작사 생산 중단, 공급업체 부족,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공급난, 군수품 수출 제한 등)가 있었고 처분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군수품 구매 계약 불이행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정당한 이유 없는 불이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해당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군수품 납품 계약 불이행이 정당한 이유 없는 행위이며 국방부장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비례원칙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본 사건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9호 나목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6조 제2항 제2호 가목에 근거한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적법성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국가계약법 제27조는 각 중앙관서의 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 또는 이행 관련 행위를 하지 않거나 방해하는 등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자에게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시행령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를 제한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제도의 취지가 국가 계약에서 공정한 입찰 및 계약질서를 확립하고 국가가 입을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모든 채무 불이행에 대해 무조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비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크므로 계약의 내용 체결경위 이행과정 등을 고려하여 채무불이행에 '정당한 이유'가 없고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A는 생산 중단 공급업체 부족 코로나19 반도체 공급난 군수품 수출 제한 등을 정당한 이유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 각 계약이 2021년 체결되었는데 원고가 계약 직후부터 군수품 조달 전문업체에 물품 조달을 전적으로 위탁하고 스스로 구체적인 계약 이행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납품 지연 사유들이 입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정변경이 아닌 사전에 예측 가능한 사유였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군수품 구매 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입찰 참가자는 사전에 해당 군수품의 납품 가능성과 조달 방안에 대해 충분히 조사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 반도체 공급난 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계약 당시 이미 예측 가능했거나 계약 이행 기한 도과 후에 발생한 사정으로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해서도 법원은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별표 2]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제재기준을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원고의 계약 불이행 건수 8건 계약금액 8억여 원 군수품 납품 무산으로 인한 국가 군수품 운용 차질 등을 고려할 때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신중한 고려 없이 입찰에 응하고 계약 체결 후에야 공급처 물색을 시작한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 및 계약 질서를 저해하며 입찰 참가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공공기관과의 계약 체결 전에는 물품의 단종 여부, 공급처, 납품 가능성, 제조국 수출 제한 여부 등 조달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 및 확인이 필수적입니다. 입찰 공고문에 명시된 계약 이행 관련 의무 사항, 특히 조달 품목의 규격 단가 납품기한 공급 가능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군수품과 같이 특수한 목적과 엄격한 품질 기준 제한적인 공급망을 가진 품목의 경우 납품 지연이나 불이행의 위험이 더욱 크므로 계약 체결 전에 더욱 신중한 조달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계약 불이행 사유가 코로나19 반도체 공급난 국제 정세 변화와 같은 외부적 요인일지라도 해당 상황이 계약 당시 이미 예측 가능했거나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부족했다고 판단될 경우 정당한 이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약 이행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즉시 발주처와 소통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납품 기한 연장만 요청하는 방식은 충분한 노력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대체품 납품 시에는 계약 조건에 명시된 공인기관성적서 제품보증서 등 필수 서류를 반드시 제출하여 검수 불합격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