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학원 원장인 A는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15세 수강생 C에게 "너는 왜 이렇게 얼굴이 삭았냐, 바지가 짧은 거 아닌가? 다리가 짧은 거야?, 얼굴이 부어 보인다, 어깨가 좁은 건가?" 등의 외모 비하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였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 웃었습니다. 이에 2023년 6월 19일 종암경찰서에 A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었고, 서울특별시 성북구청장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해당 발언을 정서적 아동학대로 판단하여 2023년 7월 12일 성북구아동보호전문기관에 피해 아동에 대한 사례관리 연계를 결정했습니다. 원고 A는 이 사례관리 연계 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자신의 발언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학원 원장이 수강생에게 반복적으로 외모를 비하하는 언행을 하면서 시작된 사건입니다. 이러한 언행이 아동학대로 신고되었고, 관할 구청은 아동학대 조사 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피해 아동에 대한 사례관리를 연계하는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학원 원장은 이러한 처분에 불복하여 자신의 언행은 단순한 농담이며, 처분이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로 인해 행정처분의 적법성과 아동학대, 특히 정서적 학대의 범위와 기준에 대한 법적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피고 성북구청장이 원고 A에게 내린 '사례관리 연계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해당 처분이 행정절차법상 처분사유 제시 및 사전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 A의 외모 비하 발언이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먼저 서울특별시 성북구청장의 '사례관리 연계결정'이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절차적 위법 주장과 실체적 위법 주장은 모두 배척했습니다.
절차적 위법 주장에 대해서는, 처분 당시 원고가 어떠한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고 이 사건 아동이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던 상황에서 아동 보호를 위해 긴급히 처분을 할 공익적 필요가 있었으므로 사전통지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체적 위법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의 외모 비하 발언이 피해 아동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특히 중학생 시기 아동에게 외모 평가는 민감할 수 있는 점, 해당 발언이 3차례에 걸쳐 반복되었고 아동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동의 정상적인 정신건강 발달을 상당한 정도로 저해할 수 있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발언이 농담 목적이었다거나 아동이 즉각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수사기관의 무혐의 결정이 행정재판에 구속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아동복지법과 행정소송법, 행정절차법의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을 목적으로 하며, 제3조 제7호에서 '아동학대'를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서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서적 학대행위'는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거나 그러한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의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말합니다. 이러한 학대행위가 발생하면 시장·군수·구청장은 피해아동보호계획(제22조, 제22조의4)을 수립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사례관리를 연계하게 됩니다. 학대행위자는 아동복지법 제29조의2에 따라 상담·교육·심리적 치료 등에 참여할 의무를 지며,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이행할 경우 제75조 제3항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처분'을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으로 정의하며, 항고소송의 대상이 됩니다. 행정청의 행위가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법상 행위인 경우 '처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사례관리 연계결정이 아동학대행위자로 특정된 자에게 상담·교육 참여 의무와 불참 시 과태료 부과 가능성 등 직접적인 법적 의무를 부과하고 인격과 명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항고소송 대상인 행정처분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의 처분에 대한 절차적 적법성을 규율합니다. 제23조 제1항에 따라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하며, 제21조 제1항에 따라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는 미리 처분의 제목, 원인이 되는 사실, 내용, 법적 근거 등을 사전 통지해야 합니다. 다만,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사전통지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아동 보호의 긴급성을 이유로 사전통지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또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2항은 아동 관련 기관 종사자에게 아동학대범죄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기관이나 돌봄 기관의 종사자는 아동의 연령과 발달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여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아무리 친근함을 표현하기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아동의 외모나 신체적 특징을 부정적으로 언급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비하하는 발언은 '정서적 학대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아동이 즉각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 않거나 웃어넘기는 듯한 반응을 보이더라도, 이는 아동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이나 당황스러움의 표현일 수 있으며 학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아동학대 신고 의무가 있는 직업군의 경우 아동학대 의심 상황 발생 시 반드시 신고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아동학대로 판단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른 행정처분(사례관리 연계 등)에 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행정처분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으나, 수사기관의 무혐의 결정이 반드시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