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 · 행정
원고 A 여행사는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해 중국 구매대행업자, 즉 '따이공'을 면세점으로 보내고 송객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면세점에서 상위, 중위, 하위 여행사를 거쳐 따이공에게 페이백 수수료와 송객수수료가 지급되는 복잡한 구조였습니다. 원고는 이 과정에서 2019년 1기부터 2020년 2기까지 총 695억 원 상당의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633억 원 상당의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했습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이 세금계산서들이 실제 용역 제공 없이 발행된 '가공 세금계산서'라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2021년 7월 19일 총 3,365,624,380원(가산세 포함)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법원에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관광 제한 정책으로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겪자, 원고를 포함한 많은 여행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중국 구매대행업자, 즉 '따이공'을 면세점에 모객하고 송객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면세점부터 상위, 중위, 하위 여행사를 거쳐 따이공에게 페이백 수수료가 지급되는 복잡한 다단계 거래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면세점은 송객수수료와 따이공에게 지급될 페이백 수수료를 합산하여 상위 여행사에 지급했고, 각 단계의 여행사들은 이 금액을 받아 자신의 수수료를 차감하고 다음 단계에 전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과세관청은 이 과정에서 실제 용역 제공 없이 세금계산서만 주고받는 이른바 '자료상'을 통한 가공거래가 만연하다고 보고 세무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원고 여행사는 이 거래구조에서 약 695억 원 상당의 매출세금계산서와 약 633억 원 상당의 매입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수취했는데, 과세관청은 이 세금계산서들이 가공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총 33억 6천만 원이 넘는 부가가치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자신과 이 사건 매출처 및 매입처들이 순차적으로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지급받았으므로 과세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여행사가 발행하고 수취한 약 1,300억 원 규모의 세금계산서가 실제 따이공 모객 및 송객 용역의 공급 없이 이루어진 허위의 '가공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만약 가공거래로 인정되면, 과세관청의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은 적법하게 됩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수취하고 발행한 세금계산서가 실제 용역 거래 없이 허위로 작성된 '가공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과세관청이 제시한 증거들이 가공거래임을 상당한 정도로 증명했다고 보았고, 원고가 실제 용역 수수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영등포세무서장의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주로 부가가치세법과 실질과세의 원칙, 그리고 증명책임 분배 원칙에 근거하여 판단되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17조(납부세액 또는 환급세액)는 사업자가 납부해야 할 부가가치세액을 계산할 때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공제하도록 규정합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실제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발행된 세금계산서, 즉 가공 세금계산서의 경우 매입세액 공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원고는 매입세금계산서가 실제 용역을 공급받은 대가이므로 매입세액 공제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매입세금계산서가 가공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판단하여 매입세액 불공제 결정을 내렸습니다.
실질과세의 원칙(국세기본법 제14조)은 세법을 적용할 때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그 실질적인 내용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여행사들은 따이공 모객 및 송객 용역 거래가 계약서에 따라 실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거래의 복잡한 구조, 서류상 내용과 실질적 용역 제공 간의 불일치(예를 들어 따이공 명단 미제공), 인적·물적 자산 보유 여부, 비용 지출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세금계산서가 실질적인 용역 제공을 수반하지 않은 가공거래의 증빙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서류상 거래가 존재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용역이 오가지 않았다면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매입세액 공제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증명책임 분배 원칙은 과세처분의 위법을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과세처분의 적법성과 과세요건 사실의 존재는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이 특정 세금계산서가 실제 재화나 용역의 수수 없이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점을 상당한 정도로 증명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재화나 용역이 실제로 수수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납세의무자(원고)가 이를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과세관청이 이 사건 매입·매출세금계산서가 가공거래임을 상당한 정도로 증명했다고 보았고, 원고가 실제 용역 수수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따이공 명단 등 용역의 핵심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충분한 증명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복잡한 다단계 거래 구조에서는 각 거래 단계에서 실제로 용역이 제공되었는지, 해당 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산이 있었는지, 관련 비용 지출 내역 등이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었더라도 실질적인 용역 거래가 입증되지 않으면 가공거래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세금계산서의 내용(구체적인 수수료율, 결정 기준 등)이 불분명하거나, 용역 제공에 관한 핵심적인 자료(예를 들어, 따이공 명단과 같이 실제 용역의 내용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가 오가지 않았다면 가공거래로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거래 상대방 업체(특히 하위 업체)가 세금을 체납하고 폐업하거나, 다른 업체들과 동일한 인터넷 뱅킹 IP 주소를 사용하는 등 '폭탄업체'의 특징을 보인다면, 해당 거래를 가공거래로 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공거래 여부는 관련 형사판결의 유무죄 여부와는 별개로, 해당 행정소송에서 제출된 모든 증거를 토대로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판단됩니다. 형사판결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세금 관련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자 등록상 소재지와 실제 사업장의 불일치, 대표자의 낮은 소득이나 재산 보유 내역 등은 회사의 실체를 의심받게 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세회피 목적이 의심되는 복잡한 거래 구조는 과세당국의 집중적인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조세 부담 경감을 위한 거래라 하더라도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실질적인 용역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