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차명계좌에 대한 지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판결

은행이 개설한 일부 차명계좌가 금융실명법상 비실명자산에 해당한다고 보아 부과된 지방소득세 징수처분에 대해, 법원은 해당 계좌가 금융실명법 제5조의 차등과세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관련 배당소득세 및 그에 근거한 지방소득세 징수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를 명령한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은행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금융실명법상 금융회사 등)
• 피고: 영등포구청장 (원고에게 지방소득세 징수처분을 내린 기관)

분쟁 상황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행정해석에 따라 검찰 수사 등으로 사후적으로 차명계좌임이 밝혀진 경우, 해당 계좌의 금융자산은 금융실명법 제5조의 차등과세(원천징수세율 90%) 대상인 비실명자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영등포세무서장은 원고 은행에 개설된 일부 계좌를 차명계좌로 보고 이자소득세와 배당소득세에 대해 90%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여 납세고지했습니다. 이에 피고 영등포구청장은 해당 소득세의 10%에 해당하는 지방소득세 692,560원을 징수고지했습니다. 원고는 이 중 배당소득세에 대한 지방소득세 493,710원의 징수처분에 불복하여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었고, 별도로 이자소득세 처분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자 해당 이자소득세 처분은 직권 취소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도 이자소득세에 대한 지방소득세 198,850원 부분을 직권 취소하여 최종적으로 배당소득세에 대한 지방소득세 493,710원의 징수처분(이 사건 처분)이 남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배당소득세 처분이 유효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금융실명법 제5조에서 규정하는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의 범위에 명의대여 약정에 따른 이른바 '차명계좌'가 포함되는지 여부
2. 주된 세금(소득세)에 대한 부과처분이 유효하게 남아있는 경우에도 그 부가세 형태인 지방소득세 징수처분의 위법성을 독립적으로 다툴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가 2020년 7월 20일 원고에 대하여 한 2018년 3월 귀속분 지방소득세 493,710원의 징수처분을 취소한다.

결론

법원은 금융실명법상 '실명'을 '무기명'이나 '가명'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해석할 때 차명계좌는 규율 대상이 아니며, '거래자의 실지명의'로 해석할 때도 금융기관과 자금 출연자 사이의 합의 차명거래라는 증거가 없으면 차등세율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계좌는 금융실명법 제5조의 차등세율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이를 근거로 한 배당소득세 처분 및 그에 따른 지방소득세 징수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과세표준이 되는 소득세 부과처분과 별개로 지방소득세 징수처분의 위법성을 독립적으로 다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5조 (비실명자산에 대한 과세 등): 이 조항은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높은 원천징수세율(100분의 90)을 적용하도록 규정합니다. 판결은 여기서 '실명'의 의미를 '무기명'이나 '가명'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보거나, '거래자의 실지명의'로 보더라도 금융기관과 출연자 간의 합의 차명거래가 아닌 단순 차명거래의 경우에는 차등세율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2. 지방세법 제103조의13 제1항, 제103조의29 제1항 (특별징수 관련 규정): 이 조항들은 소득세 및 법인세가 과세될 때 해당 세액의 일정 비율을 지방소득세로 특별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지방소득세가 소득세의 부가세 형태였다가 2014년 개정을 통해 독립세 방식으로 전환되었음을 언급하며, 지방소득세 징수처분은 과세표준이 되는 소득세 처분과 별개로 독립적으로 다툴 수 있다는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모든 차명계좌가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비실명자산'으로 간주되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실명법상 '실명'의 의미와 자신의 계좌가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2. 세무서가 부과한 주된 세금(예: 소득세)에 대한 처분과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한 지방소득세 처분은 별개로 다툴 수 있습니다. 설령 주된 세금 처분에 불복하지 않았더라도 지방소득세 처분 자체의 위법성을 주장하여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3. 법원의 판단은 행정기관의 해석보다 우선하므로, 세무 당국의 행정해석에 따라 과세가 이루어졌더라도 법적 판단을 통해 부당함을 다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