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재단 임기제 본부장 임기연장 거부 판결

D도 평생교육사업을 수행하는 재단법인 B에서 임기제 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원고 A가, 1년 임기 만료 후 재단으로부터 임기 연장 거부 통보를 받자, 이를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임기 연장 평가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와 임기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침해되었다는 실체적 하자를 주장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도 평생교육사업을 수행하는 재단법인 B의 정책본부 운영관리 임기제 본부장으로 근무했으며, 계약 기간 만료 후 재단으로부터 임기 연장 거부 통보를 받자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구제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원고 A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내린 주체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재단법인 B: D도민의 평생교육사업을 행하는 재단법인으로, 원고 A를 임기제 본부장으로 채용하고 임기 연장을 거부한 고용주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D도 평생교육사업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B의 임기제 본부장으로 2019년 7월 15일부터 2020년 7월 14일까지 1년 동안 근무하기로 계약했습니다. 계약 조건에는 '1년(연장시 최대 2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계약 만료를 앞둔 2020년 6월 15일, 재단은 원고에게 임기 연장 평가를 통지했고, 6월 19일 평가 결과 원고는 합격 기준인 70점에 미달하는 68점을 받았습니다. 재단은 이 평가를 바탕으로 6월 22일 원고에게 계약 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임기 연장 평가가 임용 기간 종료 2개월 이내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평가 기준이 갑작스럽게 변경되었으며 사전 통보도 없었다는 절차적 하자를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자신에게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고, 재단이 임기 연장을 거부할 목적으로 부당하게 낮은 평가 점수를 주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번 판결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임기 연장 평가의 절차적 하자 여부: 임기 연장 평가가 사전에 공지된 시기나 변경된 평가 기준에 따라 진행되지 않아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2. 임기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인정 여부: 임기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는지 여부입니다.
3. 성과 평가의 부당성 및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재단이 원고의 임기 연장을 거부할 목적으로 성과 평가 점수를 부당하게 낮게 부여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가 아님을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 절차적 하자에 대하여: 재단의 임기 연장 평가 시기 규정은 '임용기간 종료 2달 이내'를 의미하며, 이는 계약 만료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평가 기준 변경은 재단 원장의 권한이며, 변경된 기준이 자의적이거나 불리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평가에 이의 없이 참여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행정절차법 제21조는 처분의 사전 통지를 규정하는 것이므로 이 사안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갱신기대권 주장에 대하여: 채용 공고와 근로계약서, 재단의 직제규정에는 임용 기간이 '1년(연장 시 최대 2년까지)'로 명시되어 있으며, 이는 1년 근무 후 평가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되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재단 내 다른 본부장들의 임기가 2년으로 연장된 사례가 있지만, 이를 근거로 모든 임기제 본부장에게 자동적으로 2년 연장되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원고에게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하여: 재단 원장에게는 임기제 본부장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과 근무 성적 평가에 관한 사항을 정할 권한이 있으며, 평가 방법과 기준에 재량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성과 평가 항목이 합리적이며, 정량적 평가에서 난이도, 완성도, 적시성 등을 고려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정성 평가에서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직원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까지 발생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번 사건에서 주로 다루어진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1조 (처분의 사전 통지)​: 이 조항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미리 당사자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임기제 근로계약의 연장 평가 기준 변경은 징계 절차나 권익 제한 처분이 아니므로, 행정절차법 제21조의 사전 통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법리: 원칙적으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는 종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거나, 계약 당사자 사이에 특정 요건 충족 시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근로자에게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계약 갱신을 거절하면 그 거절은 효력이 없습니다. 이때는 해고와 유사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갱신기대권이 형성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계약서의 내용, 채용 공고의 문구, 관련 규정, 당해 직무의 특성, 다른 근로자들의 계약 갱신 사례, 사용자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최대 2년 이내'라는 문구가 자동 연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고, 연장 관행도 확립되었다고 보지 않아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사용자의 평가 재량권: 사용자(고용주)는 근로자의 업무 성과나 역량 등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사 결정을 내릴 상당한 재량권을 가집니다. 특히 임기제 고위 직급의 경우, 그 업무의 특성상 성과와 리더십 역량 등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됩니다. 다만, 이러한 재량권도 자의적이거나 부당하게 행사되어서는 안 되며, 사회 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정도에 이르러야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됩니다. 법원은 본 사건에서 재단의 평가 기준 변경이 자의적이지 않았고, 정량적·정성적 평가 항목들이 합리적이었다고 보았으며, 원고의 낮은 점수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할 정도로 현저히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기간제 근로계약의 연장 여부가 문제 되는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근로계약서 및 관련 규정의 철저한 확인: 계약서에 임기 연장 조건, 평가 방식, 평가 시기 등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최대 2년'과 같은 문구가 자동 연장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평가를 거쳐 연장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 평가 기준 및 과정 이해: 성과 평가가 계약 연장의 주요 기준이 되는 경우,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항목으로 구성되는지, 평가자에게는 어떤 재량이 주어지는지 등을 미리 숙지해야 합니다. 평가 기준이 변경된다면 그 이유와 새로운 기준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가능한 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필요한 경우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 성과 관리 및 증거 확보: 근무 기간 동안 자신의 업무 성과와 기여를 명확히 기록하고 관련된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평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상황을 대비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 조직 내 관행 파악: 비록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동일 직급이나 유사 직무에서 임기 연장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졌던 관행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갱신기대권' 주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사례가 곧 자신의 경우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자동 갱신'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는지는 계약 내용 및 객관적 사실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 업무 수행 태도 및 직장 내 관계: 평가에는 정량적인 성과뿐 아니라 리더십, 소통 능력, 동료와의 관계 등 정성적인 요소도 반영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원만한 직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