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광산에서 분진 작업에 종사하여 진폐증 진단을 받았던 망인 B의 배우자인 원고 A가 망인의 사망이 진폐증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연금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이 이를 거부하자 취소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망인의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망인 B는 1959년부터 1984년까지 대한석탄공사 D광업소에서 광원으로 근무하며 분진 작업에 종사했습니다. 2003년과 2009년 진폐정밀진단에서 진폐병형 제1형과 심폐기능 F0(정상) 판정을 받았고 합병증으로 활동성 폐결핵이 확인되었습니다. 2019년 1월 대퇴골 복합골절로 수술을 받은 후, 2월부터 요양치료를 받던 중 2020년 5월 13일 사망했습니다. 사망진단서에는 직접 사인으로 '폐렴'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는 사망이 진폐증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진폐유족연금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진폐증 악화로 인한 사망보다는 대퇴골 골절 수술 후 장기간 와상 상태로 인한 전신 상태 악화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자문의 소견을 근거로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폐증을 앓던 광부의 사망이 진폐증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와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 사인인 '폐렴'이 진폐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사망한 광부 B의 진폐증 또는 그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근로복지공단의 유족연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분진 작업에 종사했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특히 업무상 질병(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다루고 있습니다.
법원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분진 작업으로 인해 업무상 발병한 질병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자의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했을 때 업무상 질병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될 정도에는 이르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이 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 즉 원고에게 있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폐렴'이 실제 사망 원인인지 불분명했습니다. 사망 전 흉부 X-선 영상에서 폐렴 증거가 명확하지 않았고, 호흡기 증상이나 염증 수치도 정상이었습니다. 오히려 복부 혈전이나 급성 심근경색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망인의 진폐증은 비교적 심각하지 않았고, 폐기능 장해 상태가 악화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었습니다. 피고 자문의들과 법원 감정의들도 망인에게 폐기능 저하가 없었다는 소견을 제시했습니다.
망인이 대퇴골 골절 수술 후 장기간 와상 상태로 지냈고, 사망 당시 만 88세의 고령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와상 상태의 장기화 및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인한 전신 쇠약으로 폐렴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측은 진폐 합병증이 골절 위험을 높여 폐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망인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았다는 근거가 없고, 일반적인 학술 이론만으로는 망인의 폐렴이 진폐증으로 인해 악화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망인의 진폐증 또는 그 합병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업무상 재해를 주장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상 질병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함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질병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인과관계는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100% 명백히 증명되지 않더라도, 해당 근로자의 심폐기능, 합병증 유무, 나이, 성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업무상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추단될 정도'에는 이르러야 합니다.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인이 반드시 최종적인 의학적 사망 원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료기록, 영상자료, 혈액검사 결과 등 객관적인 의학적 증거와 여러 의사의 소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사망에 영향을 미친 다른 요인(예: 낙상으로 인한 골절, 고령, 장기간 와상 상태 등)이 있다면, 이러한 요인들이 기존 질병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면밀히 검토됩니다.
질병의 진행 경과가 사망 시점까지 어떻게 변화했는지, 특히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장애 정도나 폐기능 상태가 악화되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질병의 상태가 비교적 경미했고 악화되지 않았다는 의학적 소견은 인과관계 주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측에 인과관계를 증명할 책임이 있으므로, 관련 의무기록, 진단서, 감정 결과 등 객관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제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