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표의 해외 주식 거래와 세금 부과 취소 판결 사건

이 사건은 주식회사 A(원고 회사)와 그 대표이사 B(원고 B)가 세무당국으로부터 받은 법인세 및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과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대해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입니다. 세무당국은 원고들이 해외 주식 명의신탁, 교환사채 상환이익 누락, 가지급금 부당 상계, 채권 임의 포기, 주식 고가 매입 등을 통해 법인 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하거나 소득을 은닉했다고 보아 대규모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세무당국이 제시한 증거들이 명의신탁이나 소득 귀속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으며, 일부 세금 부과는 중복 세무조사 금지 원칙이나 부과제척기간을 도과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세무서장들이 원고들에게 내린 모든 세금 부과 처분과 소득금액변동통지를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회사): 화학원료 및 제품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던 회사로, C 그룹 계열사들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2012년 부도로 폐업했으며, 2018년 휴면회사로 해산 간주되었습니다.
• B (원고 B): 주식회사 A와 C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인물로, 여러 쟁점에서 실질적인 소득 귀속자로 지목되었습니다.
• 분당세무서장, 반포세무서장 (피고들): 원고들에게 법인세,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및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한 세무당국 관계자입니다.
• 주식회사 C: 화학제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던 코스닥 상장 회사였으나 2012년 부도로 상장 폐지되었고 이후 회생 및 파산 절차를 겪었습니다.
• E 등 3인 (R, E, S): C의 D 인수 및 P 주식 상장에 기여한 공로로 D 주식을 취득한 인물들로, 쟁점 2에서 주식 명의신탁의 명의자로 언급되었습니다.
• AE: 원고 회사와 교환사채 매도 및 재매수 거래를 한 상대방으로, 원고 B의 가지급금 채무를 인수한 채권자입니다.
• H, AY, BA, BB (홍콩현지법인들): 원고 B이 실질적으로 소유하며 AW 주식을 고가 양도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지목된 해외 법인들입니다.
• J: 원고 회사가 주식을 고가 매입했다고 지목된 회사로, 2012년 부도 후 회생 절차를 거쳤습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원고 회사 A와 그 대표이사 B이 해외 계열사 및 주식 거래, 교환사채 투자 등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세무당국이 대규모 세금을 부과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세무당국은 원고 B이 여러 해외 법인을 이용해 주식을 명의신탁하고, 회사의 자금을 유출하여 개인 소득으로 만들거나 세금 신고를 누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독일 D 주식의 명의신탁을 통한 양도차익 귀속 문제, 말레이시아 G 발행 교환사채 상환 이익의 누락 및 가지급금의 부당 상계 문제, 그리고 홍콩 AW 주식 및 국내 J 주식의 고가 매입을 통한 자금 유출 및 명의신탁 문제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세무당국은 이러한 복잡한 해외 거래와 국내 거래를 통해 원고들이 총 수백억 원에 이르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를 탈루했다고 보고 이를 추징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해당 거래들이 합법적이었으며 세무당국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반박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D 주식의 명의신탁 및 양도대금 귀속 여부 (쟁점 2): 원고 회사가 독일 법인 D의 주식 87만 주를 E 등 3인에게 명의신탁하고, 그 양도대금 약 103억 원이 원고 B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2. 교환사채 상환이익 및 가지급금 관련 소득처분 적법성 (쟁점 3): 원고 회사가 말레이시아 법인 G가 발행한 교환사채 상환이익 약 205억 원을 누락하고, 원고 B에 대한 가지급금 약 250억 원을 부당 상계했으며, G에 대한 미수금 약 186억 원을 임의 포기하여 원고 B에게 귀속되었다는 세무당국의 처분이 적법한지.
3. AW 주식 고가 양도 및 C 자금 유출 여부 (쟁점 4): 원고 B이 홍콩현지법인들을 통해 C의 홍콩 자회사 I의 주식 약 3490만 주를 시가(1HKD)보다 높은 1주당 12HKD에 고가 양도하여 C의 자금 약 276억 원을 변칙 유출했다고 볼 수 있는지, 또한 이와 관련하여 중복 세무조사 금지 원칙 및 부과제척기간이 도과되었는지.
4. 가지급금 미회수 및 익금 산입 적법성 (쟁점 5): 원고 회사가 폐업 시까지 원고 B에 대한 가지급금 및 인정이자 약 489억 원을 회수하지 못하여 이를 익금에 산입하고 원고 B에 대한 상여로 처분한 것이 적법한지 (특수관계 소멸 여부 및 정당한 사유 존재 여부).
5. J 주식 명의신탁 및 고가 매입 여부 (쟁점 6): 원고 B이 BU, AE, BV 명의의 J 주식 약 142만 주를 명의신탁하고, 원고 회사가 이 주식을 시가(1주당 5,200원)보다 높은 1주당 14,200원 또는 15,000원에 고가 매입하여 원고 B에게 자금을 유출했으며, 이와 관련하여 중복 세무조사 금지 원칙, 세무조사권 남용 여부, 부과제척기간이 도과되었는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한 별지 1 목록 제1항 기재 각 부과처분 및 제2항 기재 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세무당국이 원고들에 대해 부과한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및 소득금액변동통지 전부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세무당국이 원고들에 대해 세금 부과 처분을 하면서 제시한 명의신탁, 소득 누락, 자금 유출 등의 주장에 대해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거나, 처분 과정에서 재조사 금지 원칙이나 부과제척기간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세무당국이 제출한 증거들이 추측에 불과하거나 신빙성이 없다고 보았으며, 다른 관련 형사재판의 무죄 판결이나 행정재판의 취소 판결을 존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들이 세무당국으로부터 받은 수백억 원대의 세금 부과 처분 전체가 위법하다고 인정되어 취소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의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과세처분 취소 소송에서의 입증책임 (국세기본법 관련): 행정소송에서 과세처분의 위법을 주장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경우, 과세요건 사실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세금을 부과한 처분청(피고)에 있습니다. 즉, 세무당국이 세금을 부과하려면 납세의무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만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법원은 세무당국이 명의신탁이나 소득 귀속, 자금 유출 등의 과세요건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중복 세무조사 금지 원칙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 세무당국은 같은 세목(예: 법인세, 종합소득세)과 같은 과세기간(예: 2007년)에 대해 원칙적으로 다시 세무조사를 할 수 없습니다. 이는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무분별한 조사를 막기 위한 규정입니다. 다만, '조세 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등 예외 사유가 있을 때는 재조사가 허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쟁점 4, 쟁점 6과 관련하여 이전 세무조사와 실질적인 조사 대상이 같았는지 여부를 판단했으며, 세무당국의 재조사 허용 예외 사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3. 세무조사권 남용 금지 원칙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1항):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정한 과세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세무조사를 해야 하며, 다른 부정한 목적을 위해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세무조사가 본연의 목적을 벗어나 부정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그 조사로 수집된 자료에 기초한 과세 처분은 위법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세무조사권 남용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세무조사가 부정한 목적으로 실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부과제척기간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국세는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부과할 수 없게 되는데, 이를 부과제척기간이라고 합니다. 원칙적으로 상속세·증여세 이외의 국세는 5년입니다. 그러나 '납세자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에는 10년으로 연장됩니다.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는 조세 부과 및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며, 단순히 허위 신고만으로는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쟁점 4, 쟁점 6과 관련하여 원고 B이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5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했고, 이에 따라 세무당국의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이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5. 업무무관 가지급금의 익금 산입 및 소득처분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67조 및 시행령 제11조 제9호의2 (가)목): 법인이 특수관계인에게 업무와 관련 없이 지급한 가지급금(업무무관 가지급금)을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경우, 그 가지급금과 이자는 법인의 익금(수익)으로 보아 세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법인이 채권을 포기하거나 채무를 면제하여 그 금액이 법인 외부로 유출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채무를 상계할 수 있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제외됩니다. 또한 이렇게 익금에 산입된 금액은 그 귀속자에게 '상여' 등으로 소득처분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회사가 폐업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 B과의 특수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익금 산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6. 비상장주식의 시가 평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제60조 및 시행령 제49조, 제54조):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재산을 양도하거나 매입하는 경우, 그 차액에 해당하는 이익은 증여재산가액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되는 통상적인 가액을 의미하며, 평가 기준일 전후 일정 기간 내의 매매가액 등이 시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울 경우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회사와 BU, AE, BV 사이의 J 주식 거래가 특수관계가 아닌 자들 사이의 거래이므로, 그 거래가액인 1주당 15,000원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고가 매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이 판례는 세무조사 및 과세 처분 시 과세당국의 입증책임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증거 확보의 중요성: 모든 해외 거래, 주식 매매, 자금 흐름에 대한 명확하고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나 복잡한 금융상품 거래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 거래의 실질성 증명: 페이퍼컴퍼니 의혹이나 명의신탁 의혹을 받지 않도록, 모든 거래가 실제로 발생했고 그 목적과 내용이 합리적이며 법인의 업무와 관련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 법인의 실제 사업 활동 내역, 주주 및 대표자의 실제 역할, 자금의 출처 및 사용처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세무조사 대응 및 절차적 권리 행사: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관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 자료 제출은 신중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추측이나 오해를 줄이기 위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설명하고, 요청된 자료만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중복 세무조사나 세무조사권 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이에 대한 법적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습니다.
• 부과제척기간 확인: 과세 처분이 내려진 시점이 법정 부과제척기간을 도과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없는 한 대부분의 국세는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므로, 이 기간이 지났는지 여부가 세금 부과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