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조선소에서 21년간 용접 작업을 해온 근로자가 희귀 신경계 질환인 소뇌형 다계통위축증(파킨슨증후군) 진단을 받은 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업무 관련성 부족을 이유로 불승인되었습니다. 이에 근로자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며,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명확한 증명이 없어도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연구 부족을 이유로 쉽게 인과관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원고 A는 1995년 11월 22일 C 주식회사 옥포조선소에 입사하여 약 21년간 용접 작업을 포함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재직 중이던 2016년 2월 3일 소뇌형 다계통위축증(파킨슨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1일 퇴사한 후 2017년 5월 30일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2019년 3월 28일 역학조사 결과 망간 등 노출이 있었으나, 해당 질환이 망간 및 유기용제 노출로 인한 이차성 파킨슨증후군과는 임상적으로 다르며 업무 관련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 A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사 청구와 행정 소송을 제기하며, 21년간 고농도의 망간과 유기용제에 노출되었고 입사 전 건강에 이상이 없었으며 유전적 요인도 없이 평균 발병 연령보다 10년 이상 빠르게 질병이 발병한 점 등을 들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주장했습니다.
21년간 조선소에서 용접 작업을 수행하며 망간, 유기용제 등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발병한 희귀 질환인 소뇌형 다계통위축증(파킨슨증후군)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특히 희귀 질환의 경우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준과 증명 책임의 정도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2019년 3월 28일 원고 A에 대하여 내린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원고 A에게 내린 요양불승인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이를 취소했습니다. 이는 산업재해 보상에 있어 희귀 질환처럼 명확한 의학적·과학적 증명이 부족한 경우에도 근로자의 오랜 작업 환경과 유해 물질 노출 이력, 발병 시기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법적·규범적 관점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강조한 판결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이 법규는 업무상 재해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질병'을 의미하며, 여기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될 필요는 없고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증명이 있다고 봅니다. 법원은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 유해물질 노출 여부, 노출된 작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경험칙과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특히 희귀질환이나 연구가 부족한 질환의 경우, 의학적·자연과학적 규명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인과관계를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판례(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등)를 인용하며, 작업환경의 여러 유해물질들이 복합적·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4. 마.항 (업무상 질병의 인정 기준): 이 시행령은 '망간 또는 그 화합물에 2개월 이상 노출되어 발생한 파킨슨증'을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규정이 파킨슨증의 세부 유형을 구분하고 있지 않으므로, 소뇌형 다계통위축증(파킨슨증후군)과 같이 파킨슨증후군의 세부 아형 또한 파킨슨증후군의 발병 위험요인을 공유한다고 판단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특정 질환의 구체적인 진단명이 시행령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관련성이 있다면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희귀 질환이나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질병으로 산재를 신청할 경우, 의학적·자연과학적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업무 환경에서 노출되었던 유해 물질의 종류와 노출 기간, 노출 수준(역학조사 자료, 작업환경측정 자료 등)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질병 발병 전 본인의 건강 상태, 가족력, 유전적 소인 등 기저 질환이나 다른 발병 요인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발병 연령보다 일찍 질병이 발병한 경우, 업무 환경으로 인한 발병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작업 환경에 여러 유해 물질이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 인자들이 질병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누적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주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