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해임 취소 판결

서울 B구청장이 C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해임한 처분에 대해 이사장이 해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감사 결과 여러 비위 행위가 지적되었지만, 법원은 해임 사유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거나, 적법한 의견 제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이사장 해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서울 C시설관리공단의 이사장으로 2010년 8월 19일 임명되었으나, 2011년 11월 3일 피고에 의해 해임 처분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 피고 서울특별시 B구청장: 원고를 C시설관리공단 이사장직에 임명하고 이후 해임 처분을 내린 지방자치단체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0년 8월 19일 서울특별시 B구청장에 의해 C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되었으며, 임기는 3년(2010년 8월 19일부터 2013년 8월 18일까지)이었습니다. 임명과 동시에 피고와 지방공기업법 제58조의2에 따른 경영성과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1년 8월 4일부터 8월 12일까지 B구청 감사담당관은 공단의 2008년 1월 1일부터 2011년 6월 30일까지의 회계 등 업무 일체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습니다. 감사 결과 계약직 정원 관리 규정 위반, 서류전형 부적격자 및 채용자격 기준 위반 채용, 승진소요 최저연수 위반, 공단 물품 사적 사용, 시간외근무수당 및 특정업무수행활동비 부적정 지급, 행사 등 잡비 무단 전용 및 집행 부적정, 교대근무자의 시간외근무명령 인정 등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 7가지 주요 지적 사항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1년 10월 12일 B구청 감사담당관은 피고에게 원고의 이사장직 해임을 건의했습니다. 피고는 2011년 11월 3일 이 감사 지적 사항들을 해임 사유로 들어 원고를 이사장직에서 해임하는 처분(이 사건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후 2011년 12월 28일 새로운 이사장을 임명했습니다. 원고는 해임 처분에 불복하여 서울특별시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2012년 1월 16일 기각되자,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제시한 원고의 해임 사유들(계약직원 채용 및 관리, 주차관리 인력 운영 비효율성, 승진소요 최저연수 위반, 공단 물품 사적 사용, 시간외근무수당 및 특정업무수행활동비 부적정 지급, 행사 등 잡비 무단 전용 및 목적외 집행 등)이 지방공기업법 및 경영성과계약상 해임 기준에 부합하며 해임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의 해임 처분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가 해임 처분을 내리면서 행정절차법상 당사자에게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서울특별시 B구청장이 2011년 11월 3일 원고 A에게 내린 C시설관리공단 이사장직 해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해임 사유 중 일부는 인정되지만, 이것만으로는 지방공기업법상 해임 기준이나 경영성과계약상 해임 사유인 '특별한 사유 없이 현저히 악화된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해임 처분 과정에서 행정절차법 제22조 제3항에 따른 원고에게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해임 처분은 실체적 및 절차적 위법이 모두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방공기업법 제58조 (임면) 및 제58조 제4항 (해임 기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사의 사장을 임명하거나 해임할 수 있으며, 이 때 사장의 경영성과계약 이행실적, 경영평가 결과, 업무성과 평가 결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의 경영성과와 비위 행위를 근거로 해임했으나, 공단의 경영수지가 소폭 개선되고 경영평가 순위가 상승한 점 등을 들어 해임 사유가 정당화될 정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2.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제56조의2 제1항 (사장 해임 기준)​: 사장의 경영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 경영평가, 업무성과 평가에서 하위 평가를 받거나 직전 연도 대비 현저히 하락한 경우를 해임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경우 공단의 경영평가 순위가 오히려 상승하는 등 해임 기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지방공기업법 제58조의2 (경영성과계약)​: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장 임명 시 임기 중 사장이 수행할 경영목표, 권한과 성과에 따른 보상 및 책임이 포함된 경영성과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피고는 이 경영성과계약상의 해임 기준인 '특별한 사유 없이 현저히 악화된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원고의 상황이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행정절차법 제22조 제3항 (의견제출)​: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에는 청문이나 공청회를 개최하지 않는 경우 당사자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를 해임하면서 이러한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명백하다고 판단하여 해임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5.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제한하고, 계속 근로 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내용을 포함합니다. 원고가 일부 계약직 직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것은 자체 평가를 통해 합리적인 절차를 거쳤고, 이 법률에 따른 조치일 수 있으므로 이를 해임 사유로 삼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6.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 원칙: 행정청의 처분이 법령상 재량 행위인 경우, 그 재량권 행사가 법의 목적을 벗어나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균형하게 이루어져 남용된 때에는 위법한 처분이 됩니다. 법원은 피고의 해임 처분이 원고에게 인정되는 책임 사유의 정도, 공단의 경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 일탈·남용된 것으로 보아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공공기관 임원 해임 시 절차적 정당성 확보의 중요성: 공공기관의 임원 해임과 같이 국민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는 행정절차법이 정한 의견 제출 기회 부여 등 적법한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감사 과정에서 감사관과 문답서를 작성했더라도, 이를 해임 처분에 대한 정식 의견 제출 기회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2. 해임 사유의 객관적 중대성 판단: 기관장의 경영성과 부진이나 일부 규정 위반이 있더라도, 그 정도가 기관장의 해임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하고 공공복리에 현저한 저해를 가져오는 수준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단순히 일부 지적사항이나 전임자 대비 순위 하락만으로 해임을 결정하는 것은 재량권 남용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경영성과 평가 지표 및 환경 고려: 기관의 경영성과 평가는 주어진 운영 환경, 기관장의 노력, 전년 대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예산이 줄고 사업장이 늘어난 상황에서 계약직원 감축이 어려울 수 있고, 평가 순위가 오히려 상승했다면 경영 성과 악화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내부 규정 및 상위 기관 지침 준수: 공단의 인사, 예산, 회계 관련 규정과 상위 기관의 지시 사항을 명확히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직원의 채용, 승진, 수당 지급, 예산 집행에 있어서는 절차와 기준을 철저히 따르고 관련 기록을 상세히 남겨야 합니다.
5. 기관장의 최고 감독 책임과 책임 범위: 기관장은 공단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경영 전반에 책임을 지는 위치이므로, 소속 직원의 비위 행위에 대해서도 최고 감독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비위 행위에 대한 책임을 기관장에게 전적으로 돌리기 어렵거나, 비위 행위의 경중과 기관장의 개입 정도에 따라 책임이 감경될 여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