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노동조합 단체교섭 거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 사건

기존에 기업별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던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산업별 노동조합 지회를 설립하고 사업주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습니다. 사업주는 기존 노조가 있으므로 새로 설립된 산업별 노조 지회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에 의해 금지된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며 단체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산업별 노동조합은 사업주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제기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재심판정을 내렸습니다. 사업주는 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산업별 노조 지회가 기존 노조와 조직 대상을 달리하므로 부칙에 따른 금지 대상이 아니며, 사업주의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가 맞다고 판단하여 사업주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O○○ (원고): 자동차용 정밀 부품 제조업체 O○○○○의 대표자로서, 산업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사용자입니다.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 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통해 O○○의 단체교섭 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하고 구제명령을 내린 주체입니다.
• A노동조합 외 3명 (피고보조참가인): 전국의 금속산업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과 이 노동조합의 O○○○○ 지회를 설립한 근로자들(오○○, 양○○, 김○○)입니다. 이들은 O○○ 대표의 단체교섭 거부에 대한 구제를 신청했습니다.

분쟁 상황

O○○○○ 사업장에는 이미 기업별 노동조합(이 사건 기존 노조)이 설립되어 단체협약을 체결한 상태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일부 근로자들이 전국 단위의 금속산업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A노동조합의 O○○○○ 지회(이 사건 지회)를 설립하고 O○○ 대표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습니다. O○○ 대표는 기존 노동조합이 있으므로 이 사건 지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에 따라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06년 7월부터 8월까지 5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A노동조합은 O○○ 대표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습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7년 10월 22일 O○○ 대표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하고 성실한 단체교섭에 임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에 O○○ 대표는 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재판 과정에서도 법원의 이행명령에도 불구하고 단체교섭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핵심 쟁점

기존에 기업별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 새로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 지회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이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직 대상을 같이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사업주의 단체교섭 거부가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O○○ 대표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O○○ 대표가 A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법원은 O○○ 대표에게 A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는 구제명령을 이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특정 사업장에 기업별 노동조합이 존재하더라도, 전국의 금속산업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는 기존 기업별 노동조합과 '조직 대상을 같이하는'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해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사업주는 이러한 산업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은 근로자의 기본권인 단체교섭권 보장과 부당노동행위 규제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담고 있습니다.

• 헌법 제33조 (근로3권): 근로자는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집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 거부가 근로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임을 강조했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노조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산업평화를 유지하며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판결은 노조법의 이러한 목적에 따라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는 취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 노조법 제5조 (노동조합의 조직 가입의 자유): 근로자는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복수노조의 원칙을 명시한 것으로, 법원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복수노조의 설립과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노조법 제29조 (교섭 및 체결권한) 및 제30조 (교섭 등의 원칙):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며, 노동조합과 사용자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안 됩니다. 원고가 산업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이러한 조항들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노조법 제81조 제3호 (부당노동행위):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등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원고의 단체교섭 거부가 정당한 이유 없는 행위이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복수노조 설립 제한의 한시적 적용): 과거에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이미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 2009년 12월 31일까지는 기존 노동조합과 '조직 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의 설립이 제한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조항을 근거로 단체교섭을 거부했으나, 법원은 산업별 노동조합이 기존 기업별 노동조합과 조직 대상을 달리하므로 해당 조항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기본권 제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 노조법 제85조 제5항 및 제95조 (이행명령 및 과태료): 사용자가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도, 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신청에 따라 판결 확정 시까지 구제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행하도록 명령할 수 있습니다. 이 법원의 명령을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법원의 이행명령에도 불구하고 단체교섭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복수노조 설립의 자유: 과거에는 한시적으로 복수노조 설립이 제한되었으나, 현재는 하나의 사업장에도 여러 노동조합이 설립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 노동조합의 '조직 대상'이 무엇인지입니다.
• 조직 대상의 차이: 기존에 기업별 노동조합이 있다고 해도, 산업별 또는 직종별 노동조합과 같이 조직 대상(예: 특정 산업 전반의 근로자)이 명확히 다른 노동조합은 법상 '조직 대상을 같이 하는' 복수노조로 보기 어렵습니다. 노동조합의 규약 내용과 실제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 사용자의 단체교섭 의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권리이며, 사용자는 모든 적법한 노동조합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성실히 교섭에 임해야 합니다.
• 교섭창구 단일화: 현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복수노조가 존재하는 경우,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용자는 이 절차에 따라 선정된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진행해야 합니다.
• 부당노동행위 구제 절차: 만약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한다면,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며, 피해를 입은 노동조합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노동위원회의 구제 명령이 내려지면 사용자는 이를 이행해야 할 의무가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