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원고는 14년간 피고에게 특정 종이를 독점 공급해왔으나, 피고의 거래 중단으로 인해 재고 종이 처리 손해와 보관료 손해를 입었다며 계속적 계약관계 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D 항공기의 승객용 잡지에 사용되는 특정 용지를 독점 수입하여 피고 B에게 약 14년간 공급해왔습니다. 2021년 초, D 항공사가 잡지에 사용되는 용지를 교체하면서 피고는 해당 용지 구매를 중단했고, 이에 원고는 남아있는 재고 용지의 염가 매각으로 인한 손해 167,983,801원과 창고 보관료 상당의 손해 25,145,942원 등 총 193,129,74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장기간 이어진 계속적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재고 인수를 거절함으로써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장기간의 거래가 '계속적 계약관계'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및 피고에게 원고의 재고 종이를 인수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속적 계약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며, 피고에게 재고 종이를 인수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계속적 계약관계를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계약서 등)를 제출하지 못했고, 계약 조건이나 해지 사유도 명확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주문서 발행 없이 휴대전화 등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14년간 거래가 지속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상호 구속력 있는 계속적 계약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에게 재고 인수의무가 없으므로 손해배상 책임도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계약은 당사자 간의 의사의 합치, 즉 청약과 승낙으로 성립합니다 (민법 제105조, 제563조 등). 이 사건에서는 비록 14년간 거래가 있었지만, 단순한 개별 주문-공급 관계를 넘어 상호 구속력 있는 '계속적 계약관계'를 형성하겠다는 당사자들의 명확한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장기간의 거래 관행만으로는 계약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리가 적용된 것입니다. 계속적 계약관계는 일반적인 일회성 계약과 달리, 일정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계약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계약이 인정되면 당사자들은 개별 거래를 넘어 일정 기간 상호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그러나 본 판례에서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나 기간 등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점, 비정형적인 거래 방식 등을 이유로 계속적 계약관계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채무자가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 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인정됩니다 (민법 제390조).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피고가 계속적 계약관계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었으므로,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우선 계약 위반 사실이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합니다.
장기간 거래를 이어왔더라도 계약서와 같은 명확한 합의 없이 이루어진 거래는 법적으로 '계속적 계약관계'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향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거래 기간, 단가, 물량, 대금 지급 조건, 계약 해지 및 종료 조건, 재고 처리 방안 등을 상세히 명시한 서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메일이나 메시지 등을 통해 주요 거래 조건과 당사자 간의 합의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 관행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당사자들이 그러한 관행에 따라 행동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적으로 또는 묵시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거래 관계가 중단될 상황에 대비하여, 남아있는 재고의 처리나 기존 관계의 정리 방식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거나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