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퇴직금 청구 기각 판결

원고 A는 피고 B 주식회사와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을 맺고 총무 및 팀장 보험설계사로 약 19년간 근무하다가 해촉된 후 자신이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퇴직금 67,872,16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와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을 맺고 1999년 9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총무 및 팀장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다 해촉된 사람. 자신을 근로자로 보아 퇴직금을 청구함.
• 피고 B 주식회사: 미국의 보험회사 C의 자회사로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 원고를 독립적인 사업자로 보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함.

분쟁 상황

원고 A는 1999년 9월 6일 피고 B 주식회사와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고객에게 피고의 보험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2000년 7월경부터 총무 보험설계사로, 2009년 7월경부터는 팀장 보험설계사로 업무를 하다가 2018년 7월 2일 해촉되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67,872,16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 A가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에 따른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아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피고와 텔레마케터 위촉계약을 매개로 기본 법률관계를 형성한 후 총무 및 팀장 역할을 수행한 점, 팀장의 주된 업무가 팀원 교육 및 관리로 자율적으로 수행된 점, 피고의 영업 목표 제시가 협력 관계에서의 실적 향상 유도나 위임계약 본지에 따른 것으로 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또한 회의나 교육 참여가 강제되지 않고 불참에 따른 불이익이 없었던 점, 출퇴근 시간이 팀장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 점, 수당이 팀원들의 실적에 연동되는 수수료 방식이어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기 어려운 점, 4대 보험 미가입 및 사업소득세 납부 등의 사정을 근거로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정의와 그 판단 기준이 핵심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개념: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상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이 근로자 개념에 해당해야 합니다.
• 근로자성 판단 기준 (대법원 판례)​: 대법원은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를 살핍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업무 내용을 정하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영업 목표 제시 등은 협력적인 관계에서 실적 향상을 유도하기 위함이거나 민법상 위임계약의 본지에 따른 것으로 보았습니다.
  •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여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입니다. 원고의 출근 시간은 팀장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였고, 피고가 근무 시간이나 출퇴근을 관리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근거가 되었습니다.
  • 독립적인 사업 영위 가능성: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가 고려됩니다. 원고를 포함한 팀장들이 자율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해온 것으로 보아 독립성이 인정되었습니다.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여부입니다. 원고의 수당은 팀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실적에 연동되는 수수료 방식이었고 매월 편차가 컸기 때문에, 근로 자체의 대가보다는 사업 성과에 따른 이윤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전속성 및 계속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도 판단 요소입니다.
  • 사회보장제도 적용 여부: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가입 여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등도 간접적인 판단 요소로 작용합니다.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이 근로자성 부정의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되었습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며, 사용자는 계속 근로기간 1년 이상인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으므로, 해당 법률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제 업무 관계 파악: 근로자인지 여부는 계약서상의 명칭(예: 위촉계약, 도급계약)보다는 실제 업무 수행 방식, 사용자의 지휘·감독 정도, 보수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보아 판단됩니다.
• 업무 지시 및 감독 여부 확인: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는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구속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자율성이 높았다면 근로자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보수 지급 방식 분석: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오로지 개인 또는 팀의 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수수료 방식으로 보수를 받았다면, 근로의 대가보다는 사업 성과에 따른 이윤 분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사업 영위의 독립성 판단: 스스로 비품이나 작업 도구를 소유하고 제3자를 고용하거나 이윤 및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했는지 여부도 중요합니다. 독립적인 사업자적 성격이 강하면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 사회보험 가입 및 세금 처리 방식: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가입 여부 및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는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간접적인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면 근로자성 부정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직책의 이름보다는 실제 역할: 직책의 이름(예: 총무, 팀장)보다는 실제 그 직책에서 어떤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수행했는지가 근로자성 판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