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건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여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돈을 인출하고 전달하려던 인출책과 수거책이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입니다. 피고인 A은 체크카드를 받아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역할을, 피고인 B은 인출된 현금을 전달받아 송금하는 수거책 역할을 각각 담당했습니다. 법원은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인정하여 두 피고인 모두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며, 특히 동종 전과가 있던 피고인 B에게는 더욱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의 돈이 입금된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보관하고, 이를 이용하여 돈을 인출하여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한 '인출책'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 피고인 B: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인출책인 A로부터 인출된 현금을 전달받아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는 '수거책' 역할을 하려다 검거된 사람으로, 과거에도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 성명불상의 총책 및 유인책: 중국에 콜센터를 두고 법원, 검찰, 국세청,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여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주도 세력입니다.
• 피해자 X, Z, AA, AB 등: 보이스피싱 조직의 거짓말에 속아 대출 상환금, 인지세 등의 명목으로 총 3,950만 원에 달하는 돈을 송금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성명불상의 총책이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 콜센터에서 인터넷 국제전화 등을 이용해 법원, 검찰, 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하며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거짓말을 하여 돈을 편취했습니다. 피고인 A은 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으로서, 조직원으로부터 대포통장과 연결된 체크카드를 전달받아 보관하고,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 약 599만 원을 인출하여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이후 다른 체크카드를 이용하여 추가 피해금을 인출하려다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피고인 B은 인출책인 A 등이 인출한 현금을 전달받아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는 '수거책' 역할을 담당하기로 조직과 공모했습니다. 피고인 B은 A로부터 돈을 전달받기 위해 특정 장소에서 대기하던 중 2018년 3월 27일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 변제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인지세 명목으로 추가 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총 3,950만 원 가량을 편취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 A은 자신이 체포된 이후 송금된 피해금에 대해서는 사기죄의 미수 책임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B은 자신이 다룬 돈이 보이스피싱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경찰이 자신을 상피고인 A인 것처럼 속여 유인하여 체포한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을, 피고인 B에게 징역 3년 6월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또한, 범행에 사용된 압수물인 체크카드 등은 피고인들로부터 몰수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기망하는 사회적 해악이 큰 범죄이므로 가담자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피고인 A의 검거 이후 송금된 피해금에 대해서도 공모관계 이탈로 볼 수 없으므로 사기죄의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피고인 B에 대해서는 보이스피싱 범행을 인식했거나 최소한 그 가능성을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경찰의 수사 과정은 함정수사가 아니라고 보아 피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피고인들의 반성 부족과 피해 금액, 그리고 피고인 B의 동종 누범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와 같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률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속여 재물을 빼앗거나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항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을 거짓말로 속여 돈을 송금받은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2.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명 이상이 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에 참여한 경우, 각자를 모두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보이스피싱과 같이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조직적으로 범행하는 경우, 인출책, 수거책 등 각자의 역할을 맡은 모든 가담자에게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부과됩니다. 피고인 A의 경우, 본인이 검거된 이후 다른 공모자에 의해 피해금이 송금되었더라도 공모 관계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어 공동정범으로서 사기죄의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3.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제6조 제3항 제3호 (접근매체 대여 등)​: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체크카드나 통장 등 '접근매체'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빌려 받거나,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피고인 A이 여러 명의 명의로 된 체크카드와 통장을 전달받아 보관한 행위가 이 법에 위반되어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4. 형법 제35조 (누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배까지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피고인 B은 이전에 사기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가석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유사 범죄를 저질렀으므로 누범에 해당하여 형이 가중되었습니다.
5. 함정수사 판단 법리: '함정수사'는 본래 범죄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계략을 써서 범죄를 유발시키는 수사 방법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범죄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범죄 의사를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 범행의 기회를 주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함정수사로 보지 않습니다. 피고인 B의 경우, 이미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할 의사를 가지고 대기하던 중 경찰에 체포되었으므로, 경찰의 수사가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보이스피싱 조직은 끊임없이 새로운 수법으로 접근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 유의하여 피해를 예방하고,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가담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1. 기관 사칭 주의: 법원, 검찰, 국세청, 경찰, 금융기관은 전화로 개인의 돈을 요구하거나 계좌 이체를 유도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구를 받으면 100% 보이스피싱이므로 즉시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2. 대포통장 및 접근매체 제공 금지: 자신의 통장,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빌려주거나 양도, 보관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습니다. 돈을 받기로 하고 전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3. '고액 알바'의 유혹 경계: '단순히 돈을 찾아 전달만 해도 일당을 많이 준다'는 식의 제안은 대부분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이나 '수거책'을 모집하는 수법입니다. 이런 일은 명백한 범죄 가담 행위로, 가담자는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4. '몰랐다'는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음: 보이스피싱 수법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어, 자신이 범죄에 연루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사 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가중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즉시 의심하고 신고: 의심스러운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받거나,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된 것 같으면 즉시 경찰(112)이나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여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