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원고 A이 추락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여 복부 출혈 및 뇌출혈 진단을 받고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심각한 후유장애를 입게 되자, 병원 의료진이 초기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과실을 저질러 원고 A의 상태를 악화시켰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병원 의료진의 진료 과정에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은 2017년 2월 12일 집 2층에서 추락하여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초기 검사에서 경막하 출혈 외에 다른 유의미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아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경과를 관찰했습니다.
그러나 입원 약 5시간 후 혈압이 78/50mmHg로 떨어지고 혈액검사 결과 혈소판과 혈색소가 저하된 것을 확인했으며, 이후 시행한 CT 검사에서 복강 내 3곳의 가성동맥류(활동성 출혈)와 골반 골절이 진단되어 1차 색전술을 시행했습니다. 1차 색전술 후에도 혈소판 수치가 떨어지고 의식 상태가 무기력에서 혼미로 악화되자 뇌 CT 검사 결과 뇌내출혈과 뇌부종이 확인되어 뇌 수술(두개골 절제 및 감압술, 혈종제거술)을 받았습니다.
뇌 수술 중 다른 출혈이 의심되어 복부 CT를 다시 시행했고, 복강 내 1차 색전술 시술 부분과 다른 부위에서 추가 출혈이 발견되어 2차 색전술까지 시행했습니다. 이 모든 치료에도 불구하고 원고 A은 반혼수상태에 빠졌다가 회복되었으나 좌측 반신마비와 인지기능 저하 등의 심각한 후유장애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초기 진료에서 복부 출혈 진단을 지연하고 부적절하게 대처하여 원고 A의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주장하며 원고 A에게 1억 8천만 원, 원고 B와 C에게 각 5백만 원 등 총 1억 9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병원 의료진이 추락 환자의 초기 진단 과정에서 복부 출혈 진단을 지연하고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아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고 뇌출혈이 발생하게 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적절한 검사와 처치를 진행하였고,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의료기관의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난 과실이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기관이 환자의 생명과 신체를 관리하는 업무에 있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으나,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의료 행위가 당시의 의료 수준과 환자의 상황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 있었다고 판단하여 병원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진의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해당하며, 관련 법리는 대한민국 민법상의 불법행위 책임과 의료 과실에 대한 대법원 판례에 근거합니다.
의료 과실의 판단 기준: 의사가 진찰이나 치료 같은 의료 행위를 할 때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중요한 업무이므로,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맞춰 위험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해야 할 '주의의무'를 가집니다. 이러한 의사의 주의의무를 판단할 때는 해당 의료 행위가 이루어질 당시 의료기관을 포함한 임상 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실천되는 의료 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대법원 2000. 7. 7. 선고 99다66328 판결 등 참조)
의료진의 재량 존중: 의사는 진료를 하면서 환자의 상황, 당시의 의료 수준, 그리고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선택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 아니라면, 진료 결과를 놓고 특정 방법만이 옳고 이와 다른 조치에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 A의 추락 사고 후 초기 진료 및 검사, 중환자실 관찰, 혈압 및 혈액 변화에 따른 추가 CT 검사 및 색전술 시행, 그리고 뇌내출혈 발생에 따른 긴급 수술 등 일련의 과정에서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합리적 재량을 벗어난 과실이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초기 X-ray 검사와 활력징후 관찰 후 혈압 저하 및 혈액 검사 이상 발견 시 신속하게 CT 검사 및 색전술을 시행한 점, 뇌내출혈 발생 시에도 즉시 뇌 수술을 시행한 점 등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