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포탄 생산 기술 무단 수출 및 국방기술 유출 사건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 A과 직원 B, C가 F 국방산업국에 H 포탄 생산 설비 및 기술 이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나 방위사업청장의 허가 없이 군용물자물품의 설계, 조립, 개발,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기술자료, 그리고 국방과학기술을 제공하여 대외무역법 및 방위사업법을 위반한 사건입니다. 대표이사 A은 과거에도 대외무역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주도했습니다. 재판부는 A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B에게 벌금 500만 원을, C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주식회사 D에게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H 곡사포용 고폭탄 신관(E) 도면의 무허가 수출과 대량파괴무기 전용 가능성이 의심되는 장비 및 물품의 무허가 수출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F 국방산업국과 포탄 제조설비 보수 및 기술 이전 관련 계약을 주도하고 총괄했습니다. 과거에도 대외무역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 피고인 B: 주식회사 D에서 F의 포탄 제조 기술 자문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입니다. 과거 1차 K 프로젝트 사업에도 기술자문으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 피고인 C: 주식회사 D의 상무로서 F '15공장'의 책임자로 업무를 총괄했던 인물입니다. 과거 1차 K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 피고인 주식회사 D: 기계제작 및 무역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F 국방산업소에 H 포탄 제조 설비 및 기술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 F 국방산업국: 피고인들과 포탄 생산 설비 및 기술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한 해외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주식회사 I이 F 국방산업소와 추진하던 '1차 K 프로젝트'(H 곡사포용 고폭탄 등 포탄 생산 설비 및 기술 수출)가 수사기관 적발로 중단된 것에서 배경을 찾을 수 있습니다. 피고인 A은 1차 K 프로젝트에 추진제 장비 공급업체로 참여했던 인물로, 2010년 초 F 정부와 다시 접촉하여 중단되었던 포탄 생산 설비 및 기술 구축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 D는 F 국방산업소와 H 포탄 생산 라인 공급 및 기술서비스 계약 등을 체결했고, 피고인 A, B, C 등은 2010년 10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방위사업청장 등의 허가 없이 H 곡사포용 고폭탄(U, V) 및 신관(E) 생산 관련 기술과 도면, 공정도 등 기술자료를 F 국방산업국에 제공하고 수출했습니다. 이는 군용물자물품의 설계 및 조립, 개발, 생산 등에 필요한 기술과 기술자료이며,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사용하는 H 포탄, 신관 등 국방과학기술에 해당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들이 F 국방산업국에 제공한 포탄 생산 관련 기술과 기술자료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허가가 필요한 '전략물자' 수출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과거에 이미 제공되었던 미완성 기술자료를 개정하고 완성도를 높여 제공하는 행위가 새로운 수출로 볼 수 있는지, 해외 현지에서의 기술 지원도 국내법상 수출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둘째, 제공된 기술이 방위사업청장의 허가가 필요한 '국방과학기술' 수출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사용하는 H 포탄 및 신관 생산 기술이 국방과학기술로 분류되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셋째, 공소사실의 특정 여부입니다. 검찰이 개정작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논의되었습니다. 넷째, 피고인들이 수출한 장비와 물품이 대량파괴무기 등의 제조·개발·사용·보관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품에 해당하여 '상황허가'를 받아야 했는지, 그리고 피고인들이 그러한 가능성을 알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대외무역법 위반 및 방위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다음과 같이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A: 징역 2년에 처하며,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합니다.
• 피고인 B: 벌금 500만 원에 처하며,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고,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합니다.
• 피고인 C: 징역 8월에 처하며,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합니다.
• 피고인 주식회사 D: 벌금 5,000만 원에 처하며,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합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신관(E) 도면의 무허가 수출로 인한 대외무역법위반의 점 및 별지 범죄일람표 2, 3 기재 각 장비 및 물품의 무허가 수출로 인한 대외무역법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고, 그 판결 요지를 공시했습니다.

결론

본 사건은 방산업체 대표이사와 직원들이 국가의 허가 없이 전략물자와 국방과학기술을 해외로 유출하여 대외무역법 및 방위사업법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입니다. 피고인들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업에 연루되거나 전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평가되었습니다. 다만,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과거에 이미 유출된 기술과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대량파괴무기 전용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는 전략물자 및 국방과학기술 수출 시 철저한 법규 준수와 사전 허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판례라 할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 대외무역법 (제19조 제2항, 제53조 제2항, 제57조)​: 국제 평화 및 안정 유지와 국가 안보를 위해 수출 허가가 필요한 '전략물자'를 허가 없이 수출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포탄 생산에 필요한 기술 및 기술자료가 전략물자에 해당하며, 이전에 제공된 미완성 기술을 완성하여 제공하는 것도 새로운 '수출'로 보았습니다. 국내 기술 인력이 해외 현지에서 기술을 지원하는 활동도 국내법상 '수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이 업무에 관하여 법규 위반 행위를 한 경우, 행위자를 처벌하는 외에 그 법인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이 적용되어 주식회사 D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구 방위사업법 (제57조 제2항, 제62조 제2항, 제63조)​: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을 국외로 수출하거나 그 거래를 중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사용하는 H 포탄 및 신관의 생산 기술이 '국방과학기술'에 해당하며, 이를 허가 없이 수출한 것이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법 또한 대외무역법과 마찬가지로 법인의 양벌규정을 두고 있어 주식회사 D가 함께 처벌받았습니다.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경우, 각자가 그 죄의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피고인들은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기술 수출을 진행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형법 제37조 (경합범)​: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해진 형벌에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대외무역법 위반과 방위사업법 위반 두 가지 죄를 저질렀으므로 경합범 가중이 적용되었습니다.
• 공소사실 특정의 원칙: 공소사실은 법원에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에게 방어의 범위를 알려주기 위해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포괄일죄의 경우, 개별 행위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더라도 전체 범행의 시기, 종기, 방법 등을 명시하면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기술 수출의 구체적인 개정작업 내용이 모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전체적인 계약 내용과 범행 기간 등이 특정되어 있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상황허가 요건 (구 대외무역법 제19조 제3항)​: 전략물자는 아니지만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의 제조·개발·사용 또는 보관 등의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은 물품을 수출하려는 자는 그 물품 등의 수입자나 최종 사용자가 그 물품 등을 대량파괴무기 등의 용도로 전용할 의도가 있음을 알았거나 그러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되면 관계 행정기관의 장의 허가(상황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H 곡사포용 고폭탄이 대량파괴무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이 전용 가능성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혐의는 무죄로 선고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국가 안보 및 국제 평화 유지를 위한 '전략물자' 및 '국방과학기술' 수출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의 엄격한 허가 대상입니다.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해당 기관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 과거에 이미 이전된 것으로 보이는 기술이라 할지라도, 그 기술의 내용이 불완전하여 새로이 개정 작업을 거치거나 완성도를 높여 제공하는 경우 이는 새로운 '기술 수출'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해외 현지에서 이루어지는 기술 지원 및 기술 이전 활동 또한 국내법상의 '수출' 개념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고 할지라도 국내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합니다.
• 특히, 대한민국이 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생산하는 무기 관련 기술은 '국방과학기술'로 분류될 수 있으며, 제3국 수출 시에는 원천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추가적인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기업의 대표이사 등 경영진은 물론, 실제 기술 지원에 참여하는 직원들도 관련 법규 위반 시 형사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모든 관련자들이 법규 준수 의무를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 계약 체결 시 계약 주체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용도를 속이는 등의 은폐 행위는 범행의 죄질을 불량하게 보고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 대량파괴무기(WMD) 관련 물품 수출에 대한 '상황허가'는 핵무기, 생화학무기 등과 같이 엄격하게 정의되는 무기에 주로 적용됩니다. 재래식 무기에는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전용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 신중한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