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 A는 피해자와 함께 모텔에 들어간 후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하며 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을 믿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와 피해자는 2021년 9월 17일 17시경 K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 중 피고인은 피해자와 함께 '○모텔' 불상의 호실에 들어갔습니다. 피해자는 모텔 방에서 대화 중 피고인이 갑자기 자신에게 달려들어 끌어안고 입맞춤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강제추행으로 고소했습니다. 이 사건 발생 3일 후 피고인의 아내 I은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피고인과의 불륜 관계를 추궁했고, 2022년 3월경에는 피해자를 상대로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해자는 해당 민사 소송의 소장을 송달받은 2022년 5월경부터 피고인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하며 피해 사실을 문제 삼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해자가 주장하는 강제추행 피해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진술을 하게 된 배경, 그리고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과의 연관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 당일 여행 경위에 대한 거짓 진술, 피고인의 아내로부터의 민사 소송 압박, 소속사 사장의 조언 등 여러 정황과 모순되며, 피해 사실 주장 후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아내와의 대화에서 피해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부정행위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종합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강제추행을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항소법원의 심판): 이 조항은 항소심 법원이 원심 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령을 잘못 적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할 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스스로 다시 판결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은 1심 법원이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판단하여 이 조항에 따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직접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판결): 이 조항은 피고인의 범죄 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거나,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 법원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란 검사가 제시한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유죄라는 확신이 들지 않을 때를 의미하며, 이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가 증명되어야 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인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원칙과 연결됩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여러 객관적 정황과 모순되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달리 피고인의 강제추행 사실을 증명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의 유죄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법원의 판단을 보여줍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중요한 증거가 되지만, 객관적인 정황 증거가 진술과 모순될 경우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사건 발생 전후 당사자들의 관계, 문자 메시지나 통화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민사 소송 등 다른 법적 분쟁과 연관되어 고소가 이루어진 경우, 고소인의 진술이 자신의 민사상 책임을 회피하거나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시점과 고소 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거나, 그 시간 동안 가해자나 제3자와의 대화에서 피해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점은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사건과 관련된 모든 대화 내용, 메시지, 그리고 사건 전후의 행적은 상세히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