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A사)가 피고(F사)의 PC방 인터넷 서비스를 계약 목적과 다르게 VPN 서비스 재판매에 이용하여 피고가 계약을 해지하자, 원고는 해지 통보의 무효확인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서비스 재판매 행위가 약관 위반이며, 피고의 해지 통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의 대표이사 B은 2010년부터 전자상거래업을 영위하다 2016년에 원고인 주식회사 A를 설립했습니다. B은 2011년 8월 31일부터 2015년 8월 30일까지 피고의 대리점을 통해 총 18개 회선에 대한 PC방 인터넷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원고 회사가 이 계약을 승계했습니다. 이 계약은 PC방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여 제3자에게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피고는 2024년 1월 29일과 30일, 그리고 2월 8일, 원고가 피고의 사전 승인 없이 서비스를 제3자에게 재판매했다는 이유로 계약상 회선의 이용 정지 및 해지를 통지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대해 해지 통지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2024년 4월 15일 기각되었고, 이 결정은 2024년 12월 5일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피고는 2025년 1월 6일부로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피고에게 해지 통보의 무효 확인과 함께 가상사설망 서버 현재 가치, 매출 감소액, 가용자원 판매 불가 손해 등 총 68,263,17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그리고 매 30일마다 500,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약관을 위반하지 않았거나, 피고가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으며, 피고의 해지 통보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의 재판매 행위가 계약 위반이며, 해당 약관은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피고의 계약 해지 통보가 적법한지 여부, 원고의 가상사설망(VPN) 서비스 재판매 행위가 약관을 위반한 것인지, 피고가 약관의 중요 내용을 원고에게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피고의 계약 해지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입니다.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24. 2. 8.자 계약해지 등 통보는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PC방 인터넷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사전 승인 없이 해당 서비스를 제3자에게 VPN 형태로 재판매한 행위는 약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해당 약관 조항들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내용이어서 피고에게 별도의 설명의무가 면제되며, 피고가 계약 해지권을 행사한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제3조의 내용이 핵심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약관법 제3조 제2항 및 제3항은 사업자가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제4항은 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약관 내용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합니다. 그러나 이 설명의무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내용이거나 법령에서 정한 것을 되풀이하는 내용, 또는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에 대해서는 사업자에게 설명의무가 면제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가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높은 사업자라는 점, PC방 인터넷 서비스 계약의 사용 목적이 명확하고 재판매이용계약과는 서비스 내용과 요금이 다르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가 'PC방 인터넷 서비스 이용계약'을 통해 제공받은 서비스를 PC방 영업 목적과 다르게 제3자에게 재판매하는 것이 계약상 허용되지 않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에게 해당 약관 내용에 대한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신의성실의 원칙이 쟁점이 되었는데, 이는 민법상 권리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해야 한다는 대원칙입니다. 하지만 이 원칙에 반하여 권리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제공했거나 상대방이 신뢰하는 데 정당한 상태였어야 하며, 그 권리 행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반해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약관 위반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으며, 계약 해지 전 원고에게 이용 회선 서비스 변경 또는 VPN 영업 중단 등의 시정 기회를 제공했으므로, 피고의 해지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 이용 계약 시, 계약서에 명시된 서비스 이용 목적과 실제 사용 용도가 일치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PC방 전용 서비스와 같이 특정 목적을 위한 계약은 그 외의 용도(예: VPN 재판매, 서버 설치를 통한 제3자 서비스 제공 등)로 사용하면 명백한 약관 위반이 되어 계약 해지 및 서비스 중단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재판매나 상업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서비스 제공자에게 사전에 명확히 알리고 해당 목적에 맞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거나 공식적인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사업자가 약관의 중요 내용을 설명할 의무를 가지지만, 해당 약관 조항이 거래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내용이거나, 법령에서 정한 사항을 되풀이하는 경우, 또는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라면 설명의무가 면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진 사업자는 약관 내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더 높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장기간 계약 관계가 유지되었다고 하더라도, 서비스 제공자가 계약 위반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거나,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시정할 기회를 제공했다면 계약 해지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약 위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즉시 시정 조치를 취하거나 서비스 제공자와 적극적으로 협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