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택시 운전기사였던 원고는 회사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2016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 최저임금 및 야간수당 차액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임금협정 합의가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으며 택시 운전기사로 일했습니다. 이 제도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사납금)을 회사에 내고 나머지는 운전기사가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2009년 7월 1일부터는 택시 운전기사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되었습니다. 피고 회사는 2015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으로 정했으나, 2016년 임금협정에서는 이를 1일 4시간으로 단축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2016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실제 근로 형태 변화 없이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무효의 합의라고 주장하며, 2015년 협정상의 1일 6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최저임금 및 야간수당 차액 1,153,709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로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2016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등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택시운수업의 특성상 근로시간 파악이 어렵고 노사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필요성이 있는 점,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 후 상당한 시간적 간격(7년)을 두고 임금협정이 체결된 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의 이의 제기가 없었던 점, 그리고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한 시급이 당시 최저시급 6,030원을 상회하는 7,984원이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는 기준근로시간을 정하고(제50조 제1항, 제2항) 그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제2조 제1항 제8호)으로 규정합니다. 근로자와 사용자는 이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합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의 합의가 형식에 불과하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졌다면 그 효력을 부정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특례조항입니다. 이 조항은 2007년 개정되어 2009년 7월 1일부터 서울특별시를 포함한 전국에서 시행되었으며, 일반택시 운전 업무 종사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합니다. 즉, 고정급만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하게 되므로, 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고정급 시급이 최저임금을 넘도록 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어 이러한 합의의 유효성이 문제됩니다.
택시 운수업의 '사납금제'와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최저임금법 준수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과 회사 간에 체결된 임금협정이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규정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라면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은 그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없이 강행규정 잠탈 의도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택시운수업의 특성상 근로자의 실제 운행시간이나 근로 형태를 회사가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기 어렵다는 점이 노사 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데 고려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 시점과 임금협정 체결 시점의 시간적 간격,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의 이의 제기 여부, 그리고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한 시급이 당시 최저시급을 상회하는지 여부 등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임금협정 내용, 실제 근로 시간, 그리고 해당 시기의 최저임금 시급을 꼼꼼히 확인하고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