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사단법인 D장애인협회가 방위사업청장이 내린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불복하여 제기한 소송입니다. 1심 법원이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하자 방위사업청장이 항소했지만, 항소심 법원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방위사업청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주요 쟁점은 국가계약법상 ‘부정한 행위’의 의미와 계약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품질 미달이 여기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방위사업청장은 D장애인협회가 국방 관련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여 2021년 12월 24일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처분의 주요 원인은 D장애인협회가 납품한 운동복의 제조원단이 특정 시험 결과(KATRI 시험결과)에서 요구되는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원단 상태에서 측정된 이화학적 수치(예: 마찰견뢰도, 수분제어특성, 땀견뢰도)가 제조 공정을 거쳐 완제품이 되었을 때 일부 변화하거나 미달한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방위사업청장은 원고에게 완제품에서도 원단의 품질 기준을 그대로 유지할 책임이 있으며, 수치 미달 자체가 처분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D장애인협회는 자신들의 행위가 '부정한 행위'가 아니며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국가계약법 및 관련 시행령, 개별기준에서 정하는 '부정한 행위'의 범위와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그리고 계약된 물품의 제조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변화가 '부정한 행위'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방위사업청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과 같이 원고 사단법인 D장애인협회에 대한 6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항소 비용은 피고 방위사업청장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국가계약법상 '부정한 행위'를 설계서와 다른 낮은 자재를 사용하거나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옳지 못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계약 의무를 위반한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D장애인협회가 제조한 운동복의 원단과 완제품 간 일부 품질 수치 변화가 있었으나, 이는 일반적으로 사용될 수 없는 이례적인 공정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고, 원고가 적극적으로 옳지 못한 방법을 사용한 '부정한 행위'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계약 이행 결과의 객관적 하자가 있었다고 해도 이를 '부정한 행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방위사업청장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법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및 관련 규정의 해석에 있습니다.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1호: 이 조항은 '계약을 이행할 때에 부실·조잡 또는 부당하게 하거나 부정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실·조잡 또는 부당'한 이행과 '부정한 행위'를 구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이들을 별도의 유형으로 보아 제재기간을 달리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4항 및 관련 개별기준: 이 시행령은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기준을 정합니다. 개별기준 제3호 나목에서는 '부정한 행위'의 구체적인 예시로 '설계서상의 기준규격보다 낮은 자재를 쓰는 행위'를 들고 있습니다.
'부정한 행위'의 법원 해석: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두32393 판결 참조)에 따르면, 국가계약법상 '부정한 행위'는 단순히 계약 이행 결과의 품질 미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설계서상의 기준규격보다 낮은 다른 자재를 쓰거나 이와 같은 정도로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옳지 못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자'를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적용: 본 사건에서 법원은 D장애인협회가 납품한 운동복의 품질이 일부 기준에 미달했더라도, 이를 낮은 자재를 고의로 사용하거나 적극적으로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계약 이행의 결과에 객관적 하자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정한 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방위사업청장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이 조항들은 항소심 법원이 1심 판결의 사실 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자신의 판결 이유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규정입니다.
공공기관과의 계약에서 물품의 품질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단순히 완성된 제품의 품질이 계약서상의 기준에 미달한다고 해서 항상 '부정한 행위'로 간주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한 행위'의 명확한 이해: 법원은 '부정한 행위'를 설계서상의 기준보다 낮은 자재를 의도적으로 사용하거나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옳지 못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경우로 해석합니다. 단순히 품질이 조금 부족하거나 결과적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부실 이행' 또는 '조잡 이행'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제재 수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제조 공정의 영향 고려: 재료(원단) 상태와 최종 완제품 상태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제조 공정(염색, 다림질 등)에서 품질 수치가 달라질 수 있음을 미리 계약서에 명시하거나, 품질 테스트 시 원단과 완제품 모두를 평가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객관적 증명 자료 확보: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문제가 고의적인 '부정한 행위'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제조 과정의 불가피한 결과인지, 또는 품질 관리상 과실에 해당하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연구 보고서, 전문가 의견서, 공정 기록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 조건의 구체화: 품질 기준의 측정 시점(원단 단계, 완제품 단계)이나 측정 방법, 그리고 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오차 범위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추후 분쟁의 소지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