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금전문제 · 노동
주식회사 A는 B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 및 C 주식회사와 지역주택조합 설립 관련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조합설립인가 지연으로 '연장계약'이 이루어졌고 주식회사 A는 이에 대한 추가 용역비 지급을 요구했으나 피고들은 기존 계약 기간만 연장된 것이라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은 계약이 조합 총회 의결 없이 체결되어 무효이거나 조합원 모집이 선행 조건이라는 등 여러 주장을 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손을 들어 피고들에게 용역비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B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 및 C 주식회사에 지역주택조합 설립을 위한 컨설팅 및 자문 용역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용역 제공 기간 중 조합설립인가가 지연되자 당사자들은 '연장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연장계약이 추가 용역비를 발생시키는 것이라며 총 3억 3천여만 원의 용역비와 1천1백만 원의 수수료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들은 연장계약은 용역 기간만 연장하는 것이고 추가 용역비 지급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의 총회 의결 없이 체결된 계약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용역비 지급이 조합원 300명 모집이라는 조건에 달려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연장계약 자체가 피고들의 착오에 의해 체결되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 사건 연장계약이 용역 제공 기간 연장 외에 추가 용역비 지급 의무를 발생시키는 것인지,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와의 계약이 총회 의결 없이 유효한지, 용역비 지급이 조합원 300명 모집이라는 정지조건에 해당하는지, 연장계약이 피고들의 착오에 의해 체결되어 취소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피고들(B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와 C 주식회사)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38,800,000원 및 이에 대한 2020년 10월 20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연 5%,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피고 B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는 원고에게 추가로 11,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20년 10월 20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연 5%,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법원은 연장계약이 용역 제공 기간을 연장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용역비 209,000,000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주택법에 따라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과 달리 피고 추진위원회는 법령상 규제 없이 자율적으로 구성된 임의단체이므로 주택법상 총회 의결 규정이 당연히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용역비 채권이 조합원 300명 모집을 정지조건으로 한다고 볼 수 없으며, 연장계약이 피고들의 착오로 체결되었다는 주장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는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계약 해석의 원칙, 정지조건과 불확정기한의 구별,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법적 성격, 그리고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와 관련된 법리를 다루었습니다.
1. 계약 해석의 원칙: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아닌, 표시된 행위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인 의미를 탐구해야 합니다. 본 판결에서는 용역계약서의 '용역비 추가 지급' 조항, 연장계약서의 용역비 기재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연장계약이 추가 용역비 지급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2. 정지조건과 불확정기한: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 명확하지 않을 때,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 '정지조건'으로,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뿐만 아니라 발생하지 않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채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불확정기한'으로 해석합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조합원 300명 모집 여부가 용역비 지급의 '정지조건'이 아니라 '불확정기한'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의 법적 성격: 주택법 제11조 제1항,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은 설립인가를 받아야 하며, 조합 규약에 예산 외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 체결에 대해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피고 추진위원회는 주택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제 없이 자율적으로 구성된 '임의단체'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계약에 주택법상의 조합 총회 의결 규정이 당연히 적용되지 않으며,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무효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4조 제3항이 정한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추진위원회와는 법적 성격이 다름을 분명히 했습니다.
4.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민법상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고,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 없이 발생한 경우 취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착오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인 증거로 착오 사실과 그 중요성, 그리고 중과실 없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의 착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계약서 작성 시 용역 기간 연장과 추가 비용 발생 여부를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특히 조건부 계약의 경우, 특정 사실의 발생이 채무 이행의 '정지조건'인지 아니면 '불확정기한'인지 명확히 해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합니다.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주택법상 설립 인가를 받은 조합과는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추진위원회는 임의단체에 해당하여 주택법의 조합 총회 의결 관련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시 단체의 법적 지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시 중대한 착오가 있었다는 주장을 통해 계약을 취소하려면, 객관적인 증거로 착오 사실과 그 중요성을 입증해야 하며, 착오 발생에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