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의료
고혈압 환자 A는 호흡곤란과 어지럼증으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으나, 병원은 심부전으로 진단하고 퇴원시켰습니다. 퇴원 직후 환자 A는 병원 내 화장실에서 쓰러져 심정지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어 중증 의식저하 및 사지 마비 상태가 되었습니다. 환자 A와 가족들은 병원 의료진의 진단, 퇴원 조치, 응급조치 및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병원 의료진이 환자 A의 호흡곤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충분한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산소포화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퇴원 조치한 과실을 인정했으나, 응급조치 및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병원의 책임을 30%로 제한하여 환자 A에게 약 4천4백만원, 배우자에게 5백만원, 자녀들에게 각 2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019년 12월 7일, 평소 고혈압을 앓던 70세의 환자 A는 이틀 전부터 시작된 호흡곤란과 어지럼증으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내원 당시 산소포화도가 85~88%로 낮았으며, 혈액 검사에서 심부전 및 폐색전증 관련 수치(Pro-BNP 1,403pg/ml, D-dimer 7.22mg/L)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의료진은 환자 A를 심부전으로 진단하고 이뇨제를 투여한 뒤, 17시 13분경 외래진료를 권유하며 퇴원 조치했습니다. 하지만 환자 A는 산소 투입 중단 시 산소포화도가 12분만에 90% 이하로 떨어지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고, 병원 기록에도 '산소 투입 중지하고 움직이기만 하면 산소포화도 80대로 떨어져 입원치료 고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퇴원 직후 환자 A는 병원 내 화장실에서 쓰러져 17시 31분경 발견되었고, 당시 산소포화도는 88%였습니다. 이후 산소마스크 착용, 중환자실 입원 결정 등의 조치가 이어졌으나, 18시 3분경 혼수상태에 빠지고 18시 17분경 심정지에 이르렀습니다. 심폐소생술 후 18시 21분경 자발적 순환이 회복되었으나, 이후 CT 검사에서 폐색전증, 관상동맥조영술에서 불안정형 협심증이 진단되었습니다. 환자 A는 심정지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중증 의식저하 및 사지 마비의 영구적 후유장해를 입게 되었고, 이에 환자와 가족들은 병원에 의료과실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환자 A가 응급실에 내원했을 당시 의료진이 호흡곤란의 정확한 원인(폐색전증 또는 불안정형 협심증)을 진단하기 위한 충분한 추가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심부전으로만 진단한 과실이 있었는지, 산소포화도 등 활력징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환자 A를 성급하게 퇴원 조치한 과실이 있었는지, 퇴원 직후 쓰러진 환자 A에 대한 응급조치 과정에 과실이 있었는지, 그리고 의료진의 이러한 과실들이 환자 A의 저산소성 뇌손상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의료진의 지도설명의무 위반 여부와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 및 책임 제한 비율도 다뤄졌습니다.
피고는 원고 A에게 44,839,981원, 원고 Y에게 5,000,000원, 원고 C, D, E에게 각 2,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12. 7.부터 2023. 11. 9.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총비용 중 6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 A의 응급실 내원 당시 호흡곤란의 원인(폐색전증 또는 불안정형 협심증)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한 충분한 검사(흉부 CT, 심초음파, 관상동맥조영술 등)를 실시하지 않은 채 심부전으로만 진단하고, 산소포화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서둘러 퇴원 조치한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진단 및 퇴원 과정에서의 과실이 환자 A의 저산소성 뇌손상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퇴원 후 환자 A가 쓰러진 상황에서의 응급조치(산소 공급, 기관 내 삽관, 심폐소생술) 과정이나 지도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환자 A의 기존 질환, 당시 증상의 비전형성, 응급조치의 신속성 등을 고려하여 피고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하여 최종 손해배상액을 산정했습니다.
의료 과실 및 주의 의무와 관련하여, 의사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59304 판결 등). 이는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는 의료행위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진단상 과실은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는 진단 수준의 범위에서 의사가 전문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 윤리, 의학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 판단합니다(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6다244491 판결 등). 본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이 환자 A의 호흡곤란 원인 감별을 위한 충분한 추가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심부전으로만 진단한 것이 진단상 과실로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하고 중대한 질환의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분한 경과 관찰이나 추가 진단 노력 없이 환자를 퇴원시키는 것은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본 사안의 퇴원 조치 과실로 이어졌습니다. 의료 과실과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며, 의료진의 과실이 없었다면 그러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법인은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의료진이 업무상 과실로 환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민법 제756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의사 측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환자의 기존 질환, 증상의 비전형성, 의료행위의 난이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이념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으며(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18332 판결 등), 이 사건에서는 환자의 기존 질환과 증상의 비전형성 등을 고려하여 피고 병원의 책임을 30%로 제한했습니다.
고령 환자의 경우 심각한 질환(예: 불안정형 협심증, 폐색전증)이 흉통 없이 호흡곤란, 어지럼증, 위약감 등 비전형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더욱 면밀한 진단과 검사를 해야 합니다. 호흡곤란 등 위중한 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경우, 증상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산소포화도 등 활력징후가 불안정하다면, 심초음파, 흉부 CT, 관상동맥조영술 등 추가적인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시도하고 원인 질환의 심각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환자의 활력징후(특히 산소포화도)가 산소 투여 없이도 안정적인 정상 범위로 유지되지 않는 등 불안정한 상태라면, 의료진은 추가적인 경과 관찰이나 입원 조치를 고려해야 하며, 성급한 퇴원 조치는 의료과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응급 상황에서는 처치에 우선순위를 두지만, 환자 상태의 중요한 변화(예: 산소포화도, 의식 수준)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기록하여 추후 진료의 참고 자료로 활용해야 합니다.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증상을 보일 경우, 기존 질환이 악화되었거나 새로운 중증 질환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각도로 접근하여 진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