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아파트 재건축 설계 용역 계약 해제와 용역비 분쟁 해결 판결

이 사건은 주식회사 A(설계 용역 업체)가 B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피고)을 상대로 미지급된 설계 용역 계약금과 추가로 수행한 용역에 대한 대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2010년 10월 5일 피고와 B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원고는 계약 시 지급하기로 약정된 계약금 156,888,600원과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피고의 요청으로 수행한 추가 용역에 대한 대금 127,047,800원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주장하며 대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양 당사자의 이익과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정 내용은 설계용역 계약이 해제되었음을 확인하고, 피고가 이미 원고에게 지급한 가지급물은 원고에게 최종 귀속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는 피고에게 2023년 11월 30일까지 60,000,000원을 지급하고, 미지급 시 2023년 12월 1일부터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고, 양 당사자 사이에 결정 사항 외에는 어떠한 채권, 채무도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며 소송 총비용과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주식회사 A): B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의 설계 용역을 맡았던 건축 설계 회사
• 피고(B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 B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분쟁 상황

주식회사 A(원고)는 B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피고)과 2010년 10월 5일 총 계약금액 7억 1천3백여만 원의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에 따라 원고는 사업시행계획 인가에 필요한 건축심의도, 사업시행인가 설계도, 실시설계에 필요한 도서 작성 업무를 맡았습니다. 원고는 계약 체결 시 지급하기로 한 계약금 1억 5천6백여만 원(부가세 포함)이 피고가 시공회사를 선정한 이후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가 2018년 9월 시공사를 선정한 후에도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자 원고는 계약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계약 내용에 없었던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건축 계획안 등 추가 용역 업무를 피고의 요청에 따라 수행했으며, 이에 대한 추가 용역대금 1억 2천7백여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이 묵시적 합의, 신뢰관계 훼손,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인해 이미 해지되었다고 주장하며 원고의 계약금 및 추가 용역비 지급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주장이 민법 제673조에 따른 도급인의 임의 해제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피고에게 있다고 예비적으로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설계용역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는지 또는 해제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계약금 156,888,6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가 피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계약 외에 추가 용역을 제공하였는지 여부와 그에 대한 추가 용역대금 127,047,800원을 피고가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의 계약 해지가 민법 제673조에 따른 도급인의 임의 해제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입니다. 다섯째, 추가 용역에 대한 약정이 없거나 무효인 경우 상법 제61조에 따른 보수 또는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해 당사자의 이익과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다음과 같이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0년 10월 5일 체결된 B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설계용역계약이 해제되었음을 상호 확인합니다.
2. 피고가 2022년 7월 22일 이 사건 제1심판결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한 가지급물은 원고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됨을 상호 확인합니다.
3. 원고는 피고에게 2023년 11월 30일까지 60,000,000원을 지급합니다. 만약 기한 내에 위 금액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피고에게 미지급금에 대하여 2023년 12월 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합니다.
4.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합니다.
5.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각 조항에서 정한 것 외에는 어떠한 채권, 채무도 존재하지 아니함을 상호 확인합니다.
6. 소송 총비용 및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합니다.

결론

이 판결은 장기간 지속된 재건축 설계 용역 계약 관련 분쟁을 조정 결정을 통해 마무리했습니다. 법원은 당사자들의 복잡한 주장을 모두 판단하기보다는 상호 합의에 기반한 해결책을 제시하여 분쟁을 종결시켰습니다. 이는 기존 계약의 해제를 인정하고, 원고가 일부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며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것으로 상호 채권·채무 관계를 정리한 것입니다. 가지급물은 원고에게 귀속되지만, 추가로 원고가 피고에게 6천만 원을 지급하게 하여 양측의 부담을 조정하였습니다. 이로써 양 당사자는 추가적인 소송 절차 없이 분쟁을 종결하고 각자의 길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673조 (도급인의 임의 해제)​: 도급계약에서 일을 시킨 사람(도급인)은 일을 맡은 사람(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도급인은 수급인이 일방적인 해제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B아파트 조합)가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을 때, 원고(A 주식회사)는 피고의 일방적인 해지가 이 조항에 해당하며 피고가 자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손해배상액은 원칙적으로 계약 해지가 없었다면 원고가 얻을 수 있었던 순이익 상당액이 됩니다.
2. 상법 제61조 (상인의 보수청구권)​: 상인(영리 목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 그 영업 범위 내에서 타인을 위해 일을 처리한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더라도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의 요청으로 추가 용역을 제공했으므로, 추가 용역에 대한 약정이 없거나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조항에 따라 적절한 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3.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 법률상의 원인 없이 다른 사람의 재산이나 노무로 인해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은 그 이득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가 자신이 제공한 추가 용역으로 인해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이라는 이익을 얻었으므로, 약정 여부와 상관없이 부당이득 반환의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4.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조 제3항 (정비구역 지정 등)​: 이 법은 재건축과 같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의 절차를 규정합니다. 당시 법률에 따르면 대도시가 아닌 시 또는 군에서 시·도 조례로 정하는 경우에는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충족해야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여수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정비계획 수립 신청이 반려되는 등 사업 진행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해 원고의 추가 용역이 필요하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계약서의 명확한 작성: 용역의 범위, 대금 지급 조건, 지급 시기, 추가 용역 발생 시 처리 방법, 계약 해지 사유 및 그에 따른 책임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추가 용역에 대한 서면 합의: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새로운 업무나 기존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용역이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추가 용역의 내용, 대금, 기한 등에 대해 사전에 서면으로 합의해야 합니다.
3. 재건축 사업의 특수성 이해: 재건축 사업은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장기간 소요되며, 계획 변경이 잦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약 내용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며, 계획 변경에 따른 용역 범위 및 대금 조정 방안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4. 분쟁 발생 시 적극적인 협상 및 조정 노력: 소송으로 가기 전에 당사자 간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조정, 화해 등 대체적 분쟁 해결 절차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상호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5. 가지급금 처리 방안: 소송 진행 중 지급되는 가지급금의 최종 귀속 여부는 판결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지급금을 주고받을 때는 그 법적 의미와 향후 정산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