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회사의 잘못된 자금 집행으로 인한 공사대금 회복 판결

건설사인 A 주식회사가 신탁회사인 B 주식회사를 상대로 추가 공사대금 및 소송비용 등 약 4억 9천만원 상당의 채권이 신탁계약상 우선수익권에 해당함에도, B 주식회사가 시행사들에게 시행이익을 배분하고 국세청에 신탁재산을 지급함으로써 우선수익권 지급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채권이 우선수익권에 포함되며 B 주식회사의 자금 집행이 신탁계약 및 신탁법상 의무 위반임을 인정하고, B 주식회사에게 A 주식회사에 원상회복 및 손해배상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고, 피항소인): 시공사로서 시행사들과 토지신탁계약을 맺고 건물을 건설한 회사이며, 신탁계약상 우선수익권자로서 공사대금 채권을 우선적으로 받을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 B 주식회사 (피고, 항소인): 시행사들과 관리형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관리한 신탁회사입니다. 원고의 우선수익권에 대한 자금 집행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 (시행사들): A 주식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한 회사들로, B 주식회사와 관리형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한 위탁자입니다. 신탁계약 종료 전 시행이익을 배분받았으며, 국세 체납으로 인해 신탁수익금이 압류당했습니다.
• 국세청: C, D 시행사들의 체납 세금(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징수하기 위해 B 주식회사에 신탁수익금 등 채권 압류 및 추심을 요청한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시공사인 A 주식회사는 시행사인 C, D 주식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맺고 신탁사인 B 주식회사와 관리형토지신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신탁계약에 따라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우선수익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추가 공사대금과 소송비용액 채권(총 490,400,956원)이 발생하자 이를 B 주식회사에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B 주식회사는 이 채권들이 우선수익권에 포함되지 않거나 신탁계약 종료 후 확정된 채권이라며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B 주식회사는 2015년 12월 2일과 2016년 2월 5일에 걸쳐 시행사들에게 총 65억 2천여만 원의 시행이익을 배분하고, 2018년 3월 30일에는 신탁계좌에 남아있던 약 4억 원을 국세청의 체납세금 압류 요청에 따라 국세청에 지급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가 신탁계약 및 신탁법상 의무를 위반하여 우선수익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신탁재산 회복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건설사의 추가 공사대금 및 소송비용 채권이 신탁계약상 우선수익권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신탁회사가 우선수익권자에게 지급해야 할 자금을 시행사들에게 배분하거나 국세청에 지급한 행위가 신탁계약 및 신탁법상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제1심 판결을 유지하며 피고(B 주식회사)의 항소 및 가지급물반환신청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는 주위적으로 298,419,138원을 주식회사 C 관련 신탁계정에, 191,981,818원을 주식회사 D 관련 신탁계정에 각 입금하고 원고에게 위 각 신탁계정에 입금된 돈을 지급하거나, 예비적으로 원고에게 490,400,956원 및 그 중 478,812,095원에 대해서는 2019년 1월 8일부터, 11,588,861원에 대해서는 2019년 3월 26일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신탁계약의 특약사항 해석을 통해 건설사의 추가 공사대금과 소송비용 채권 모두 우선수익권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신탁회사가 건설사의 우선수익권 존재를 인지했음에도 충분한 자금을 유보하지 않고 시행사들에게 시행이익을 배분하거나,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시행사들의 체납 세금을 국세청에 지급한 것은 신탁계약상의 의무 위반이자 신탁법상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탁회사는 건설사에게 해당 금액을 회복하거나 손해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신탁법 제43조 (수익자의 원상회복청구권)​: 수익자는 신탁이 종료된 경우 신탁재산의 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신탁회사의 의무 위반으로 인해 신탁재산에 남아있어야 할 금액이 없어진 경우, 이를 신탁재산의 손해로 보고 건설사가 신탁재산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2. 신탁법 제32조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신탁회사는 신탁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하여 신탁재산을 관리해야 합니다. 판결에서는 신탁회사가 자금 집행 순서를 위반하고 충분한 자금을 유보하지 않은 행위가 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3. 신탁법 제33조 (충실의무)​: 신탁회사는 신탁사무를 처리할 때 신탁의 이익을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신탁회사가 우선수익자인 건설사의 이익에 반하여 자금을 집행한 것이 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4. 신탁계약의 특약사항: 이 사건의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된 것은 신탁계약에 포함된 특약사항이었습니다. 특히 ▲우선수익권의 범위(제5조 제1항 제2호 (가)목, (마)목)를 통해 건설사의 공사대금채권이 폭넓게 우선수익권에 포함된다고 해석했으며, ▲공사도급 변경계약(제8조 제4항)을 체결하지 않은 추가공사대금도 우선수익권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자금집행순서(제16조 제1항 제1호, 제16조 제3항 제1호) 규정을 통해 신탁회사가 시행사의 세금 납부를 우선하여 집행한 것이 계약 위반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법원은 신탁회사가 우선수익자의 채권을 보호하고 계약에 명시된 자금 집행 순서를 철저히 따라야 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참고 사항

신탁계약의 당사자들은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신탁계약 내용의 철저한 확인: 신탁계약서에 명시된 우선수익권의 범위, 자금 집행 순서, 계약 변경 절차 등 모든 조항을 계약 체결 전과 사업 진행 중 지속적으로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기타 사업 관련 모든 채권'과 같이 포괄적으로 규정된 문구가 있다면, 다양한 상황에서 우선수익권이 폭넓게 인정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2. 채권 발생 시 신탁회사에 즉시 고지 및 문서화: 추가 공사,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한 공사대금 증액, 소송 발생 등 우선수익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채권이 발생하면 즉시 신탁회사에 서면으로 통지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신탁회사가 해당 채권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3. 신탁재산 자금 집행 과정의 지속적인 감시: 신탁회사가 신탁계약에 따라 자금을 적절히 집행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우선순위에 위배되는 자금 집행이 의심될 경우 즉시 이의를 제기하고 조치를 요구해야 합니다.
4. 신탁계약 종료 및 채권 확정 시점 관련: 신탁계약이 종료된 후 금액이 확정된 채권이라 하더라도, 그 채권 발생의 기초 관계가 신탁 사업 진행 중에 이미 마련되어 있었고 신탁회사가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면 우선수익권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채권의 발생 원인과 신탁 사업의 연관성이 중요합니다.
5. 제세공과금의 우선순위 해석: 신탁계약에서 제세공과금이 우선 집행 순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반적으로 신탁 사업의 유지 및 진행과 직접 관련된 세금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행사의 소득에 부과되는 법인세나 세금계산서 지연 발급으로 인한 가산세 등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세금까지 모든 우선수익권보다 우선한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6. 우선수익권 보전을 위한 자금 유보의 중요성: 신탁회사는 우선수익자의 채권을 변제하기에 충분한 금액을 신탁계좌에 유보해 둘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채권 액수가 불확실하거나 분쟁 중이라면, 예상 가능한 최대 금액을 보수적으로 유보하는 것이 신탁회사의 책임 있는 자세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