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뇌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후 폐색전증으로 사망하자 환자의 유족이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유족은 의료진이 활력징후 악화 시 추가 검사 미실시, 응급조치 지연, 혈전증 예방 조치 미흡, 설명 의무 위반 등의 과실을 범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에게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환자는 피고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2016년 12월 10일 17시 30분경부터 17시 40분경까지 약 10분간 활력징후가 악화되고 의식소실이 나타났습니다. 다음 날인 12월 11일 00시 05분경 심한 호흡곤란이 발생한 후 00시 20분경 심정지가 발생하여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며, 00시 28분경 기도삽관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환자는 폐색전증에 따른 수차례의 심정지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광범위한 뇌손상을 입었고,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환자의 유족인 원고는 병원 의료진이 적절한 진단 검사를 하지 않고, 응급조치를 지연했으며,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 조치를 소홀히 하고, 관련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은 의료과실로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또한 항소비용과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로 인한 소송비용은 모두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과 동일한 결론으로,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의의 의견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상 과실의 판단 기준과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담고 있습니다. 1. 민사소송법 제420조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조항은 항소심 법원이 제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항소심에서 원고가 추가로 주장한 내용에 대해서만 별도로 '추가 판단'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항소심 법원이 제1심의 사실 인정과 법적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았을 때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2. 의료상 과실의 판단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므로, 의료과실이 있었는지는 일반적인 주의의무 위반과는 달리 의료 전문가의 기준과 당시의 의료 수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특히 예측하기 어려운 합병증이나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이 적절한 조치를 다했는지는 ▲환자의 증상 및 징후 ▲의료진의 진단 노력 ▲선택 가능한 치료 및 조치 ▲전문가 감정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의 소견을 중요하게 인용하여, 의료진이 활력징후 악화 시의 추가 검사 미실시, 응급조치 지연,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 조치 미흡 등에 대해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불가피한 결과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최선의 노력 여부를 중요하게 보는 법원의 입장을 보여줍니다. 3.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이나 치료의 필요성, 방법, 예상되는 결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그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수술 동의서에 혈전 발생 가능성과 아스피린 투여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던 점을 들어,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급박하게 진행된 환자의 경과를 고려할 때, 수술 후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도·설명할 의무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의료사고 관련 소송에서는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의학 전문가의 감정 결과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유사한 상황에서는 관련 진료 기록을 철저히 확보하고 의료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후 환자의 상태 변화에 대한 의료진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판단할 때에는 당시의 의료 상황, 환자의 특성, 의료진의 판단 근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혈전색전증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 예방 조치에 대한 병원의 노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설명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 또한 의료과실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수술 동의서나 진료 기록에 이러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진의 조치 지연 여부는 당시 환자의 활력징후, 다른 조치의 선행 필요성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하므로, 단순히 특정 조치가 늦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