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궤도 공사 입찰 담합에 따른 과징금 부과 취소 판결

원고 A 주식회사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철도궤도 부설 공사 입찰에서 다른 경쟁업체들과 공구 배분 및 투찰 가격을 담합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과징금 산정 시 사급자재 구매비용을 관련 매출액에서 제외해야 하며, 들러리로 참여한 공구의 계약 금액은 포함되어서는 안 되고, 공동수급체 지분율에 따라 과징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계열회사인 F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중복되며, 과징금 결정액이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철도궤도 공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한 공동행위(입찰담합)로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은 회사입니다.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집행하며 원고 A 주식회사에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 C 주식회사, D, E, F: 원고 A 주식회사와 함께 철도궤도 공사업을 영위하며 이 사건 공동행위(담합)에 가담한 업체들입니다.

분쟁 상황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P~Q 간 2개 공구(1, 2공구) 궤도부설 기타공사' 입찰은 개별 공구별 최저가 낙찰제였으며, 공동수급체 구성이 권장되고 1사 1공구 낙찰 방식이 적용되었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와 C 주식회사는 과거 저가 경쟁으로 인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2012년 4월부터 6월까지 총 3회에 걸쳐 만나 이 사건 공사 입찰 중 1공구 입찰은 원고 컨소시엄이, 2공구 입찰은 C 컨소시엄이 각 가져가기로 공구를 사전에 배분한 후 상호 투찰 가격을 조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실제 입찰에서 C 상무가 투찰 전날 원고 대표이사에게 투찰할 가격을 알려주었고, 원고는 알려준 가격대로 투찰하여 각 공구의 낙찰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이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원고 컨소시엄과 1공구(1,316억 7천만원), C 컨소시엄과 2공구(1,716억 6,490만원)에 대해 공사 도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원고 등의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2017년 11월 21일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을 부과했습니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기준율 5%가 적용되었고, 원고의 조사 협력, 현실적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2,427,000,000원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원고는 이에 대해 관련 매출액 산정의 위법성(사급자재 구매비용 제외 주장, 들러리 참여 공구 계약 금액 포함 반대, 지분율에 따른 산정 주장), 과징금 중복 부과(계열회사 F와의 관계), 부과 과징금 결정의 위법성(비례·형평 원칙 위배)을 주장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입찰 담합 관련 과징금 산정 시 사급자재 구매비용을 관련 매출액에 포함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2. 입찰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가 들러리로 참여한 공구의 계약 금액을 관련 매출액에 포함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3.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낙찰받은 공사의 계약 금액 중 개별 사업자의 지분율에 상응하는 금액만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4.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는 계열회사가 각각 입찰 담합에 참여하여 과징금을 부과받는 것이 중복 부과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5.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비례·평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즉, 공정거래위원회가 원고에게 내린 과징금 납부 명령은 적법하다고 판단되어 유지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철도궤도 공사 입찰 담합 사건에서, 피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원고 A 주식회사에 부과한 과징금 납부 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급자재 구매비용을 포함한 관련 매출액 산정 방식, 들러리 참여 공구의 계약 금액 포함, 그리고 공동수급체 지분율과 관계없이 계약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삼은 점은 공정거래 법령의 취지와 과징금의 제재적 성격을 고려할 때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와 계열회사 F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중복 부과에 해당하지 않으며, 과징금 액수 결정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특히 '입찰 또는 경매에 있어 낙찰자, 경락자, 투찰 가격, 낙찰 가격 또는 경락 가격 등을 결정하는 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등이 1, 2공구의 낙찰자를 사전에 배분하고 투찰 가격을 조율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공정거래법 제22조, 제55조의3 제1항, 제5항 및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과징금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는 경우 해당 사업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은 위반사업자가 위반 기간 동안 관련 상품이나 용역을 판매한 매출액, 즉 '관련 매출액'을 의미합니다. 특히, 입찰 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의 경우에는 '계약 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봅니다.
   • 법리 해석: 대법원은 입찰 담합의 경우 '계약 금액'을 관련 매출액의 특수한 형태로 인정한 것이므로, 계약 금액 중 일부가 매출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를 과징금 산정 기준인 '계약 금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급자재의 경우, 공사 금액 전체에 포함되어 담합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공제되지 않았습니다.
   • 들러리 담합 관련: 공구 배분 합의와 들러리 합의는 별개의 독립된 부당 공동행위로 보며, 들러리 참가자에게도 해당 공구의 계약 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보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징금이 부당이득 환수뿐 아니라 위법 행위 제재의 목적도 가지기 때문입니다.
   • 공동수급체 지분율: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공동수급체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공사의 '계약 금액 전체'를 관련 매출액으로 규정합니다. 다만, 피고는 컨소시엄 지분율을 고려하여 부과기준율을 감경하는 방식으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3. 공정거래법 제22조의2 제1항 제1호,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3호 (위반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감면):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사업자가 자진해서 그 위반 사실을 신고하거나 증거를 제출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는 경우 과징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원고는 조사 개시 전 두 번째로 감면 신청을 하여 최종 과징금 산정 시 50% 감경을 받았습니다.
4. 행정법상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의 원칙: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 여부 및 액수 결정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량 행위입니다. 다만, 재량권 행사가 사실 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등의 사유가 있다면 위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과징금 결정 과정에서 감경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아 재량권 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5. 과징금고시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2],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과징금의 부과기준, 부과율, 조정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는 5%의 부과기준율이 적용되었고, 여러 감경 사유(조사 협력, 사업자 현실 부담 능력 등)가 고려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입찰 담합의 심각성 인식: 입찰 담합은 단순히 저가 수주를 피하려는 목적이라 할지라도, 공정거래법상 심각한 위반 행위로 간주되어 과징금 등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됩니다. 특히 공공 입찰에서는 경쟁의 공정성을 해치므로 더욱 엄격하게 처벌됩니다.
2. 관련 매출액 산정 범위: 입찰 담합의 경우,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은 계약 금액 전체를 의미합니다. 사급자재 비용처럼 사업자가 직접적인 이득을 얻기 어려운 항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 금액이 담합된 전체 공사 금액의 일부를 구성하고 계약 금액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관련 매출액에서 공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들러리 참여도 담합 행위: 낙찰을 받지 않고 '들러리'로만 입찰에 참여했더라도, 담합 행위의 전체 과정에 가담했다면 해당 공구의 계약 금액이 과징금 산정의 관련 매출액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담합 행위의 경쟁 제한 효과와 제재적 성격을 고려한 것입니다.
4. 공동수급체 구성 시 과징금 산정: 여러 사업자가 공동수급체(컨소시엄)를 구성하여 입찰에 참여한 경우에도, 개별 사업자의 지분율과 관계없이 해당 공사의 계약 금액 전체가 관련 매출액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과징금 부과 시에는 지분율 등을 고려한 감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계열회사 간 담합: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는 계열회사들이 각각 입찰 담합에 참여했다면, 각각의 법인격에 따라 별도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이를 중복 부과로 보기 어렵습니다. 각 회사의 담합 참여도와 지분율 등을 개별적으로 고려하여 과징금이 산정됩니다.
6. 자진신고 감면 제도 활용: 부당한 공동행위에 가담한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전에 자진해서 위반 사실을 신고하고 증거를 제출하는 등 적극 협력할 경우, 과징금의 상당 부분을 감경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과징금 결정의 재량성: 과징금 부과 여부 및 액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량에 속하지만, 그 재량권 행사가 사실 오인이나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반했을 때만 위법하다고 인정됩니다. 따라서 과징금 산정 시 이미 여러 감경 요소들이 충분히 고려되었다면 법원에서 재량권 남용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