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구분소유권 주장과 취득세 부과 처분 불복 사건

5개 회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사용하는 건물에 대해 의왕시장이 취득세 등을 부과하자, 이 회사들이 자신들의 건물과 증축 부분이 구분소유 또는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에 있어 세금 산정이 잘못되었다며 처분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과거 세무 당국의 견해 표명을 신뢰했다는 이유로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주장도 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의왕시장의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B, C, D, E 주식회사: 건물을 공동 소유하고 사용하며 취득세 부과 처분 취소를 구한 회사들 (원고)
• 의왕시장: 원고들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한 행정기관 (피고)

분쟁 상황

원고인 5개 회사는 건물을 공동으로 건축하고 사용하던 중 증축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의왕시장이 건물 및 증축 부분에 대해 공유자 전체를 대상으로 취득세 등을 부과하자, 원고들은 자신들이 건물의 특정 부분을 구분하여 소유하거나, 특정 부분에 대해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며 세금 산정의 부당함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과거 원고 A가 기업부설연구소 용도로 인정받아 취득세 등을 감면받았던 사례를 들어 피고가 이미 건물에 대한 구분소유를 인정한 것이므로 신뢰보호 원칙에 따라 이번 과세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건물 및 증축 부분에 대해 구분소유권이 성립하는지, 혹은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피고의 취득세 등 부과 처분이 과거 공적 견해 표명에 반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배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제1심 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의왕시장)의 취득세 등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건물의 구분소유권 성립 요건(구조적·이용상 독립성 및 구분행위)에 비추어 원고들의 내부적 합의만으로는 구분소유권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과거 취득세 감면 시 특정 사용 부분을 대상으로 판단했을 뿐 건물의 소유 형태에 대해 직접적인 공적 견해를 표명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의 증축 신청 시점과 피고의 견해 표명 시점의 선후 관계도 맞지 않아 신뢰보호 원칙 적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 역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설령 인정된다 해도 과세표준에 영향을 미 주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들의 모든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분소유권의 성립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구분소유권은 한 채의 건물 중 구조상 독립된 부분이 독립된 건물로서 사용될 수 있도록 객관화된 시점에서 성립하며, 이때 소유자의 구분 소유 의사를 표시하는 '구분행위'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내부적인 합의를 넘어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나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들의 내부 합의가 대지사용권이나 각 전유 부분의 명확한 특정 없이 이루어졌고, 건축허가 변경 신청 등 외부에 표시된 행위는 공유 의사를 나타냈으므로, 구분소유권 성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법의 일반 원칙)​: 행정기관이 개인에게 어떠한 견해를 표명했을 때, 그 견해를 믿고 행동한 개인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조세 법률관계에서는 과세관청이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세무 공무원을 통해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납세자가 이를 정당하게 신뢰하여 어떠한 행위를 했으며, 그로 인해 납세자의 이익이 침해되었을 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가 건물의 소유 형태에 대해 직접적인 공적 견해를 표명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의 증축 신청 시점과 피고의 과세 처분 시점의 선후 관계도 맞지 않아 원칙 적용이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구분소유적 공유: 1필지의 토지나 1동의 건물을 여러 명이 공유하면서 각 공유자가 그 전부 또는 특정 부분을 독점적으로 사용·수익하는 형태입니다. 등기상으로는 공유로 되어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특정 부분을 개별 소유하는 것과 유사한 실질을 가집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독립된 구분소유권이 성립한 것은 아니므로, 과세 등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공유 지분 비율에 따라 판단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인정될 증거가 부족하며, 설령 인정된다 해도 과세표준 산정에 영향을 미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이 조항들은 항소심 법원이 제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 규정입니다. 즉, 1심 판결의 내용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때 굳이 다시 상세한 이유를 적을 필요 없이 1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고 사항

1. 건물에 대한 구분소유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내부적인 합의를 넘어 건물의 구조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구분소유의 의사를 외부적으로 명확하게 표시하는 '구분행위'가 필수적입니다. 건축물대장 등록이나 등기 등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명확히 해야 합니다. 2. 대지사용권과 같이 구분소유권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내용에 대한 명확한 합의나 설정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3. 세금 감면이나 면제는 특정 사용 목적(예: 기업부설연구소)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감면이 건물의 소유 형태(공유 또는 구분소유) 자체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금 당국이 특정 사용에 대한 감면을 해주었더라도, 그것이 건물의 법적 소유 형태에 대한 '공적 견해 표명'으로 간주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신뢰보호의 원칙은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이 전제되어야 하며, 납세자가 그러한 견해를 '신뢰하여 행동'하고, 그로 인해 '이익이 침해'되어야 적용될 수 있는 예외적인 법 원칙입니다. 따라서 주장을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와 인과관계가 필요하며, 특히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납세자의 행동보다 선행해야 합니다. 5. '구분소유적 공유' 관계를 주장하더라도, 실제 과세표준 산정 시에는 일반 공유와 동일하게 지분 비율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특정 부분을 배타적으로 사용한다는 내부 합의만으로는 과세표준 자체가 달라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