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이 사건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를 위해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하고 이를 의결하였으나, 입주민들이 해당 결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가 아파트 공용부분의 외관과 구조, 기능, 용도를 실질적으로 변경하고 입주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는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하므로, 공동주택관리법이 아닌 집합건물법에 따른 엄격한 결의 요건(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3/4 이상 또는 4/5 이상 동의)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에 관련 결의는 모두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입주민 의견수렴과 찬반 투표를 거쳐 통합전자보안시스템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초기 의견수렴에서 시스템 도입에 대한 뚜렷한 찬성 과반수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회의는 2015년 8월 5일 기존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하여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5억 7천여만 원)를 의결했고, 이후 민원 제기와 강서구청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2016년 2월 12일 다시 시스템 설치를 재의결했습니다. 이에 입주민들은 해당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스템 설치 공사는 약 96% 진행되었으나, 입주민들이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이 항고심에서 인용되어 공사와 대금 지급이 중단되었고, 시스템은 가동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대표회의는 제1심 판결 이후에도 추가 서면 동의를 받아 결의를 추인하려 시도했습니다.
아파트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가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따라 주택법 및 공동주택관리법의 완화된 결의 요건이 아닌 집합건물법의 엄격한 결의 요건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 및 피고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의가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피고 입주자대표회의의 항소를 기각하고, 2015. 8. 5.자 장기수선계획 조정 결의 및 2016. 2. 12.자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 결의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가 기존 공용부분의 외관, 구조, 기능, 용도를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며, 특히 13면의 지상 주차장이 차도로 변경되고 입주자 집회소 일부가 통합관제센터로 변경되는 점, 총 606,528,000원에 달하는 높은 비용 부담(세대당 약 91만 8천원)이 발생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는 주택법 및 공동주택관리법의 장기수선계획 조정 규정을 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에 따른 관리단 집회에서 구분소유자 3/4 이상 및 의결권 3/4 이상의 결의 또는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으로 구분소유자 4/5 이상 및 의결권 4/5 이상에 의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므로, 해당 결의들은 무효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 주로 적용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집합건물법 제15조 (공용부분의 변경): 공용부분을 변경하거나 개량하기 위해서는 관리단 집회에서 구분소유자의 3/4 이상 및 의결권의 3/4 이상의 결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공용부분의 개량을 위한 것으로서 과도한 비용이 들지 않는 경우에는 통상의 결의(과반수)로도 가능합니다. 또한, 같은 법 제41조에 따라 관리단 집회 결의사항에 대해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4/5 이상이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으로 합의하면 집회 결의로 간주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가 공용부분의 외관, 구조, 기능, 용도를 실질적으로 변경하고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이 조항의 엄격한 요건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집합건물법 제2조의 2 (집합주택의 관리 등에 관한 특별한 규정과의 관계): 주택법 및 공동주택관리법의 특별규정은 집합건물법에 저촉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법원은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가 공용부분 변경, 일부 부대시설 용도 폐지, 아파트 이용 관계 변화 및 상당한 비용 부담을 초래하여 구분소유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므로, 주택법 등의 완화된 규정이 아닌 집합건물법의 원칙적 결의 요건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다86597 판결 (공용부분 변경 판단 기준): 법원은 기존 공용부분의 외관과 구조, 기능, 용도를 변경하여 형상 또는 효용을 실질적으로 변경시키는 것을 공용부분의 변경으로 보며, 변경 부분 및 범위, 방식, 전후 외관/용도의 동일성 여부, 소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례의 기준에 따라 이 사건 시스템 설치가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주택법 시행령 제52조 제1항 및 주택법 시행규칙 제26조 제3항 (장기수선계획의 조정): 이 규정들은 장기수선계획의 조정이나 주요시설의 신설 시 전체 입주자 등의 과반수 서면 동의 등으로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규정에 따라 결의를 진행했으나, 법원은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와 같은 중대한 공용부분 변경에는 이보다 엄격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이 우선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아파트에서 통합전자보안시스템 설치와 같이 공용부분의 구조나 용도를 실질적으로 변경하고 입주민에게 상당한 비용 부담을 지우는 주요 시설 변경 사업을 추진할 때는, 단순히 장기수선계획 조정이라는 명목으로 공동주택관리법상 완화된 요건만 따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경은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여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3/4 이상 또는 4/5 이상이라는 매우 높은 동의율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주민 동의를 받을 때는 서면동의서의 효력 문제(철회, 대리권, 구분소유자 자격 등)를 철저히 검토하고, 동의 절차가 법률이 정한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 경비시스템 변경이나 주차장, 회의실 등 부대시설의 용도 변경이 수반될 경우에도 '공용부분의 변경'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업 추진 전 관련 법규 검토와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이 필수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