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의 불법 전화 중계 및 대출 빙자 사기 사건

이 사건은 피고인 A, B, C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여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다수의 범죄를 저지른 사건입니다.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중간관리 조직원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현금 인출 및 전달책 역할을 하던 중, 2021년 12월 초순경부터는 휴대전화 단말기와 유심을 이용해 해외 콜센터의 발신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하는 이른바 ‘중계기 관리책’ 역할까지 맡았습니다. 이후 피고인 A는 피고인 B와 C에게 현금 인출 및 중계기 관리 역할을 제안하여 이들을 범행에 가담시켰습니다. 이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텔 객실에 중계소를 설치하고 휴대전화를 관리하며,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국내 전화번호로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또한,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속여 수억 원을 편취하고,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체크카드를 보관하고 전달하는 등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B와 C이 자신들은 도박사이트 관련 범죄로 알았을 뿐 보이스피싱과 관련이 없었다는 주장을 배척하고,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여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에게는 징역 5년, 피고인 B에게는 징역 2년 6월, 피고인 C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되었으며,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핵심 국내 조력자로 중계기 관리, 현금 인출 및 전달을 총괄했습니다.
• 피고인 B: 피고인 A의 지시를 받아 현금 인출 및 전달, 중계기 관리 보조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 피고인 C: 피고인 A의 지시를 받아 현금 인출 및 전달, 중계기 관리 보조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 성명불상 보이스피싱 조직원 (텔레그램 대화명 'N' 포함): 중국 등 해외에서 전체 범행을 총괄하고 피고인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장비와 자금을 공급한 조직의 총책, 관리책, 유인책 등입니다.
• 피해자들 (D, E, F, G, H, I, J, K, L, M, AB, AJ 등 16명): 저금리 대출 등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총 7억 1,003만 5천 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보이스피싱 조직은 해외 콜센터에서 인터넷 전화로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할 때, 발신번호가 국제전화 또는 070 번호로 표시되면 잘 속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 '중계기 관리책'을 두어 타인 명의로 개통된 선불폰 유심을 중계기나 휴대전화 단말기('CMC 기능' 이용)에 삽입하여 국제전화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하는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피고인 A는 현금 인출 및 전달책으로 활동하던 중, 보이스피싱 중간관리 조직원 'N'의 제안을 받아 중계기 관리책 역할을 겸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피고인 B와 C을 고용하여 함께 전국 모텔을 옮겨 다니며 중계소를 설치하고 관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 E에게 290만 원, J에게 6,613만 원, I에게 1,000만 원, L에게 5,700만 원, AB 외 14명에게 3억 7,126만 5천 원, AJ에게 6,920만 원 등을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편취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러한 사기 범행에 직접 가담하고, 범행에 필요한 전화번호 변작, 통신 매개,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 그리고 피해자들에게서 받은 체크카드를 보관·전달하는 등의 불법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B와 C이 자신들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된 것임을 인지했는지 여부, 즉 이들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들은 도박사이트 관련 범죄로 알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중계기 운영 방식, 현금 인출 및 전달 방법, 수사기관 추적 회피 지시, 피고인들 간의 대화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는 것을 인식 또는 예견하고 이를 용인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전화번호 변작, 타인통신 매개,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접근매체 보관·전달) 혐의에 대한 공모 여부와 죄책의 범위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5년에 처하고 압수된 증거물(증 제16호 내지 19호, 21호, 26호 내지 38호)을 몰수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징역 2년 6월, 피고인 C에게는 징역 2년에 처했습니다.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존부 및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 A, B, C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여 △국내 휴대전화 번호 변작, △타인 통신 매개,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금원을 편취한 사기, △범죄에 이용될 체크카드를 보관하고 전달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여러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B와 C은 자신들이 도박 관련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알았다는 주장을 했지만, 재판부는 중계기 운영 시간, 현금 인출 및 전달 방식, 수사기관 추적 회피 지시, 피고인들 간의 의심스러운 대화 등 구체적인 사실들을 근거로 이들이 보이스피싱 범행을 인식했거나 최소한 그 가능성을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보이스피싱이 불특정 다수에게 큰 피해를 주는 중대한 범죄임을 강조하며 피고인들의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보았고, 각 피고인의 가담 정도, 피해 변제 여부, 전력 등을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여 여러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 전화번호 변작 등 거짓표시(제95조의2 제4호, 제84조의2 제1항)​: 다른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발신 전화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피고인들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할 때 발신번호가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표시되도록 중계기를 관리하여 전화번호 변작을 도왔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이 국제전화 또는 인터넷 전화라는 의심 없이 전화를 받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범죄 수단입니다.
   • 타인통신 매개(제97조 제7호, 제30조)​: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피고인들이 관리한 중계기는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통화를 국내 피해자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타인의 통신을 불법적으로 매개했습니다.
   •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제95조 제3호, 제6조 제1항)​: 기간통신사업을 경영하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합니다. 피고인들은 등록 없이 중계기를 설치·관리하여 불법적으로 통신 역무를 제공함으로써 무등록 기간통신사업을 경영했습니다.
2. 사기(형법 제347조)​: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재산상 이익을 편취했습니다.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속여 기존 대출 상환금, 공탁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송금받거나 체크카드를 전달받아 돈을 인출하는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사기는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하는 범죄이며, 공모하여 저질러진 경우 공모자 전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3.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제49조 제4항 제2호, 제6조 제3항 제3호)​: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체크카드, 비밀번호 등)를 보관하거나 전달하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보관하고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등 불법적으로 접근매체를 취급했습니다.
4. 공모공동정범(형법 제30조)​: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하려는 의사의 결합이 있으면 공모관계가 성립하며, 비록 전체 모의 과정이 없더라도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가 상통하면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 B, C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함께 역할을 분담하여 여러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했으므로 공모공동정범의 관계가 인정되었습니다.
5. 미필적 고의: 피고인 B, C은 자신들이 보이스피싱이 아닌 도박 관련 범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들이 범죄 사실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중계기를 금융기관 운영시간에만 가동하고, 현금 인출 및 전달 방식이 도박사이트와는 현저히 달랐으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고, 피고인들 스스로도 범행의 의심스러운 점에 대해 대화한 사실 등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기존 대출 상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체크카드를 요구하는 것은 100% 보이스피싱 사기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통장이나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을 타인에게 넘겨주어서는 안 됩니다.
2.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개인의 금융 정보를 요구하거나, 직접 현금을 전달하라고 지시하지 않습니다. 의심스러운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즉시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전화하여 사실을 확인해야 합니다.
3. 출처 불명의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거나, 원격으로 휴대전화를 조작하려고 하는 경우 절대 응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4. 타인에게 휴대전화 유심이나 단말기를 제공하거나 관리해주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가 발생하면 그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5. 고수익을 미끼로 단순 현금 수거, 계좌 이체, 휴대전화 관리 등 비정상적인 업무를 제안하는 경우, 이는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지시(가명 사용, 이동 경로 변경, 현금 결제 등)가 있다면 불법적인 일이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6. 만약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되었다고 의심되면, 즉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수사기관에 자수하거나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조기에 신고하면 처벌이 경감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