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피고인 A는 페이스북에서 알게 된 대출업자에게 대출을 받기 위해 자신의 B은행 계좌 보안카드를 재발급받아 사진을 찍어 전송했습니다. 피고인은 대출 목적에 한정하여 보안카드 사용을 허락한 것이므로 접근매체 양도가 아니며 양도 고의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보안카드 사진을 찍어 전송한 행위는 접근매체를 양도한 것으로 보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20년 3월경 페이스북에서 알게 된 대출업자로부터 '대출을 받으려면 신분증 앞뒷면 사진과 보안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대출업자는 보안카드 발급 비용을 보내주겠다고 하며 사용하는 계좌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자신의 B은행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2020년 3월 25일경 B은행 홍대역 지점에서 해당 계좌의 보안카드를 재발급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재발급받은 보안카드를 촬영하여 그 사진을 대출업자에게 전송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피고인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이 대출을 목적으로 보안카드 사진을 찍어 성명불상자에게 전송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피고인에게 '양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피고인에게 벌금 500,000원을 선고하며, 만약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벌금 상당액에 대한 가납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대출에 필요한 한도로 보안카드 사용을 제한하거나 대출 완료 후 사진을 회수하기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보안카드 사진을 찍어 보내준 행위는 접근매체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가출 후 동거인들의 강요 등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 여러 양형 요소를 참작하여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전자금융거래법'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1.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접근매체의 양도 금지) 누구든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접근매체(전자금융거래를 하는 데 사용되는 수단이나 정보로, 이 사건에서는 '보안카드'가 해당합니다)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양도'는 명의변경을 수반하는 유상 또는 무상의 소유권 이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매체를 이용한 전자금융거래 기능을 타인으로 하여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보안카드 사진을 찍어 성명불상의 대출업자에게 전송한 행위는, 대출업자가 해당 보안카드 정보를 이용하여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한 것으로 보아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대출 목적에 한정하여 사용을 허락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특정 대출에 필요한 한도로 사용을 제한했다거나 대출 완료 후 회수하기로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2.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벌칙) 제6조 제3항 제1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이 조항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3. 형법 제70조 제1항 및 제69조 제2항 (노역장 유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그 금액을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벌금 50만 원을 납입하지 않으면 10만 원을 1일로 계산하여 5일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4.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가납 명령) 재판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법원이 벌금액 상당의 금액을 미리 납부하도록 명할 수 있는 규정입니다. 이는 피고인이 도주하거나 재산을 은닉할 우려가 있거나, 또는 판결 확정 전이라도 벌금 집행의 필요성이 있을 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이나 불확실한 경로를 통해 대출을 제안받았을 때 신분증 사본, 계좌 정보, 특히 보안카드나 OTP와 같은 접근매체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 절대 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설령 대출을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금융 정보가 담긴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잠시만 사용하고 돌려받을 것이다' 혹은 '특정 용도로만 쓸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제공했더라도 법적으로는 '양도'로 간주되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대부분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 불법 도박 자금 등 각종 금융 범죄에 연루될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