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전세버스 입찰 담합 의혹, 업체 제재 취소 판결

울산광역시 교육감이 주식회사 A를 포함한 여러 전세버스 업체들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교육청 발주 입찰에서 담합했다고 보고 부정당업자 제재(제재기간 5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담합 사실이 없으며,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인 C에게 무죄가 확정되었으므로 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는 교육감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으나, 2심 재판부는 담합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관련 형사사건의 무죄 판결이 확정된 점 등을 종합하여 교육감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주식회사 A에 대한 제재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울산광역시 교육감으로부터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받은 전세버스 업체이자 이 사건 소송의 원고(항소인).
• 울산광역시 교육감: 교육 관련 전세버스 입찰을 발주하고 주식회사 A에게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내린 기관이자 이 사건 소송의 피고(피항소인).
• 주식회사 B, G, I, D: 주식회사 A와 함께 울산광역시 교육감 발주 입찰에서 담합 의혹을 받은 다른 전세버스 업체들. 이들 회사의 주요 임원 및 주주가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C의 친인척과 지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C: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담합 행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관련 형사사건에서 기소되었으나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이 확정된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울산광역시 교육청은 주식회사 A를 포함한 전세버스 업체들이 2016년 1월 14일부터 2020년 8월 21일까지 교육청이 실시한 총 178건의 입찰에서 서로 입찰 가격이나 수주 물량 등을 협정하거나 특정 회사의 낙찰을 위해 담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C이 여러 관련 회사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이러한 담합 행위를 주도했다고 보았고, C이 입찰방해죄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유죄 판결을 받자 교육감은 2022년 5월 23일 주식회사 A에 대해 5개월의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담합 사실이 없었고, 처분의 근거가 된 형사사건에서 C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이 사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울산광역시 교육감이 주식회사 A를 포함한 여러 전세버스 업체들에게 내린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의 근거가 된 '담합 행위'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C에 대한 관련 형사사건에서 입찰방해죄에 대해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행정처분의 적법성 판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주식회사 A는 담합 사실이 없었고, 설령 담합이 있었다고 해도 제재 기간 5개월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울산광역시 교육감이 주식회사 A에 대해 2022년 5월 23일 내린 5개월의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피고인 울산광역시 교육감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주식회사 A를 포함한 관련 회사들이 입찰 담합 행위를 했다고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으며, 특히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C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된 점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감의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은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되어 취소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서는 다음 법령과 법리들이 중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1. 행정처분 적법성 입증책임 (대법원 판례)​:

   •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사소송의 원칙으로,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주장 및 입증책임은 해당 처분을 내린 처분청(피고)에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교육감은 주식회사 A 등이 담합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었으나, 재판부는 교육감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담합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2. 형사판결의 사실판단 구속력 (대법원 판례)​:

   • 대법원 1983. 9. 13. 선고 81누324 판결 등에 따르면, 행정소송에 있어서 형사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배치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C이 입찰방해죄로 기소되었다가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으므로, 이 판결이 교육감의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 취소 소송에서 '담합 사실'이 없다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3.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1조 (공동운수협정)​:

   • 이 법 조항은 운송사업자가 여객의 원활한 운송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른 운송사업자와 공동 경영에 관한 계약이나 운수에 관한 협정(공동운수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관련 회사들이 공동운수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였으며, 재판부는 이러한 협정에 따른 공동 입찰 문의 등의 행위가 담합으로 단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구 지방자치법 제31조 제6항 (부정당업자 제재 규정)​:

   •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경쟁입찰, 계약 체결 또는 이행 과정에서 담합 행위가 있는 경우 해당 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7년이 경과하면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교육감은 이 규정에 따라 담합 행위 시점이 7년이 경과하기 전에 처분을 내렸으나, 처분의 핵심 사유인 담합 행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행정처분 불복 시 입증책임: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그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주장 및 입증책임은 처분을 내린 기관(처분청)에 있습니다.
2. 형사판결의 영향: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소송에서도 그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회사 독립성 입증: 여러 회사가 친인척 관계에 있거나 일부 업무 자료를 공유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담합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각 회사가 별도의 법인격을 가지고 독립된 사무실, 자산, 주주, 임직원, 회계처리를 하는 등 독립적인 실체를 갖추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실제로 각 회사가 독자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낙찰된 용역을 자신의 자산과 조직으로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4. 전자입찰 방식의 특성: 나라장터와 같은 전자조달 시스템에서 '제한적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입찰의 경우, 예정가격이나 복수예비가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담합의 가능성을 낮게 볼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 입찰 참여자들이 사전에 협의했더라도 낙찰자나 낙찰가를 임의로 조작하기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5. 공동운수협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운송사업자 간 공동운수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 이러한 협정에 따른 공동 입찰 문의나 내부 메모 등이 담합으로 오해될 수 있으므로, 협정의 목적과 실제 운영이 법률에 부합함을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6. 경제적 유인: 소액의 1회성 계약이 많거나 경쟁 업체가 다수인 시장에서는 담합을 할 만한 경제적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도 참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