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 미변제와 부동산 담보 신탁 계약의 효력 사건

원고 A와 B는 피고 C에게 각각 10억 원과 5억 원을 대여하면서 약정된 수익금을 포함하여 반환받기로 하였습니다. 피고 C는 대출을 받아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 이 토지를 피고 E에게 신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C가 약정된 돈을 갚지 않자 피고 C에게 대여금 반환을 청구하는 한편, 피고 E와의 신탁 계약이 원고들의 채권을 해치는 사해행위이므로 이를 취소하고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해달라고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 C의 대여금 반환 의무는 인정하였으나, 신탁 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C에게 10억 원을 대여한 채권자.
• 원고 B: 피고 C에게 5억 원을 대여한 채권자.
• 피고 유한회사 C: 원고들로부터 돈을 빌리고 토지를 매입한 후 이를 담보로 피고 E에게 신탁한 채무자.
• 피고 주식회사 E: 피고 C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신탁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수탁자.

분쟁 상황

원고 A와 B는 피고 C에게 상당한 금액을 빌려주었습니다. 피고 C는 이 돈을 갚기 전에 외부로부터 대출을 받아 특정 토지를 매입하였고, 이 토지를 대출금에 대한 담보 목적으로 신탁회사인 피고 E에게 신탁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C가 자신들의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이 부동산을 은닉하려는 의도로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이 계약을 취소하고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C가 원고들에게 약정된 대여금 및 수익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2. 피고 C와 피고 E 사이에 체결된 부동산 담보 신탁 계약이 원고들의 채권을 침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유한회사 C는 원고 B에게 6억 5천만 원 및 이에 대한 2023년 3월 1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피고 유한회사 C는 원고 A에게 13억 원 및 이에 대한 2023년 3월 16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들의 피고 주식회사 E에 대한 신탁계약 취소 및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C가 원고들에게 약정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C가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수하고 그 대출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해당 부동산을 신탁한 행위는 기존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키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 E에 대한 신탁계약 취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이는 신탁된 부동산이 피고 C의 기존 재산이 아니라 신탁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취득된 것이며, 신탁재산 중 잔존가치는 여전히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책임재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는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로 인해 채무자의 총재산이 감소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사해행위 판단의 예외 및 기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채무자가 제3자로부터 자금을 빌려 부동산을 매수하고 해당 부동산을 차용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거나, 부동산 매매대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와 같이 새로운 자금의 유입과 동시에 담보가 설정되는 경우에는 기존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감소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해행위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다237186 판결 등).
3. '일련의 행위'로서의 판단: 부동산 매수 행위와 담보 제공 행위가 단기간 내에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분리하여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일련의 행위 전후를 통하여 기존 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증감이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2. 10. 11. 자 2010마2066 결정, 대법원 2016. 9. 23. 선고 2015다223480 판결 등).
4. 채무자의 무자력 판단: 채무자의 무자력 여부는 사해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채무자의 소극재산(부채)이 적극재산(자산)보다 많아져야 사해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다69026 판결 등).
5.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제208조 제3항 (자백간주 판결)​: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했더라도 구체적인 반박 없이 형식적인 내용만 제출하고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변론하지 않는 경우,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여 판결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C에 대한 판결이 이에 해당합니다.

참고 사항

1. 채무자가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수하고 그 대출에 대한 담보로 해당 부동산을 신탁하는 경우, 이는 기존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킨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사해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는 부동산 매수 행위와 담보 제공 행위가 동시에 또는 단기간 내에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인지 전체적으로 살펴야 하며,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실질적인 감소가 있었는지가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3. 담보신탁의 경우 신탁된 부동산의 잔존가치에 대한 신탁자의 반환채권은 여전히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 책임재산이 되므로, 이를 통해 강제집행이 가능하여 사해행위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4. 채무자가 스스로의 자력으로 소유하던 재산이 아닌, 신탁 계약을 통해 융통한 자금으로 새로 취득한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기존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