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들이 세무조사 중인 회사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국세청 압류 가능성을 매수인에게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은 매도인 측이 중개인을 통해 압류 가능성을 알렸고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을 먼저 제안하는 등 편취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피고인 A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H는 2019년 7월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아 약 100억 원의 국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이에 A는 회사 유일의 재산인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하고 2020년 3월 공인중개사 B에게 매도를 의뢰했습니다. B는 이러한 사정을 고지하지 않은 채 매물을 내놓았고, 2020년 5월 29일 A는 직원 K을 통해 피해자 J에게 해당 부동산을 5억 7,60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5,8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후 2020년 6월 16일 세무조사가 재개되면서 국세청 담당자는 부동산 매도 중단을 요청했고, A는 세무사로부터 압류 가능성을 듣게 되자 2020년 6월 22일 B에게 '국세청 압류가 빨리 들어올 것 같으니 잔금을 앞당기거나, 잔금이 늦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B는 매수인 측 중개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가압류가 들어올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소유권이전등기를 빨리했으면 한다. 잔금은 좀 늦게 주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만이라도 먼저 빨리했으면 한다'고 전달했고, 피해자는 2020년 6월 26일 잔금 5억 1,8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잔금 지급 전까지 비정기 세무조사 및 거액 국세 징수 예정 사실, 국세청 압류 예상 사실을 매수인에게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이 세무조사 중이라는 사실과 국세청의 거액 압류 가능성을 매수인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인들은 각 무죄.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가 있었거나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A이 중개인에게 세무조사 상황과 압류 가능성을 알렸고, 피고인 B가 매수인 측 중개인에게 '가압류가 크게 들어올 수 있으니 소유권 이전등기를 먼저 하자'고 고지한 점, 심지어 잔금 지급 전 소유권 이전등기 비용까지 대신 내주겠다고 제안한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기망행위나 편취 고의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범죄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도15767 판결 등 참조). 본 판결은 피고인들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가 적용되었는데,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편취의 고의', '재산상 이득'이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고지의무 위반', 즉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와 그에 따른 편취의 고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세무조사 상황과 압류 가능성을 중개인을 통해 전달하려 노력했고, 비록 '국세청 압류' 대신 '가압류'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실제 보전압류와 유사한 성격이며,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치도록 적극적으로 제안한 점 등을 들어 기망행위 및 편취 고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또한, 매매계약 당시 세무조사가 중단된 상태였고 세무조사 자체만으로 매매계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당시 세무조사 진행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곧 매도인의 고지의무를 위반한 중요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거래 시 매도인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세무조사 및 예상되는 압류 가능성이라는 중요한 정보가 중개인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국세청 압류'가 '가압류'로 표현되었으나, 법원은 이것만으로 기망행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매도인 측은 잠재적 위험에 대해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고지하려 노력해야 하며, 매수인 측 또한 중개인의 설명 외에 직접 매도인에게 주요 사안에 대해 문의하고 등기부등본 확인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압류나 가압류 등 소유권 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잔금 지급 및 등기 이전 전에 다시 한번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매도인이 소유권 이전등기를 먼저 제안하거나 관련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편취 고의가 없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