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 중 간호조무사를 통한 처방전 발행 및 허위 진료기록 작성 의사 면허정지 사건

의사 원고는 자신이 운영하는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부재중 간호조무사에게 환자 처방전을 발행하게 하고 실제 진찰하지 않은 진찰료 등을 진료기록부에 거짓으로 기재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장관은 원고에게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10일 처분을 내렸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거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청주에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 피고: 보건복지부장관 (의료인 면허 및 의료기관 관리 감독 책임)

분쟁 상황

원고는 의사로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운영했습니다. 2013년 2월 14일부터 2월 21일까지 원고가 병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간호조무사에게 환자들에 대한 원외처방전을 발행하도록 했고, 이후에는 자신이 직접 진찰하지 않은 내용(진찰료, 정신요법료 등)을 진료기록부에 거짓으로 기재하여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러한 행위가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2017년 1월 10일 원고에게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10일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2018년 1월 26일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의사가 부재 중에 간호조무사에게 처방전을 발행하게 하고 실제 진찰하지 않은 내용을 진료기록부에 거짓으로 기재한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
2. 위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10일 처분이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을 벗어나거나 남용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 (특히, 이중처벌 문제 및 경미한 위반 내용, 사회봉사활동 등을 참작해야 하는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보건복지부장관)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10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과거 관련 형사사건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확정된 점과 스스로 위반 사실을 인정한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 등을 근거로 처분 사유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의료인의 높은 준법의식과 의료행위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허용 및 허위 진료기록 작성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고 국민의 불신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엄정하게 규제할 공익상 필요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피고가 형사사건 판결을 감안하여 최대한 감경하여 처분했으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의료기관에 대한 과징금 부과 처분은 의료기관 자체에 대한 것이고 이 사건 처분은 의사 개인에 대한 것이므로 이중처벌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법 제22조 제3항 (진료기록부 등 작성 및 보존 의무): 의료인은 진료기록부 등을 사실에 맞게 작성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실제 진찰하지 않은 진찰료 등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여 이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2. 의료법 제27조 제1항 (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 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원고가 부재중에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처방전을 발행하게 한 행위는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것'에 해당하여 이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3.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3호 및 제5호 (의료인의 자격정지 처분): 의료인이 의료법 제22조 제3항(진료기록부 거짓 작성)이나 제27조 제1항(무면허 의료행위 지시)을 위반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1년의 범위에서 면허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원고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4.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제4조 (처분 기준): 구체적인 위반 행위에 대한 자격정지 기간 등 행정처분의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칙에 따르면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처분 기준의 1/3 범위 내에서 감경될 수 있으며,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규정에 따라 원고의 형사판결을 고려하여 최대한 감경하여 처분했습니다.
5. 의료법 제64조 제1항 및 제67조 (의료기관의 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 의료기관이 법을 위반한 경우 시정명령, 업무정지 등을 명할 수 있으며, 업무정지에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이미 이 조항들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이는 의료기관에 대한 처분으로 의료인 개인에 대한 처분과는 그 대상이 다릅니다.
6. 형사판결의 증거력: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행정재판에서 강력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재판에서 이와 다른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7. 사실확인서의 증거가치: 행정 조사를 받는 당사자가 스스로 위반 사실을 인정한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다면, 강압에 의한 작성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증거가치는 높게 인정됩니다.
8.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행정청의 제재적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남용되었는지 여부는 위반행위의 내용, 처분의 공익 목적,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합니다. 부령 형식의 처분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 지침일 뿐 대외적으로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은 없지만, 기준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지 않고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을 함부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은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1. 의료인의 직접 진찰 의무: 의사는 환자를 직접 진찰한 후에만 처방전을 교부할 수 있습니다.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 등이 의사를 대신하여 처방전을 발행하는 행위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2. 진료기록부의 정확성: 진료기록부는 실제 이루어진 진료 내용을 사실대로 기재해야 합니다. 실제 실시하지 않은 진찰이나 치료를 기록하고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는 것은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 및 요양급여 부당 청구에 해당하며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형사판결의 영향: 의료법 위반 등으로 이미 형사처벌(선고유예 포함)을 받은 경우, 그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는 행정처분 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로 작용합니다.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해당 사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사실확인서의 중요성: 행정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위반 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면, 이 또한 강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신중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5. 이중처벌 여부 판단: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지나 과징금 부과 처분과 의료인 개인에 대한 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그 대상과 목적이 다르므로, 별도로 부과되더라도 일반적으로 이중처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6. 재량권 행사의 범위: 보건복지부장관과 같은 행정청의 처분은 관련 규정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하지만, 위반행위의 내용, 공익 목적, 개인의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률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재량권을 일탈했다고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의료행위의 공공성을 감안할 때 그 규제는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