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에 대한 토지 소유자들의 다툼 사건

이 사건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토지 중 일부가 1982년부터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으로 결정되어 있었으나 장기간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20년 7월 1일 이전에 지정된 도시계획시설의 효력이 상실되는 이른바 '일몰제'가 다가오자, 서울시는 해당 토지를 포함한 일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재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고시했습니다. 이에 토지 소유자들은 서울시의 이러한 결정이 자신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기준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재량권 일탈 및 남용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심법원은 소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서울시의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서울시의 결정이 폭넓은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으며 공원녹지법령 및 관련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고등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서울 종로구 D 토지의 소유자로, 서울시의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결정 취소를 구함.
• 피고 (서울특별시장): 해당 토지 일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하고 고시한 행정청.

분쟁 상황

문제의 토지는 1982년 4월 28일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으로 결정 고시된 후 30년 이상 장기 미집행 상태로 남아있었습니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00년 7월 1일 이전에 고시된 도시계획시설은 20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그 효력이 상실되는 '도시계획시설결정 일몰제' 규정이 시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도시공원 결정은 2020년 7월 1일 효력을 상실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효력 상실 직전인 2020년 6월 29일, 해당 토지를 포함한 일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을 다시 고시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토지 소유자들이 개발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에, 소유자들이 자신들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침해당했다며 서울시의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서울시가 장기 미집행된 도시계획시설(공원)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재지정하면서,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권 침해라는 사익과 자연환경 보호 및 도시민 휴식 공간 제공이라는 공익 사이의 이익형량을 적법하고 정당하게 수행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도시자연공원구역의 지정 기준(공원녹지법 시행령 및 관련 지침)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수립할 때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이 사건 편입토지가 이미 1982년부터 도시계획시설(공원)로 결정되어 있었고, 인접한 임야가 국토환경성평가 등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해당 토지가 자연 보전 가치가 있는 임야에 인접하여 '완충지역'으로서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일몰제'가 적용되더라도 이미 토지 소유자들이 과거부터 매수청구권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던 점을 들어, 이번 공원구역 지정이 원고들의 사익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서울시의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이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공원) 부지에 대해 '일몰제'가 적용되더라도, 해당 토지가 자연 보전 가치가 있거나 주변 환경 보호를 위한 완충지역으로서 필요한 경우, 행정청이 이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재지정하는 재량적 판단은 폭넓게 존중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권 침해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관련 법령의 목적과 구체적인 현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되면 행정청의 결정은 정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토지 소유자들은 다시 고등법원에서 이 사건을 심리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도시계획시설결정 일몰제 (구 도시계획법 제41조 제1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8조)​: 이 법리는 2000년 7월 1일 이전에 고시된 도시계획시설 중 20년 이내에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 20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그 결정의 효력이 상실된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장기간 개발이 제한되어 재산권 침해를 겪는 토지 소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이 사건 토지의 공원 결정도 이 일몰제의 적용을 받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2. 매수청구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1항,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9조)​: 도시·군관리계획시설 결정 고시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지목이 대(垈)인 토지 소유자는 특별시장, 광역시장 등에게 해당 토지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으로 인해 토지 사용·수익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소유자도 특정 요건을 갖추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재산권 제한에 대한 보상적 성격을 가집니다.
3.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8조의2,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 및 동 시행령 제25조, 도시자연공원구역의 지정·변경 등에 관한 지침)​: 국토계획법과 공원녹지법은 시·도지사가 도시의 자연환경 및 경관을 보호하고 도시민에게 건전한 여가·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식생이 양호한 산지 등 특정 지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지정 기준으로는 동식물 서식처로서의 생태적 보전 가치, 자연의 보호 상태, 주변 양호한 생태계 보호를 위한 완충지역의 필요성 등이 고려됩니다. 이 사건에서 서울시가 기존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을 앞두고 해당 토지를 이 구역으로 재지정한 법적 근거가 됩니다.
4. 행정계획 재량권 및 이익형량 법리 (대법원 판례)​: 행정계획은 전문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장래의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 기준으로, 행정주체에게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부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재량권은 무제한적이지 않으며, 관련 당사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 그리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고려해야 할 사항을 누락하거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이익형량을 했다면 해당 행정계획은 위법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연환경 보호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계획결정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했거나 비례·형평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지 않는 한 폭넓게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 법리는 서울시의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결정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부지의 소유자는 '일몰제'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국토계획법 및 공원녹지법에 따른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토지 매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재산권 제한에 대한 보상 수단이므로 적극적으로 활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2.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은 행정청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지만, 이는 공원녹지법령 및 관련 지침(식생의 양호성, 보전 가치, 완충지역 필요성 등)에 명시된 지정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만약 지정 기준에 명백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지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3. 토지 소유자가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의 위법성을 다투려면, 해당 토지의 자연환경적 가치가 낮다거나 주변 지역과의 연관성이 적다는 점, 그리고 지정으로 인한 사익 침해의 정도가 공익보다 현저히 크다는 점 등을 구체적인 자료와 논리로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개인적인 불편함보다는 객관적인 기준에 기반한 주장이 중요합니다.
4. 특히 과거부터 '공원' 등 자연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어 있던 토지는, 자연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다시 유사한 규제 구역(예: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토지는 일반적인 개발 제한 구역보다 자연보전의 공익적 가치가 더 크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