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법인 사용료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사건

삼성전자가 아일랜드 법인에 지급한 사용료 소득의 실질 귀속자가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미국 법인이라고 판단되어 법인세가 부과되자, 삼성전자와 세무서 모두 상고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아일랜드 법인을 형식상 당사자로 보고 미국 법인을 실질 귀속자로 보아 이 사건 사용료 소득에 대한 조세협약 적용을 배제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 사용료는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 역시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삼성전자 주식회사 (아일랜드 법인에 사용료를 지급하고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를 구하는 회사)
•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동수원세무서장 (삼성전자에 법인세를 부과한 세무 당국)

분쟁 상황

삼성전자는 2010년 아일랜드 법인인 Intellectual Ventures International Licensing(IV IL)에 특허 사용료를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동수원세무서장은 IV IL이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설립된 형식상의 회사에 불과하며, 실제 사용료 소득의 귀속자는 IV IL의 지배회사인 미국 법인 Intellectual Ventures Global Licensing, L.L.C(IV US)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세무서는 대한민국과 아일랜드 간의 조세협약을 적용하지 않고, 실질 귀속자인 미국 법인에 적용되는 법률에 따라 삼성전자에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부과처분이 부당하다고 보아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를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첫째, 아일랜드 법인 Intellectual Ventures International Licensing(IV IL)에 지급된 사용료 소득의 실질 귀속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조세회피 목적의 설립 여부를 판단하여 관련 조세조약의 적용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국외에만 등록되고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의 사용료가 구 법인세법 및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삼성전자)와 피고(동수원세무서장)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즉, 아일랜드 법인(IV IL)이 형식상 거래 당사자일 뿐이며 미국 법인(IV US)이 사용료 소득의 실질 귀속자이므로 조세협약을 적용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고,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의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도 유지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조세회피 목적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국제거래에 대해 실질과세의 원칙을 강력히 적용하며,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 여부를 판단할 때 국내 법령과 조세조약의 관계를 명확히 제시한 사례입니다. 결국, 삼성전자가 아일랜드 법인에 지급한 사용료 중 국내 등록 특허권 사용료에 해당하는 부분만 국내원천소득으로 인정되어 법인세가 부과되었고, 나머지 사용료에 대한 부과처분은 위법하다는 원심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국제 조세 및 법인세 부과와 관련하여 여러 법령과 법리가 복합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1.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실질과세의 원칙)​: 이 조항은 과세 대상의 귀속 명의와 실제 귀속되는 자가 다를 경우 실질적인 귀속자를 납세의무자로 본다는 원칙을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아일랜드 법인(IV IL)이 형식상의 당사자일 뿐이고, 미국 법인(IV US)이 사용료 소득의 실질 귀속자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조세회피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 이 원칙이 적용되어, 조세조약 해석 및 적용에서도 배제되지 않습니다.
2.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9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을 구분하는 조항으로, 특허권 등의 국내 사용 또는 그 대가 지급 시 발생하는 소득을 국내원천소득으로 봅니다. 단서 후문에서는 특허권 등이 국외에 등록되었더라도 국내에서 사용된 경우 국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원천소득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조세조약이 우선 적용되었습니다.
3.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8조: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 구분에 관하여 국내 법인세법 규정(소득세법 제119조 및 법인세법 제93조)에도 불구하고 조세조약이 우선하여 적용됨을 규정합니다. 이는 국내 법과 조세조약 간에 충돌이 발생할 경우 조세조약이 더 상위 규범으로 작용함을 의미합니다.
4. 한미조세협약 제6조 제3항, 제14조 제4항: 이 협약은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을 반영하여,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 내에서 그 특허권 사용에 대한 대가만 해당 국가의 원천 소득으로 취급합니다. 따라서 미국 법인이 특허권을 국외에서 등록하고 국내에는 등록하지 않은 경우, 그 특허권 사용 대가는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특허권이 국내에 등록되어 국내에서 특허실시권을 행사할 때만 그 사용 대가가 국내원천소득이 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실질과세 원칙의 이해: 법률 관계에서 형식적인 명의나 외관보다는 실제 소득이나 재산의 귀속 주체, 즉 누가 실질적으로 이를 지배하고 관리하는지에 따라 과세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특히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더욱 강력하게 적용됩니다.
2. 해외 법인과의 거래 시 유의: 해외 법인과의 거래, 특히 지적재산권 사용료 지급 등에서는 해당 해외 법인의 설립 목적, 운영 현황, 인적·물적 설비, 의사결정 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실질적인 사업 활동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식상의 법인이라도 조세회피 목적이 강하다고 판단될 경우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될 위험이 있습니다.
3. 조세조약의 적용과 한계: 조세조약은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한 거래에는 적용이 배제될 수 있습니다. 조세조약의 문언적 해석뿐만 아니라 조약이 의도하는 목적과 취지를 고려한 실질적인 판단이 이루어집니다.
4. 특허권 등록과 국내원천소득 판단: 특허권의 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특허권이 국내에 등록되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한미조세협약과 같이 특허권의 속지주의를 강조하는 조약이 있는 경우, 국외에만 등록된 특허권의 국내 사용에 대한 대가는 국내원천소득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