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택시 회사에 근무하거나 퇴사한 운전근로자들이 회사가 최저임금 미달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합의를 했다며 미지급된 최저임금, 연차수당, 퇴직금 등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며, 최저임금법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 회사들은 총 운송수입금 중 운송수입금 기준액(사납금)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를 운전근로자가 보유하며 고정급을 받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했습니다. 2009년 7월 1일부터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는 특례조항이 시행되자, 피고 회사들은 노사 협의를 통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여러 차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1일 소정근로시간을 순차적으로 단축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없이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므로 무효이며, 이에 따라 미달한 임금과 연차수당,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택시 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피하려는 탈법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그리고 일부 원고들이 도급제 근로자로 근무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원고들이 피고 회사들에 대해 제기한 모든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택시 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형식에 불과하거나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려는 탈법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시간당 임금이 각 연도의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았고, 택시 요금 인상 및 호출 서비스 보편화 등의 운수업 환경 변화도 고려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원고들이 도급제 근로자로 근무했다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모든 청구가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근로기준법 제50조(근로시간) 및 제2조 제1항 제8호(소정근로시간의 정의),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택시운전근로자 최저임금 산정 특례) 및 관련 대법원 판례들이 중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기준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노사가 자유롭게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인 경우에는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했는지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또한, 2018년 12월 31일 이전 기간에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할 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을 제외해야 한다는 원칙도 적용되었습니다.
노사 간 합의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상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다만, 최저임금법 등 강행법규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탈법 행위 여부는 해당 합의 전후의 임금 수준,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여부, 해당 업종의 특성 변화(예: 택시 요금 인상, 호출 서비스 도입 등)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시간당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았고, 운수업 환경 변화로 인해 근로자들이 이전과 동일한 시간을 근무하지 않고도 더 많은 운임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근무 형태 선택권이 제공된 점 등이 중요하게 고려되었습니다. 만약 본인이 도급제 근로자임을 주장한다면, 개별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임금 지급 방식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이를 명확히 입증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