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원 교습비 조정명령의 위법성 인정 사건

대구광역시 동부교육지원청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원 교습비 조정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초과하여 교습비를 등록한 학원에 대해 교습비 조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 학원 운영 회사인 주식회사 A는 교육청의 조정명령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교육청이 설정한 조정기준과 개별조정기준이 교습비의 '과다'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객관성, 적정성, 합리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아 교육청의 조정명령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하며, 해당 명령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대구 지역에서 수학, 과학 등을 가르치는 여러 학원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피고가 내린 교습비 조정명령에 대해 법원에 취소를 구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대구광역시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대구광역시 내 학원들의 교습비 관리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원고 학원의 교습비가 과다하다고 판단하여 조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분쟁 상황

대구광역시 동부교육지원청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관내 학원들의 교습비 조정기준을 확정하고, 학원들에게 이 기준에 맞춰 교습비 변경 등록을 요청했습니다. 원고인 주식회사 A는 교육청의 조정기준을 초과하는 교습비를 등록했고, 이에 교육청은 원고 학원의 교습비가 과다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로부터 증빙서류를 제출받아 개별조정기준을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교육청은 원고 학원의 교습비 단가를 조정하는 명령을 통지했습니다. 원고는 이 교습비 조정명령이 객관적이지 않고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절차상 하자도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본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상 '교습비등이 과다한 경우'의 정확한 의미와 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입니다. 둘째, 피고 교육청이 교습비 조정명령을 내리면서 적용한 '조정기준'과 '개별조정기준'이 과다성 판단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으로서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 교육청의 교습비 조정명령이 행정청의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2012년 7월 13일 원고에 대하여 한 교습비등 조정명령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대구광역시 동부교육지원청이 학원 교습비의 '과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마련한 '조정기준'과 '개별조정기준'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객관적, 적정성, 합리성이 현저히 부족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정기준의 문제점:

• 전체 학원 교습비 전수조사 결과에서 상·하위 10%를 제외한 나머지 80%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이는 단순히 '평균 교습비'일 뿐이어서 이를 초과한다고 과다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 통계학적 근거 없이 조사응답의 정확성에 대한 신뢰도 91.3%를 평균액에 곱하여 단가를 산정했는데, 이는 결과값을 낮추는 역할만 하며 통계작성 과정의 객관성을 훼손하는 요소로 지적되었습니다.
• 학원의 시설 수준, 교습 내용 및 수준 등 개별적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교습과정 및 과목만으로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 하한액 산정의 기초가 된 '타 광역시 기존 수강료 평균액'은 기준 시점이 서울 강남 2007년, 부산 2008년, 대전 2008년, 인천 2006년, 광주 2009년, 울산 2004년 등으로 시기 차이가 커서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 상한액 설정 기준이 학부모 설문조사 평균액이거나 2007년 기존 대구 조정 수강료에 대구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금액의 100% 증가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정해지는 등 자의적인 산정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개별조정기준의 문제점:

• 학원법 시행령 제17조의2 제2항에서 규정한 물가인상률, 지역 특수성, 학원의 종류·규모·시설 수준 등 다양한 고려사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6가지 항목(건물면적, 임대료, 강사 평균인건비, 유보율, 순이익률 등)에만 한정하여 교습비를 조정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 각 항목의 단계 구분, 가중치 부여, 합산 점수에 따른 수강료 인상률 등을 정함에 있어 아무런 통계학·회계학상 근거가 없었습니다.
• 건물면적과 임대료 항목은 중복되는 측면이 있고, 연간 강사 평균인건비 산정 방식은 풀타임/파트타임 강사를 구분하지 않아 불합리했습니다.
• 유보율과 순이익률 항목은 학원의 재정 건전성이나 운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일 뿐 교습비의 '과다'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부족하며, 재정 상황이 어려운 학원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취지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되었습니다.
• 피고 교육청은 원고 학원으로부터 개별조정을 위한 증빙서류를 제출받았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미리 정해둔 기준에 수치만 대입하여 교습비 인상률을 산출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기준들에 근거하여 원고의 교습비가 과다하다고 판단한 피고의 조정명령은 교육 당국의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제15조 제1항, 제2항 및 제6항: 이 법은 학원 설립·운영자가 교습내용과 교습시간 등을 고려하여 교습비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헌법상 직업수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취지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6항은 교육감이 교습비가 '과다'하다고 인정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여, 과도한 사교육비로 인한 학부모 부담을 덜고 사교육 과열경쟁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2. 학원법 시행령 제17조의2 제1항, 제2항: 교육감은 학원 운영자 등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제출받고 교습비등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습비 조정을 명할 수 있으며, 이때 조정기준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조정기준 설정 시에는 물가인상률, 전년도 대비 교습비 상승률, 교습시간, 지역의 특수성, 학원의 종류·규모·시설 수준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3. '교습비 과다'의 의미와 판단 기준 (대법원 판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교습비의 '과다' 여부는 단순히 높은 수준을 넘어 사회통념상 현저히 초과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상황, 국민소득 수준, 물가 수준(소비자물가, 생활물가, 교육물가 등), 전체 사교육 현황 및 해당 교육지원청 관내의 사교육 현황 등 일반적인 요소와 함께 학원의 종류·규모·시설 수준, 교습내용과 수준, 교습시간, 학습자 정원, 강사료·임대료 등 운영비용, 해당 교육지원청 관내의 학원 현황 및 교습비 징수실태 등 각 학원의 개별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조사·검토하여 산출되는 '적정 교습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4. 교습비 '과다'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 법원은 교습비가 '과다'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조정명령을 내린 교육감 또는 그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교육장이 부담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교육청이 교습비 조정명령을 정당화하려면, 그 기준이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출되었고, 해당 학원의 교습비가 그 기준을 현저히 초과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서 교습비 조정명령의 적법성을 다툴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기준의 객관성 및 합리성 검토: 행정기관이 제시한 교습비 조정기준이나 개별조정기준이 특정 지역의 특수성, 학원의 종류, 규모, 시설 수준, 교습 내용 등을 충분히 반영했는지, 그리고 통계학적, 회계학적으로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산정되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평균값에 근거하거나 자의적인 가중치를 부여한 기준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개별 학원의 특수성 주장: 학원의 강사 역량, 지명도, 시설 투자, 교습 방식 등 개별 학원만이 가지는 특수성과 그에 따른 운영 비용 증가 요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획일적인 기준 적용의 부당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운영 비용 증빙 자료 확보: 강사료, 임대료, 교재 개발비 등 학원 운영에 필요한 비용 증가 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 교육원가계산서, 회계 자료, 매출액 및 영업이익 현황 등의 구체적인 증빙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 절차적 하자 여부 확인: 교습비 조정위원회의 구성이 공정했는지, 심의 과정에서 학원 운영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회의 자료가 적시에 배포되었는지 등 조정명령 절차상의 하자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 타 지역 비교 분석: 다른 지역 교육청의 교습비 조정기준이나 학원비 산출 연구 자료 등을 참고하여, 해당 지역의 조정기준이 주변 지역에 비해 불합리하게 낮게 책정된 것은 아닌지 비교 분석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