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외 폐기물 수집 운반으로 인한 영업정지 사건

대구광역시 남구에서 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은 주식회사 A가 허가받은 '생활폐기물'이 아닌 '사업장폐기물'을 수집·운반했다는 이유로 1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주식회사 A는 고의성이 없었고, 해당 행위가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폐기물 수집·운반업체가 허가받은 폐기물 종류 외의 폐기물을 취급한 것은 허가조건 및 허가사항 변경 위반에 해당하며,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인정되기 어렵고 영업정지 처분도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주식회사 A의 영업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대표이사 B): 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아 영업하던 회사로, 생활폐기물만 수집·운반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습니다.
• 피고 대구광역시 남구청장: 원고 주식회사 A에게 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를 내주고, 위반사항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04년부터 대구광역시 남구청으로부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아 대구 남구, 수성구 지역에서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8월, 이 회사는 대구 북구의 한 상가 내부 수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받아 총 5.52톤의 폐기물을 두 차례에 걸쳐 수집·운반했습니다. 이 폐기물은 5톤 이상의 건설공사 현장 폐기물이므로 법적으로는 '사업장폐기물'에 해당합니다. 대구광역시 환경자원사업소의 통보를 받은 남구청은 주식회사 A가 허가받은 '생활폐기물' 외의 '사업장폐기물'을 취급하여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1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자신이 수집한 폐기물이 생활폐기물인 줄 알았고, 석고보드가 빗물을 흡수해 무게가 늘어나 5톤을 초과하게 된 것이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가 허가받은 폐기물 외의 사업장폐기물을 수집·운반한 행위에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2. 원고의 폐기물 수집·운반 행위가 폐기물관리법상 '업종 구분과 영업 내용 위반', '허가 조건 위반', 또는 '허가사항 변경 위반' 중 어떤 규정에 해당하는지.
3. 피고가 당초 처분 사유 외에 추가적인 처분 사유를 주장한 것이 적법한지.
4. 피고의 15일 영업정지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법원의 판단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영업정지처분 취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 주식회사 A의 영업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 조치는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인 위반 사실에 따라 부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폐기물 수집·운반 중 고의가 없었거나 직원의 부주의였다는 주장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2. 원고는 '생활폐기물'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았으나, 건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5톤 이상의 '사업장폐기물'을 수집·운반했습니다. 이는 허가 당시의 '영업대상 폐기물'을 '생활폐기물'로 한정한 허가조건을 위반한 것이며, 또한 폐기물 종류 변경은 '중요사항 변경'에 해당하므로 변경허가를 받지 않은 위반 행위에 해당합니다.
3. 피고가 당초 처분 사유 외에 다른 폐기물관리법 조항을 적용하여 처분 사유를 추가한 것은 동일한 사실관계(폐기물 수집·운반 행위)에 대해 적용 법령만 달리 주장하는 것이므로 적법하며,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4. 영업정지 15일 처분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기준인 '영업정지 1개월'에서 2분의 1 감경된 것으로서, 환경보전 및 국민생활 질 향상이라는 폐기물관리법의 목적을 고려할 때,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가 입는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 분류 (구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2호, 제3호, 구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2조)​:

   • 생활폐기물: 사업장폐기물 외의 폐기물입니다.
   • 사업장폐기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특히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공사나 일련의 공사·작업으로 폐기물을 5톤 이상 배출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5톤 이상의 폐기물은 '사업장폐기물'로 분류되었습니다.

2. 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 (구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3항, 제5항, 제7항, 제11항)​:

   • 폐기물 수집·운반업을 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 허가 시 '업종', '영업대상 폐기물', '처리 분야' 등이 정해집니다. 이 사건 원고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 시·도지사는 허가 시 '주민생활의 편익', '주변 환경보호', '폐기물처리업의 효율적 관리' 등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습니다. '영업대상 폐기물'이나 '영업구역' 제한도 이러한 조건에 해당합니다. 원고의 허가증에 '영업대상 폐기물: 생활폐기물'로 명시된 것은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7항에 따른 조건으로 해석됩니다.
   • 허가받은 중요사항(예: 수집·운반대상 폐기물의 변경, 영업구역의 변경 등)을 변경하려면 변경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원고가 생활폐기물 외 사업장폐기물을 취급한 것은 중요사항 변경에 해당하지만 변경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3.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구 폐기물관리법 제27조 제2항, 제60조, 구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83조 제1항 [별표 21])​:

   • 시·도지사는 폐기물처리업자가 '제25조 제7항에 따른 조건을 위반한 경우'(예: 허가받은 폐기물 외의 폐기물 취급) 또는 '제25조 제11항에 따른 변경허가를 받지 않고 허가사항을 변경한 경우'에 해당하면, 그 허가를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21]에는 구체적인 위반행위별 행정처분 기준이 명시되어 있으며, 허가조건 위반이나 변경허가 사항의 무허가 변경은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1개월'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2분의 1 감경되어 15일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4.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고의·과실 원칙: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는 일반적으로 행정목적 달성을 위해 객관적인 위반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원칙적으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되지 않습니다.

5. 처분 사유 추가 및 변경의 허용 범위: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 사유와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처분 사유를 법률상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으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할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1. 폐기물 수집·운반업체는 반드시 허가받은 '폐기물의 종류'와 '영업구역'을 철저히 확인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영업허가증에 명시된 모든 조건과 영업 범위는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2.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은 법적으로 엄격히 구분됩니다. 특히 '5톤 이상'의 건설공사나 작업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사업장폐기물'에 해당하므로, 폐기물 배출원과 양을 미리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폐기물 위탁 계약 시에는 폐기물의 종류와 양을 명확히 문서화하고, 계약 내용과 실제 수거 현장의 폐기물 종류 및 양이 일치하는지 항상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합니다.
4. 직원의 부주의로 인한 법규 위반 행위도 회사의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원 대상 교육을 강화하고, 폐기물 종류 및 중량 확인 절차 등 내부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5.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는 '객관적인 위반 사실'에 초점을 맞추므로, 고의성이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위반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면 처분을 피하기는 힘듭니다.
6. 행정기관이 처분 사유를 처음과 다르게 추가하거나 변경하더라도, 그 사유가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라면 적법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7. 영업정지 등 제재 처분의 취소를 구할 때는 단순히 불이익을 주장하는 것보다, 해당 처분이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부당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