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폐기물 처리업체의 영업정지 위반으로 인한 허가취소 처분 사건

원고 A는 폐기물중간재활용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입니다. 피고 고흥군수는 2022년 5월경 원고 A가 폐타이어 등 비영업대상 폐기물 약 2톤을 사업장 내에 보관하였다는 이유로 1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원고 A는 위 영업정지 기간 내에 영업행위를 계속하였고 이에 피고 고흥군수는 2024년 5월 23일 원고 A에게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취소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했습니다. 원고 A는 선행 영업정지 처분(2022년의 영업정지 처분)이 절차상 및 실체상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이 있어 무효이므로, 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이 사건 허가취소 처분 또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 고흥군수는 선행 영업정지 처분에 절차상 및 실체상 위법이 없었으며, 원고 A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분쟁 상황

폐기물중간재활용업 등을 운영하던 원고 A는 사업장에 비영업대상 폐기물을 보관했다는 이유로 고흥군수로부터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 A는 이 영업정지 기간 중에도 영업을 계속하였고, 이에 고흥군수는 원고 A에게 폐기물처리업 허가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 A는 최초의 영업정지 처분 자체가 절차적, 실체적 문제가 있어 무효이므로, 무효인 처분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허가취소 처분도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고흥군수가 원고 A에게 내린 선행 영업정지 처분(2022년)이 절차상 또는 실체상 하자로 인해 '당연무효'에 해당하는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만약 선행 영업정지 처분이 무효라면, 이를 위반했다는 사유로 내려진 이 사건 폐기물처리업 허가취소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 A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원고 A가 주장한 선행 영업정지 처분의 무효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는 법리를 따랐습니다. 원고 A는 선행 영업정지 처분에 대해 처분 집행 대비 기간 부족, 폐기물 처리 명령 누락, 구두 의견 미반영 등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러한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 A는 선행 영업정지 처분이 폐기물 보관 경위에 대한 사실오인과 재량권 일탈·남용, 그리고 감경 사유 미고려 등의 실체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실체상 하자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위법 여부가 밝혀질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외관상 명백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 A가 주장하는 선행 영업정지 처분의 절차상 및 실체상 위법 사유만으로는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선행 영업정지 처분은 무효가 아니므로, 이를 위반하여 내려진 폐기물처리업 허가취소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처분의 당연무효 법리: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합니다. '중대'는 법규 위반의 정도를, '명백'은 외형상 명백히 드러나는지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A가 주장한 절차상·실체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선행 영업정지 처분을 무효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두11851 판결, 2007. 3. 16. 선고 2006다83802 판결 등 참고)
폐기물관리법 제39조의3 (폐기물처리업자에 대한 조치): 행정청이 폐기물처리업자에게 영업정지 등을 명할 때, 기간을 정하여 보관하는 폐기물의 처리를 명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원고 A는 피고가 선행 영업정지 처분 시 폐기물처리명령을 누락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중대·명백한 절차상 하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제60조 (과태료 등) 및 구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83조 제2항 (행정처분 기준): 이 법령들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시 부과될 수 있는 행정처분의 종류와 기준, 그리고 감경 사유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원고 A는 피고가 선행 영업정지 처분 시 감경 사유를 고려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역시 당연무효를 인정할 만한 중대·명백한 하자로 보지 않았습니다.
입증책임: 행정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는 행정소송에서는 원고가 해당 행정처분이 무효인 사유를 주장하고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 사항을 참고해야 합니다.

행정처분 무효 주장의 어려움: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고, 동시에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단순한 절차적 오류나 사실관계 오인은 일반적으로 당연무효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대응의 중요성: 행정처분(예: 영업정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해당 처분 통지를 받은 직후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즉시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분에 불복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거나 처분을 위반하게 되면, 나중에 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기 어렵거나 더 큰 불이익(예: 허가취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처분 위반의 심각성: 설령 특정 행정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더라도, 해당 처분이 법원에서 '무효'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유효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분을 임의로 위반할 경우, 본 사안과 같이 영업허가 취소와 같은 더 가혹한 제재를 받을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폐기물 관리 준수: 폐기물 처리업을 운영하는 경우,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영업대상 외 폐기물 보관이나 처리 방식에 대한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고 따라야 불필요한 제재를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