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사장 해임 취소 사건

지방 공기업 사장이 시설 무상 사용 허용,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사유로 해임되자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절차상 하자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해임 사유 중 일부(지인 특혜)는 인정하지 않았고, 인정된 징계 사유(시설 무상 사용, 직장 내 괴롭힘, 장기 임대 규정 위반)의 경우에도 사장이 공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경영상 판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할 때, 해임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해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광주광역시 산하 지방공사의 사장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해임 처분을 받은 당사자
• 피고 (광주광역시장): 원고가 근무하던 지방공사의 임원에 대한 임면권자로, 원고에 대한 해임 처분을 내린 주체
• B 공사 (지방공사): 광주광역시가 설립한 지방공사로, 원고가 사장으로 재직했던 기관이며 원고의 해임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진행
• 광주광역시 감사위원회: 원고의 비위 행위를 조사하고 피고에게 문책을 요구한 기관

분쟁 상황

원고는 2021년 11월 1일 광주광역시 산하 B 공사의 사장으로 임용되어 근무했습니다. 2023년경 광주광역시 감사위원회는 원고의 임원복무규정 위반 행위들을 적발하여 피고(광주광역시장)에게 문책을 요구했습니다.

주요 징계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사회 승인 없이 특정 회사에 공사 스튜디오를 2개월간 무상으로 사용하게 허용했습니다.
2. 직원 H, J에게 과격하고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발언으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습니다.
3. 지인의 저서 구매를 제안하거나, 지인 운영 업체와의 용역 계약, 지인 추천 교육 프로그램 계약 등을 통해 지인에게 특혜를 제공했습니다.
4. 지방공기업법상 일반경쟁 원칙과 재산관리 규정을 위반하여 스튜디오 장기 임대 계약을 수의계약 형태로 체결했습니다.

이에 B 공사는 2023년 6월 22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결의했고, 피고는 2023년 6월 30일 이 결의를 근거로 원고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해임 처분에 대해 절차적 하자가 있고 징계 사유가 부존재하거나 징계 수위가 과도하여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해임 처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2. 해임 처분 사유(시설 무상 사용, 직장 내 괴롭힘, 지인 특혜, 재산관리 규정 위반)가 실체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
3.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해임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거나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광주광역시장이 원고(B 공사 사장)에 대해 2023년 6월 30일 내린 해임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 비용은 피고(광주광역시장)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해임 처분 절차에 일부 이사의 의견 진술 전 퇴장이 있었으나, 원고가 사전에 충분히 소명 기회를 가졌으므로 실질적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절차상 하자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스튜디오 무상 사용, 직장 내 괴롭힘, 스튜디오 장기 임대 시 재산관리 규정 위반은 인정했지만, 지인 특혜 부분은 증거 불충분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하여 법원은, 스튜디오 무상 사용 및 장기 임대 계약 추진이 B 공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고 수익을 개선하려는 원고의 경영상 판단이었고, 실제 공사의 이익에 부합했으며, 고의적으로 규정을 회피하려 했다기보다는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발언은 부적절하지만, 그 내용과 횟수에 비추어 즉시 해임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인정된 징계 사유의 비위 정도가 중대하거나 고의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해임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아 해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지방공기업법 제49조, 제58조 제2항, 제5항: 지방공기업의 설립 근거 및 임원에 대한 임면권자(지방자치단체의 장) 규정, 임기 중 해임 사유(관계 법령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반)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광주광역시장이 B 공사 임원의 임면권자로서 원고를 해임할 수 있었으나, 그 해임 사유가 법률에 명시된 중대하고 명백한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 지방공기업법 제64조의2 제3항: 공사의 계약은 원칙적으로 일반경쟁 방식으로 해야 하며, 예외적으로 참가자격을 제한하거나 지명 경쟁,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회의실 임대 및 용역 계약 체결 시 이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가 징계 사유로 다뤄졌습니다. 특히 스튜디오 무상 사용 및 장기 임대 시 재산관리 규정을 따르지 않고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한 것이 이 규정 위반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등을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직장 내 괴롭힘)를 해서는 안 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의 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어 징계 사유가 되었습니다.
4. 행정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법리: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위법하다는 법리입니다. 법원은 직무의 특성,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징계양정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하며,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비위 정도, 고의성 여부, 경영상 판단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해임 처분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5. 의견진술권 침해 법리: 행정처분 절차에서 관계인의 의견진술권이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되지 않는 한 절차 위반으로 처분이 위법해지지는 않는다는 법리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이사회 절차 중 일부 이사의 퇴장이 있었으나, 원고가 사전에 충분히 소명 기회를 가졌으므로 실질적인 방어권 침해는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임원 징계 시 절차 준수: 임원에 대한 징계 처분 시에는 의견 진술 기회 부여 등 관계 법령에 따른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비록 사소한 절차적 하자는 실질적 방어권 침해가 없으면 취소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절차의 정당성은 처분 효력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2. 경영 판단의 폭 인정: 공기업 임원으로서 당면한 재정적 어려움이나 사업 활성화를 위한 경영상 판단은 그 목적이 정당하고 공사의 이익에 부합하며 고의성이 낮다면 비록 일부 규정 위반이 있더라도 징계 양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3. 내부 규정 및 법령 준수: 재산 관리나 계약 체결 시에는 일반경쟁 원칙과 내부 규정(예: 재산가격평정조서 작성, 이사회 심의, 할인율 조정 등)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규정 위반 시 고의성이 없더라도 비위 사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부적절한 언행은 경미하더라도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임직원은 항상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지 않는 언행을 유지해야 합니다.
5. 징계 양정의 비례성: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그 비위의 정도, 고의성, 비위로 얻은 이익, 징계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통념상 현저히 부당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징계 수위가 결정되어야 합니다. 과도한 징계는 재량권 남용으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6. 지인 관련 업무 처리의 투명성: 지인과의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는 상황에서는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당한 이익 제공의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합니다. 내부 규정 및 행동 강령을 철저히 준수하여 불필요한 의혹을 차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