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채무 · 행정
신용보증기금(원고)이 채무자 B의 대출금 채무를 대위변제한 후 B와 피고 A 사이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채권자취소권에 따른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근저당권 설정 당시 원고의 구상금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채무자 B는 IBK 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신용보증을 받았습니다. 2022년 2월 8일, B는 자신의 소유 토지에 피고 A를 근저당권자로 하여 채권최고액 1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고 이후 2022년 10월 19일에는 채권최고액을 5억 2천만 원으로 증액 변경했습니다. B가 2023년 1월 31일 대출 원금 연체로 인해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하자 신용보증기금은 2023년 6월 15일 B를 대신하여 IBK 기업은행에 17,303,657원을 대위변제했습니다. 이에 신용보증기금은 B에 대한 구상금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B가 피고 A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을 해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와 등기 말소를 청구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이 채무자 B의 대출금을 대위변제하기 전, B가 제3자인 피고 A에게 설정해준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신용보증기금의 구상금 채권을 침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근저당권설정 당시 신용보증기금의 구상금 채권이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인 신용보증기금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이루어진 2022년 2월 8일 시점에, 원고의 신용보증사고 발생 및 구상금 채권 성립(2023년 1월 31일)까지 약 1년 이상의 시간적 간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근저당권 설정 당시 채무자 B가 이미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으므로, 원고의 구상금 채권이 가까운 장래에 성립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구상금 채권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에 대한 사해행위취소청구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채권자취소권(민법 제406조 제1항)의 행사가 가능한지에 대한 것입니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것을 알면서 자신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가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원칙은 채권자취소권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채권, 즉 피보전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존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해 있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따라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만 그 채권도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4다40955, 2011다76426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고도의 개연성'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기초적 법률관계의 내용, 채무자의 재산상태 및 그 변화 내용, 일반적으로 그와 같은 상태에서 채권이 발생하는 빈도와 이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정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이루어진 2022년 2월 8일 당시에는 원고의 구상금 채권이 성립하지 않았고, 채무자 B가 그 시점에 이미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구상금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사해행위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채권이 사해행위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존재하거나, 사해행위 당시에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채무자의 재산 상태 변화, 해당 상황에서 채권 발생의 빈도, 일반인의 인식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특히 보증기관의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금 채권과 같이 조건부 채권의 경우, 보증사고 발생 시점과 사해행위 시점 사이의 간극이 길다면, 사해행위 당시 채권의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받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객관적인 자료나 정황이 사해행위 당시 존재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므로, 이러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