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
이 사건은 원두커피 로스팅 업체를 운영하려던 임차인 A가 임대인 B로부터 상가를 임차하여 영업 준비를 마친 후, 외부 가스배관 공사비 문제로 도시가스 공급이 두 차례에 걸쳐 중단되자 임대인 B의 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임대차보증금 반환 및 인테리어 공사 비용 등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임대인이 상가에 가스 공급이 가능하도록 조치하여 임차인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임차인의 계약 해지는 적법하며 임대차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B로부터 상가를 임차하여 원두커피 로스팅 업체를 운영하기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도시가스를 연결했습니다. 그러나 상가 외부 가스배관 공사를 시공한 업체가 건물주에게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스공급업자에게 가스 공급 중단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2023년 1월 18일과 1월 31일 두 차례에 걸쳐 상가에 대한 가스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가스 공급 중단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진 원고는 피고에게 임대인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임대차보증금 반환 및 인테리어 비용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임대인이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를 임차인이 정상적으로 사용·수익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 임차인이 임대인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 적법한 해지에 따른 임대차보증금 반환 및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임차인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
법원은 피고(임대인)가 원고(임차인)로부터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상가)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 1,500만 원을 지급하고, 추가로 46,470,000원의 손해배상금(인테리어 공사대금 등)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이자는 2023년 3월 5일부터 2024년 1월 10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정신적 위자료 등)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1/1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차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임차인이 계약 목적에 따른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임대차보증금 반환 및 임대인의 채무 불이행으로 발생한 인테리어 비용 등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의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임대인이 임차 목적물을 사용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리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판례는 목적물에 파손이나 장해가 발생하여 임차인이 계약에 따라 정해진 목적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경우 임대인에게 수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제3자가 방해하는 상황에서도 임대인은 임대 목적물의 소유자로서 임차인을 위해 그 방해를 제거할 의무를 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도시가스 공급 중단은 임차인이 커피 로스팅 영업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중대한 문제였으므로, 임대인에게 이를 해결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 것은 채무 불이행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임차인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게 인정된 것입니다.
임차 목적물 계약 시 전기, 수도, 가스 등 기본적인 시설의 사용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임대차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차 중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임대인에게 알리고 해결을 요청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 내용증명 우편 등을 통해 해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고 임대인의 의무 이행을 최고(독촉)한 후 일정 기간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 해지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통보 내용과 시점이 추후 분쟁 해결의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신중하게 작성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채무 불이행으로 인해 지출된 인테리어 공사 비용이나 영업 준비 비용과 같은 재산적 손해는 배상받을 수 있으므로, 관련 증빙 자료(계약서, 영수증 등)를 철저히 보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차인이 아닌 제3자(예: 다른 공사업체)의 문제로 임대 목적물 사용에 방해가 발생하더라도 임대인은 소유자로서 임차인의 정상적인 사용을 위해 방해를 제거할 의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