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축산농가인 원고가 기존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처리방법을 정화 후 방류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완주군에 변경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완주군수는 환경오염 우려 등을 이유로 변경허가를 불허가했고,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고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쳐 다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원고의 항소가 기각되어 완주군수의 불허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원고는 약 9,893두의 가축을 사육하며 1일 약 15.86㎥의 가축분뇨를 배출하는 축산농가입니다. 원고는 가축분뇨 처리 방법을 공공처리시설 위탁이나 액비화 살포 방식 대신, 자체 정화시설을 설치하여 처리 후 방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식회사 X'라는 전문업체가 설계하고 시공하는 정화시설을 통해 법정 방류수 수질기준을 충족하는 방류수를 배출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완주군수는 원고의 신청에 대해 불허가 처분을 내렸는데, 이는 주로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첫째, 원고 축사가 금강수계 상류 지역에 위치하며, 정화시설 방류수가 저수지를 거쳐 하천으로 유입되어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둘째, 해당 수계 지역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질이 목표에 미달한 상태로, 정화시설 방류로 인해 평균 수질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셋째, 가축분뇨법의 입법 목적상 자원화 처리 방식을 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는 점 등이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불허가 처분이 사실오인에 기반한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축분뇨 배출시설의 처리방법 변경허가 신청에 대한 불허가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특히 환경오염 발생 우려를 이유로 한 불허가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사법기관이 어떻게 심사해야 하는지가 주요 쟁점입니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완주군수의 가축분뇨배출시설 변경허가 신청 불허가 처분이 적법하다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가축분뇨 처리방법 변경허가는 허가권자(완주군수)의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원고의 신청 시설이 법정 방류수 수질기준을 충족한다 하더라도, 허가권자는 자연과 주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사건 축사가 금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오염총량관리제도에서 목표 수질에 미달한 지역에 위치하고, 사육두수가 많아 환경오염 우려가 큰 점을 고려했습니다. 환경오염은 일단 발생하면 원상회복이 어렵고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환경법의 원칙에 따라, 완주군수의 불허가 처분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제시한 자체 정화처리 방식이 액비화 살포 방식보다 환경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이나 다른 지자체의 허가 사례도 해당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완주군수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 및 관련 시행령, 시행규칙의 적용을 받습니다.
가축분뇨법 제1조(목적)는 이 법이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거나 적정하게 처리하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환경과 조화되는 축산업의 발전 및 국민건강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자체가 가축분뇨 처리시설 허가 시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가축분뇨법 제11조 제1항 및 제2항은 배출시설의 설치 및 처리방법 변경 시 시장·군수·구청장(허가권자)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1항, 제2항은 허가 신청 시 가축분뇨 배출량 예측 내역서, 처리시설 설치 내역서 등을 첨부하고, 허가권자는 가축분뇨를 법 제13조에 따른 방류수 수질기준 이하로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가축분뇨법 제11조에서 배출시설 설치 및 변경허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점을 들어, 허가권자의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허가권자는 변경허가 신청 내용이 가축분뇨법에서 정한 처리시설 설치기준(제12조의2 제1항)과 정화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제13조)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허가해야 할 의무는 없으며, 자연과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법원이 허가권자의 재량권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허가권자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만을 판단해야 합니다. 환경오염 발생 우려와 같이 장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관한 허가권자의 재량적 판단은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잃거나 형평, 비례의 원칙에 뚜렷이 배치되지 않는 한 폭넓게 존중되어야 합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는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가축분뇨 처리시설 변경을 계획하는 경우, 단순히 법정 방류수 수질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해당 시설이 위치한 지역의 환경적 특성(예: 하천 상류, 오염총량관리 구역 등), 기존 수질 현황, 그리고 주변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합니다. 지자체는 환경오염 예방과 지속가능한 환경 관리를 위해 법적 기준 이상의 엄격한 판단을 할 수 있으며, 특히 환경오염 발생 우려와 같이 예측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재량권을 폭넓게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청인은 자체 정화시설이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해당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전문 환경영향평가 등)로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 정책이 가축분뇨의 '자원화'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단순히 '처리 후 방류' 방식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자원화 방안과의 조화 또는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지자체의 유사 사례가 있더라도 각 지역의 환경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환경오염은 한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사전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이는 허가권자의 재량권 행사에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