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와 재열은 완강한 양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사랑의 도피를 하여 혼인신고도 못한 채, 사실혼의 상태지만 한적한 바닷가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둘만의 인생을 살겠노라 다짐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잠시, 재열은 해수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던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한동안 깊은 슬픔에 잠겨있던 해수는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재열의 아이와 함께 씩씩하게 사는 것이 재열을 위한 것이라 여기며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데... 그런데, 갑자기 재열의 부모가 나타나 청천벽력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요?
- 주장 1
재열엄마 : 너희들은 정식으로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혼인신고도 안했으니, 너는 재열이 재산에는 한 푼도 손댈 수 없다. 상속은 법적으로 부부인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고!
- 주장 2
해수: 무슨 말씀이세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고 있는 마당에 상속재산에 대해서 아무 권리가 없다는 건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당히 제 몫을 받을 거라고요!
정답 및 해설
재열엄마 : 너희들은 정식으로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혼인신고도 안했으니, 너는 재열이 재산에는 한 푼도 손댈 수 없다. 상속은 법적으로 부부인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고!
사실혼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법률혼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실질적인 부부공동의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혼 상태의 부부는 부부간 동거의무, 부양의무, 일상가사대리권 같이 부부공동생활을 전제로 하는 권리와 의무는 인정되는 반면, 혼인신고를 통해 발생하는 부부간의 권리와 의무는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법률혼주의를 채택(민법 제812조 제1항 참조)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100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배우자의 상속에 관한 내용은 법률혼의 배우자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법률상 친족관계가 발생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에서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상속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속을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며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헌재 2014. 8. 28. 2013헌바119 참조). 따라서 해수는 재열과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재열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 참고로 부부재산을 청산하는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청구권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인정되는 것이므로 사실혼 관계에서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혼 관계의 생존 배우자에게 사망한 배우자의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점을 미루어 보면,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재산분할청구권은 인정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