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에 휘말리게 된 “쇼핑변”씨는 수임 변호사를 누구로 할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친구들인 “다수”와 “반대”로부터 승소를 위해서는 변호사들의 친분도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임 변호사를 물색하던 중에 법조인 사이의 “인맥지수”를 유료로 제공하는 아래와 같은 서비스 광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맥지수 서비스】 저희 회사는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이름, 출생지, 성별, 사법시험 합격연도, 사법연수원 기수, 출신학교, 법원·검찰 근무 경력 등)를 수집해서, 이를 이용하여 특정 법조인 2명 사이에 개인정보 및 경력이 일치하는 경우 일정 점수를 부여해서 합산하는 방법으로 “인맥지수”라는 것을 산출했습니다. “인맥지수”를 이용하여 “가까운 법조인 찾기”, “두 사람의 관계 보기”, “징검다리 인물 찾기” 등의 검색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합니다. 이를 본 정의로운 친구들은 “쇼핑변”씨의 소송은 뒤로 하고, “인맥지수 서비스”에 대해 왈가왈부합니다. 과연 우리 대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 주장 1
다수씨: 위 광고는 위법이야. 이미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고 있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산출된 “인맥지수”는 공적 업무와는 무관한, 사적이고 인격적인 정보인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다니 문제가 있어.
- 주장 2
반대씨: 아니야. 위의 개인신상정보는 이미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정보라서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 대한 것이 아니고, 우리같이 변호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직업적 정보잖아. 나아가 법률수요자의 알 권리의 보장 등의 공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도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해.
정답 및 해설
다수씨: 위 광고는 위법이야. 이미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고 있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산출된 “인맥지수”는 공적 업무와는 무관한, 사적이고 인격적인 정보인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다니 문제가 있어.
법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때가 되면 의뢰인은 어떤 기준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싶을까요. 단순히 가격으로만 비교하자니 결과가 걱정되고, 일을 열심히 해줄지 걱정스럽고, 게다가 소송이라도 하게 되면 재판부와 조금이라도 친한 사람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이용하여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인맥지수라는 것을 제공한 적이 있었습니다. 복잡다난한 법률문제를 인맥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보이지 않는 욕구를 사업화한 사이트 운영자의 감각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소비자에 대한 정보의 제공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도덕성을 바탕으로 고도의 전문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변호사 제도를 왜곡시키고 나아가 사법부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논쟁이 있었지만, 우리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운영자가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맥지수를 공개하는 표현행위에 의해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보호받을 수 있는 변호사들의 인격적 법익에 비해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결국 운영자의 인맥지수 서비스 제공행위는 변호사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1. 9. 2. 선고 2008다42430 전원합의체 판결). 1.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관련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침해되는 인격적 법익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표현행위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충돌하는 경우에는, 개인이 공적인 존재인지 여부, 개인정보의 공공성 및 공익성, 개인정보 수집의 목적·절차·이용형태의 상당성, 개인정보 이용의 필요성, 개인정보 이용으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의 성질 및 내용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의 보호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표현행위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구체적으로 비교형량 하여, 어느 쪽의 이익이 더욱 우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2.“인맥지수 서비스”에 대한 대법원의 다수의견 “인맥지수의 사적·인격적 성격, 창출과정에서 왜곡 가능성, 인맥지수 이용으로 인한 변호사들의 이익 침해와 공적 폐해의 우려, 그에 반하여 이용으로 달성할 공적인 가치의 보호 필요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운영자가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맥지수를 공개하는 표현행위에 의해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보호받을 수 있는 변호사들의 인격적 법익에 비해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결국 운영자의 인맥지수 서비스 제공행위는 변호사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