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보험금은 원래 누군가가 사망했을 때 지급되는 돈이었죠? 그런데 최근 금융당국과 5대 생명보험사가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새로운 제도를 들고 나왔어요. 바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입니다. 이름만 보면 어렵지만, 쉽게 말해 당신의 사망보험금을 살아서도 쓸 수 있게 해드릴게요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예요.
10월부터 한화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5개 대형 보험사가 이 제도를 첫 선보여요. 기존에는 사망했을 때만 받을 수 있던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으로 받거나 서비스형 상품으로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건데요. 다시 말하면, 노후에 소득이 줄었을 때 보험금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예요.
과거 가입한 종신보험에도 ‘유동화 특약’을 붙여주고, 이제 55세부터 신청이 가능해져서 국민연금 수급 때까지 생기는 노후 소득 공백을 꽤나 메워줄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원하는 연금 수령 방식과 기간, 비율을 직접 고를 수 있어 자유도가 상당히 높아요.
새로운 제도인 만큼 보험회사에서는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야 신청할 수 있고, 제도 안정화 이후에나 비대면 신청이 가능해진다는 점입니다. 또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상담을 통해 계약자가 잘 모르고 신청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하는데요, 제도 초기라 분명 시행착오도 예상됩니다.
더불어, ‘사망보험금’을 이제부터 ‘내 돈’으로 착각하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일도 경계해야 해요. 사망할 때 지급 받을 돈을 미리 당겨 쓰는 것이니만큼, 계획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제도는 생전에 보장받지 못했던 보험금을 활용하는 혁신적 방법이지만, 피할 수 없는 노인 빈곤 문제를 단숨에 해소하진 못할 겁니다. 그래도 청춘 때부터 무심히 낸 보험료가 미래에 ‘숨겨진 노후 통장’으로 변신하는 건, 적어도 ‘좀 더 내 거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겠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5대 보험사의 연금형 연지급형 서비스는 올해 10월부터 시작되고, 내년 초 월지급형도 도입 예정이라고 하니, 우리 모두 노후 보험금 숨쉬기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