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최근 고려아연과 협력해 테네시주 클락스빌 제련소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소식, 들어보셨나요?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지분 확보를 위한 워런트 투자 방식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쉽게 말해 “초기엔 싸게 끼워 넣어 주니, 나중에 가치가 오르면 돈을 주세요”라는 협상 전략입니다.
워런트란 주당 1센트라는 상징적인 가격에 미래에 일정 지분을 인수할 권리를 말합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리튬 아메리카스, 트릴로지 메탈스 등 핵심 광물 기업에 이 방식을 적용해 왔는데, 고려아연 역시 같은 방식이에요. 투자 리스크가 있지만 반환도 클 수 있는 구조죠.
미국 정부는 자금 대여, 저리 대출, 인허가 패스트트랙 지원 같은 각종 인센티브를 함께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사업 안정 단계에 들어갈 수 있고, 미국 정부는 워런트를 행사해 지분을 확보하여 큰 이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즉, 사업 성공을 미국 정부도 함께 "베팅" 한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주주 권리와 인허가 리스크 등 어려운 문제들을 공동으로 책임지고 해결해가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지분 최대 14.5%를 주당 1센트에 인수할 권리가 있는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20%까지 확보도 가능해요. 만약 기업가치가 23조 원을 넘으면, 그때 제대로 현금으로 지분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투자금만 11조 원 수준으로, 미국 정부가 두 배 이상의 가치 상승을 예상한다는 의미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투자가 팍스 실리카 계획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팍스 실리카란 미국, 한국, 일본, 호주, 영국 등 동맹국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 및 핵심 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국제 협력체입니다. 따라서 이번 투자는 단순 회사 투자를 넘어서, 국가 안보와 미래 산업에 관한 치열한 전략 놀이의 한 성격을 띱니다.
법적 분쟁들보다 훨씬 긴장감 넘치는 이런 전략적 투자 이야기, 주위에도 널리 알려야 할 것입니다. 초저가 지분 인수라는 뒤편에 숨겨진 미국 정부의 치열한 계산법, 이제 좀 이해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