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치권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한때 첨예하게 거리를 두던 보수 야당들이 '여권 인사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라는 커다란 정치적 쟁점 앞에서 다소 뭉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이번 주 통일교 관련 특별검사법(특검법)을 공동 발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의 연대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현재 두 당은 각자 법안 초안을 마련하고 이번 주 초에 만나 구체적인 내용을 조율할 계획입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역시 통일교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특검 추천 권한에서 국민의힘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 도입 자체를 시급하게 추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협력은 하되 깊은 연대에는 선을 긋는 태도입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관계는 매우 복잡합니다. 12·3 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양당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존재했으며 다양한 정치 이슈에서 상대방을 방어하거나 공격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왔습니다. 때문에 이번 통일교 특검법 공동 발의는 매우 이례적인 협력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당은 공식적으로 지방선거 연대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연대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준석 대표도 긍정적으로 화답하는 등 현실적인 입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특검법 협력이나 선거 연대가 오래 가려면 국민의힘이 과거의 문제적 이미지인 계엄 사태 등 중대 사건에 대해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변화를 이뤄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협력은 단발성 정치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상황은 평소 차갑게만 보였던 정치권 관계 역시 거대한 이슈 앞에서는 융통성 있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런 융통성이 깊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변화 의지와 행동에 달려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